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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여행하는지 알려 줄까? ㅣ 자연 속 탐구 쏙 5
레이나 올리비에.카렐 클레스 지음, 스테피 파드모스 그림, 박서경 옮김 / 상수리 / 2023년 1월
평점 :
어린 시절, 인류 역사를 빛낸 위대한 탐험가들의 전기나 평전을 읽고서 감동한 적이 있다. 특히 극지 탐험이나 새로운 해양 경로를 개척한 용감한 모험가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잠시 눈을 야생과 자연으로 돌리면, 아문젠이나 콜럼버스보다 더 뛰어난 동물모험가들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동물모험가들은 누구인가. 제비, 갈매기나 연어가 곧장 떠올려지는데, 여러분 뇌리를 스치는 동물들은 과연 누구일지 궁금해진다.
여기 다양한 모험가 동물을 소개한 지식그림책이 있다. 레이나 올리비에와 카렐 클레스의 '자연 속 탐구 쏙' 시리즈인데, 먼거리를 이동하면서 특별한 여행에 나서는 장거리 모험왕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역은 북극제비갈매기, 치누크연어, 사바나얼룩말, 크리스마스섬홍게, 제비, 백상아리, 두루미, 순록, 제왕얼룩나비다. 책은 작은 그림백과사전처럼 동물모험가들의 생김새, 몸구조, 서식지, 먹이, 이동속도와 천적들을 알려주고, 스테피 파드모스의 시원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 덕분에 모험왕들의 자태가 다큐물처럼 실감난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여행자'로 불리는 북극제비갈매기는 30년 정도를 사는데, 매년 지구의 맨 꼭대기인 북극에서부터 지구 반대편인 남극까지 날아가며 시속 40km로 매년 40,000킬로미터 이상의 비행을 한다. 아문젠과 스콧이 이런 대단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지 괜한 궁금증이 발동한다. 치누크연어는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부족 이름을 딴 것인데, 강에서 태어나 바다에 나가 살다가 3,000킬로미터를 헤엄쳐서 다시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간다.
모험왕 가운데는 무리를 지어 여행하는 족속이 많다. 1년에 약 500킬로미터를 여행하는 사바나얼룩말이나 먹이를 찾아 매년 겨울이면 남쪽으로 수천 킬로미터 여행하는 순록의 이야기도 새로웠지만, 단 2개월만에 약 4,000킬로미터를 날아가는 제왕얼룩나비의 짧은 일생은 치열하기 그지 없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열대 우림에서 살아가는 크리스마스섬홍게가 하루에 최대 1460미터까지 기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랬다. 아무튼 동물 모험왕들의 놀라운 근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