예의 바른 비즈니스 영어 이메일 & 채팅 - 실수 없이 작성하고 원하는 반응을 끌어내는 비즈니스 글쓰기
Yoshitaka Matsuura 지음, 정은희 옮김 / 베이직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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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와 격식을 차려야 하는 상황이거나 윗사람에게 보내는 업무 이메일의 경우, 외국어 고수라도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어릴 때 서신이나 관혼상제에 따른 의례적 글쓰기에 대한 본보기 책을 펼친 적이 있었는데, 정중하고 격식을 차린 화법이 일상과는 좀 동떨어져 다소 위화감을 느꼈지만 어른스럽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비즈니스 영어 이메일과 채팅도 그런 본이 되는 틀이 있다면 적재적소에 활용하기 좋을 것이다. 툭하면 영어가 가장 구린 민족으로 일본인이 뽑히곤 하는데, 실용적인 영어 교재는 제법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앞서나가는 편이다. 

일본 출신의 베테랑 광고인이 쓴 비즈니스 영어책 《억대 연봉 글로벌 인재들의 예의 바른 비즈니스 영어》(베이직북스, 2023)는 외국계 회사에서 일해 해외 출장이 빈번하고 국제적인 품격을 갖춘 비즈니스 영어가 절실한 분이나, 늘상 영어 이메일에 머리를 쥐어짜내는 해외 영업 담당자분들에게 매우 요긴한 책이다. 실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80개의 메일 예문과 20개의 채팅·메신저 예문, 그리고 바꿔 쓸 수 있는 약 500개의 문장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문에 나온 예문과 표현 전체를 영문 템플릿으로 제공하고 있어 다운로드 후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했다. 

비즈니스 영어 이메일의 기본 원칙은 세 가지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긍정적인 어조로, 그리고 전문성이 드러나게. 그리고 이메일의 기본 스타일 세 가지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제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상대방이 알기 쉽게 쓴다, 메일의 처음과 마지막에 반드시 인사를 넣는다.

"비즈니스 메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메일을 쓰는 목적을 명확히 밝혀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그 목적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함일 수도 있고, 구매 의향을 고취하기 위함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관계 구축, 부하 직원의 동기 자극, 우수한 인재 관리를 위해 쓸 수도 있습니다."(22쪽)

비즈니스 메일을 보내야 하는 다양한 상황을 '사외, 약속, 세일즈, 감사·불만·사과, 사내, 채용·이직, 인사' 일곱 가지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가령 '사외'는 회사 외부로 보내는 메일로 견적 의뢰, 자료 요청, 우편물 수령 확인 요청, 부재 알림 메시지, 회의 이벤트 초대, 회의 내용 정리 등을 다루고, '사내'는 사내에서 업무 또는 인간관계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는 메일로, 송장 확인 요청, 소액 현금의 승인 요청, 전화·영상 회의 요청, 회의 일정 변경 등을 다룬다. '약속'은 출석 연락이나 약속 취소 등 상대방과 일정을 조율하거나 확인하기 위한 메일로, 취재 요청, 출석 연락, 약속 수용, 약속 취소 등을 다룬다. 한편, 비즈니스 영어 채팅의 경우는 크게 '사내'와 '사외'로 나누어 유용한 표현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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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있던 자리 - 중세 유럽의 역사에서 발견한 지속 가능한 삶의 아이디어
아네테 케넬 지음, 홍미경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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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불안정하고 관계는 불확실하며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다. 오늘날 자본주의의 온갖 병폐는 '신자유주의'라는 커다란 항아리에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신자유주의는 노동 시장의 유연화, 금융 제도의 규제 완화, 사회 안전망의 파괴, 리스크의 사유화, 개인주의와 자립의 문화 등을 특징으로 한다. 신자유주의의 거센 물결은 개인 차원의 원자화, 관계 차원의 소외와 불평등, 돌봄 공동체의 몰락 그리고 생태환경 차원의 전면적인 붕괴를 불러왔다. 특히 자원의 한계, 환경오염과 기후위기 등 생태계의 전면적인 위기는 21세기 현안 과제로 급부상했다. 지속가능한 삶은 더이상 일부 전투적인 낭만주의자의 노래가 아니라 지구인들이 생존을 위해 다함께 올인해야 하는 유일한 길이다.

신자유주의의 병폐를 치유할 치료제를 중세 유럽의 역사에서 구해볼 수 있을까. 독일의 역사학자 아네테 케넬은 주저없이 '네'라고 답한다. 중세 사람들의 결코 전근대적이지 않은 삶의 방식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현실적인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이다. 근대 이전에 이미 공유경제, 리사이클링, 크라우드 펀딩, 기부와 재단, 미니멀리즘 등 미래지향적인 실천이 실행되고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기에 반박의 여지가 없다. 

이를테면 어부조합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규정을 만들고 지켜왔던 독일 호수 보덴호 사례(공유경제), 고대 로마의 욕실 바닥판 혹은 놀이판을 재활용해서 만들어진 카를 대제의 의자(리사이클링), 물살이 센 론강을 안전하게 건너기 위해 시민들의 모금으로 건설된 아비뇽의 생베네제 다리(크라우드 펀딩), 당대 경제호황의 수혜자인 거부 야코프 푸거가 사회공헌을 위해 세운 사회주택단지 푸거라이(기부와 재단), 모든 소유를 거부하고 자연과의 일치를 추구했던 아시시의 프란체스코(미니멀리즘) 등 중세의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가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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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여행하는지 알려 줄까? 자연 속 탐구 쏙 5
레이나 올리비에.카렐 클레스 지음, 스테피 파드모스 그림, 박서경 옮김 / 상수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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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인류 역사를 빛낸 위대한 탐험가들의 전기나 평전을 읽고서 감동한 적이 있다. 특히 극지 탐험이나 새로운 해양 경로를 개척한 용감한 모험가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잠시 눈을 야생과 자연으로 돌리면, 아문젠이나 콜럼버스보다 더 뛰어난 동물모험가들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동물모험가들은 누구인가. 제비, 갈매기나 연어가 곧장 떠올려지는데, 여러분 뇌리를 스치는 동물들은 과연 누구일지 궁금해진다. 

여기 다양한 모험가 동물을 소개한 지식그림책이 있다. 레이나 올리비에와 카렐 클레스의 '자연 속 탐구 쏙' 시리즈인데, 먼거리를 이동하면서 특별한 여행에 나서는 장거리 모험왕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역은 북극제비갈매기, 치누크연어, 사바나얼룩말, 크리스마스섬홍게, 제비, 백상아리, 두루미, 순록, 제왕얼룩나비다. 책은 작은 그림백과사전처럼 동물모험가들의 생김새, 몸구조, 서식지, 먹이, 이동속도와 천적들을 알려주고, 스테피 파드모스의 시원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 덕분에 모험왕들의 자태가 다큐물처럼 실감난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여행자'로 불리는 북극제비갈매기는 30년 정도를 사는데, 매년 지구의 맨 꼭대기인 북극에서부터 지구 반대편인 남극까지 날아가며 시속 40km로 매년 40,000킬로미터 이상의 비행을 한다. 아문젠과 스콧이 이런 대단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지 괜한 궁금증이 발동한다. 치누크연어는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부족 이름을 딴 것인데, 강에서 태어나 바다에 나가 살다가 3,000킬로미터를 헤엄쳐서 다시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간다. 

모험왕 가운데는 무리를 지어 여행하는 족속이 많다. 1년에 약 500킬로미터를 여행하는 사바나얼룩말이나 먹이를 찾아 매년 겨울이면 남쪽으로 수천 킬로미터 여행하는 순록의 이야기도 새로웠지만, 단 2개월만에 약 4,000킬로미터를 날아가는 제왕얼룩나비의 짧은 일생은 치열하기 그지 없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열대 우림에서 살아가는 크리스마스섬홍게가 하루에 최대 1460미터까지 기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랬다. 아무튼 동물 모험왕들의 놀라운 근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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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씩 결함이 있어요
셰인 헤거티 지음, 벤 맨틀 그림, 오현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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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은 곧잘 한미한 곳, 누추한 곳에서 깨어난다. 로봇 부트 역시 그러했다. 부트는 험악한 쓰레기 처리장에서, 아니 결함이 있는 로봇을 해체하는 분쇄장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주인 없는 떠돌이 로봇이나 고장난 로봇을 찾아 다니는 로봇 사냥꾼의 거친 추격을 받게 된다. 

부트는 메모리 손상으로 인해 파편화된 세 개의 기억만을 홀로그램 영상으로 간직하고 있다. 첫 번째 기억은 15초 영상으로, 할머니가 일곱 살 손녀 베스에게 생일선물로 로봇을 주는 장면이고, 두 번째 기억은 7초짜리 영상으로, 나비 모양의 팬던트 목걸이를 한 베스가 자기를 갖고 장난치며 즐거워하는 장면이다. 마지막 기억은 겨우 5초 정도로, 베스가 눈물을 흘리며 안녕을 고하는 그런 불투명한 짤이었다. 

부트는 주인인 베스가 어떤 연유로 인해 자기를 잃어버렸고 몹시 그리워하고 있다고 철썩같이 믿는다. 그래서 부트는 자신을 찾기 위해, 그리고 베스에게 너무나 소중한 나비 모양의 팬던트 목걸이를 되돌려주기 위해 베스를 찾아 떠난다. '베스 찾아 삼만리'의 와중에 자기처럼 한두 가지 결함을 가진 로봇 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길거리의 만능재주꾼 노크, 로봇 개 푸치, 노래하는 최첨단 로봇 레드, 찍사 로봇 등이 그러하다. 결함이나 망가짐의 부작용 때문인지, 아님 생존을 위한 돌연변이 반응인지는 몰라도, 이들에겐 다른 일반적인 로봇에겐 찾아볼 수 없는 감정과 생각, 자유의지 같은 게 있다. 인간에게 버려진 이들은 트위치 박사의 오락실을 자신들의 아지트로 삼고 있다. 

부트와 그 일행은 묘하게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와 동행하는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 강아지 토토를 떠올리게 한다. 이들은 각자 자신에게 절실한 뭔가를 구하기 위해 베스를 찾아나서는 부트의 위험한 여정에 동참한다. 가령 길거리의 노련한 생존전문가 노크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아 충전기 교체가 절실한데, 따스한 심장이 필요한 양철나무꾼을 떠올리게 한다. 노래를 잘하지만 열받으면 언제 터질지 몰라 꼼짝하지 못하는 레드는 휴대용 에어컨이 필요한데 그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겁쟁이 사자를 빼다 박았다. 그리고 부트의 주인인 베스는 오즈의 마법사와 비슷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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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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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죄악'이라고 말하는 건축가가 있다. 바로 일본의 저명한 건축가 구마 겐고다. 그래서 나는 구마 겐고가 건축의 주류담론에 저항하는 일종의 '반건축가'라고 생각한다. 가령 그는 현대 건축의 양대 사조라 할 수 있는 모더니즘 건축과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에 모두 딴지를 건다. 공업화 시대의 전형에도 탈공업화 시대의 전형에도 위화감을 갖는 진정한 반건축가인 셈이다. 가령 모더니즘 건축의 공업화 시대적인 균질주의에,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장식 추구에도 위화감을 가진다. 현대성과 공업화 사회, 그리고 상자 건축에 대한 구마 겐고의 비판은 일관적이다. 구마 겐고는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경계인'이란 표현을 무척 맘에 들어하는데, 스스로를 두 가지 문화적 가치 체계의 경계에 선 경계인으로 평한다. 그래서 대중언론도 구마 겐고를 '경계 건축가'로 자주 묘사한다. 

구마 겐고는 글쓰기 재주도 좋은데,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도시와 지방 사이를 오갔던 경계인으로서의 성장기를 강조하고, 건축 철학의 문제에 있어서 언제나 전통과 모더니즘의 역학 관계를 고려하는 편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전통에 대한 재평가와 맞물리는데, 구마 겐고도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적 분위기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구마 겐고의 건축 철학은 '삼저주의', 즉 작고, 낮고, 느린 건축을 추구한다. 모더니즘 건축이 '이기는 건축'이라고 한다면, 구마 겐고는 '지는 건축'을 지향하는 입장이다. 구마 겐고가 사회학자는 아니지만, 그의 일관된 20세기 비판이나 공업화 사회 비판은 반건축가로서 갈고 닦은 사회학적 상상력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구미 겐고의 작품 활동은 크게 네 시기로 구분된다. 제1기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치달았던 '뒤죽박죽' 시기다. "자유롭고 뒤죽박죽인 것을 지향할 뿐 아니라 남루함을 동경하고 남루한 것을 만들려고 했다." 제2기는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지방을 다니면서 현지의 재료를 사용하는 '작은 건축' 방식을 새로 깨달은 때로, 이른바 '재생의 10년'이었다. 제3기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의 다양한 장소에서 커다란 규모의 프로젝트 활동을 벌인 시기다. 그리고 제4기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로, 2020 도쿄올림픽 국립경기장 설계를 맡는 등 사회적 지명도를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구마 겐고는 자신을 '삼륜차'에 비유한다. 차를 움직이는 세 바퀴는 대규모 건축과 작은 건축, 그리고 글쓰기다. 대규모 프로젝트와 작은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병행하여 디자인하고 있는데, 보다 실험적인 작은 건축의 축적이 대규모 건축물의 성과로 이어지는 식이다. 대규모 건축과 작은 건축은 소설가의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에 비유할 수 있다. 작은 프로젝트는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실험적인 과감한 도전을 해볼 수 있고, 대규모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과 조직이 관여하고 긴 시간이 소요되며 시스템에 옥죄이는 단점이 있지만 장점도 그만큼 크다. 

"대규모 건축은 넓은 범위를 가진 지역에 영향을 끼치거나 지역의 분위기, 인간관계를 바꿀 수 있고 도시나 커뮤니티의 이미지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완성된 대규모 건축물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활의 터전이 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그들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거나 삶의 방식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11쪽) 

하이데거는 “건축은 탑이 아니라 다리”라고 했다. 구마 겐고가 설계한 건축물들은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계, 이편과 저편을 연결하는 다리이자 터널이며, 구멍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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