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나르시시스트 맞아 쓰면서 치유하는 심리워크북
브렌다 스티븐스 지음, 양소하 옮김 / 에디토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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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는 두 유형이 있다. 건강한 나르시시스트와 병리적 나르시시스트.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건강한 자존감과 자신감과 비슷하다. 하지만, 자기애성 인격 장애 진단에 해당하는 병리적 나르시시스트는 공감 능력 부족, 책임감 결여, 거짓말, 수치심에 대한 혐오라는 특징을 내보인다. 병리적 나르시시즘은 다시 노골적인 나르시시즘과 은밀한 나르시시즘으로 나뉜다.

"노골적인 나르시시즘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나르시시스트 하면 생각하는 특징을 보여주는데, 이를테면 공감 능력의 부족과 지나치게 발달한 자만심이죠. 노골적인 나르시시스트는 관심과 존경을 추구하는 데 있어 조작적이며 기만적이고 분명한 태도를 취합니다. 또 꽤 매력적이며 종종 선망받는 직업(의사, 변호사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42쪽)

은밀한 나르시시스트는 얼핏 약하고 수줍음이 많아 내성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바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권 의식과 과장하는 태도를 보인다. 또한 자신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외부 요인이나 부당한 대우 때문이라고 탓을 돌린다. 나르시시스트가 되는 원인은 유전자와 환경 두 요인으로 압축되지만, 그 교집합에 해당하는 부모와의 불안정한 애착관계와 양육태도가 주요 원인일 수 있다. 게다가 인터넷 SNS 환경은 병리적 나르시시즘을 증폭시킨다. SNS는 나르시시스트가 외모와 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즐겁게 만드는 쇼맨십을 선보이는 화려한 무대이자, 자기를 숭배하거나 추종하는 '호구'를 물색하는 편리한 창구가 되어준다.

잘 알다시피, 나르시시스트는 공감 능력과 연민이 뛰어나고 친절하며 착한 사람을 피해자로 삼는다. 특히 로맨틱한 관게에서 나르시시트는 마치 동화처럼 관계를 미화해 자기 욕망의 대상인 상대를 설득한다. 사탕발림의 '애정공세'를 늘어놓는 식이다. 가까운 사람이 나르시시스트라면 어찌 해야 할까. 단호히 끊어내는 것만이 방법이다. 자아도취적 학대의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미국의 임상 상담사 브렌다 스티븐스는 병리적 나르시시스트에게 상처받은 심신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수용(학대를 인정하고 내 취약점 발견하기), 회복(나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감정 돌보기), 경계 설정(나를 지키는 습관 체화하기)'이라는 3단계 과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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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권력 - 권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스탠퍼드 명강의
데버라 그룬펠드 지음, 김효정 옮김 / 센시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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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데버라 그룬펠드는 권력의 심리학과 집단행동에 관한 전문가다. 저자는 이 책 《수평적 권력》(센시오, 2023)에서 권력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권력을 갖고 있다는, 얼핏 보기엔 매우 이상적인 권력론을 제시한다. 가령 권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존재하며,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권력은 우리가 연기하는 역할에 따라온다는 점을 힘주어 강조하다. 권력은 모든 사회적 역할과 모든 관계에 존재하며,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는 권력자이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중요한 점은 우리 각자가 가진 권력을 제대로 쓰는 법을 아는 것이다. 이른바 '갑질'은 권력을 나쁘게 쓰는 가장 흔한 방식이다. 그런데, 갑질을 사장님이나 대표님처럼 있는 자, 가진 자의 고루한 만행이라고만 생각하면 틀려도 완전히 틀렸다. 기본적으로 장삼이사 모두 갑질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이미 누군가에게 권력자이기 때문이다. 권력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자원이다. 따라서 타인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나 권력자의 위치를 점한다.

우리 모두는 생각보다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 권력을 잘 쓰려면 권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잘 알아야 한다. 권력은 지위나 권한이나 권위이 아니며, 영향력과도 다르다. 권력은 개인의 속성이나 소유물이 아니다. 즉, 권력은 부, 명예, 카리스마, 야망, 매력과도 관련이 없다. 저자는 권력의 개인 차원을 지우고, 대신 권력의 사회론 혹은 관계론을 강조한다. 저자는 권력의 작용을 배우의 연기에 비유한다. 배우가 배역에 맞게 연기하듯, 우리가 사회와 직장에서 주어진 역할에 맞게 권력을 사용하면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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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0 - 메타버스라는 신세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사토 가쓰아키 지음, 송태욱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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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술 낙관론자다. 특히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는 편이다. 그렇지만 내가 말하는 기술은 내 손에 쥐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을 말하지,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리는 '기술 뻥튀기'를 말하지 않는다. 말만 무성하고 실체는 구경하기 힘든 그런 사이비 기술 말이다. 현재 가장 대중화된 최첨단 기술 집약적인 제품은 스마트폰이다. 기술이 대중화되면 곧잘 부작용이나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새어 나오기 마련이다. 가령 스마트폰 사용을 둘러싼 여러 담론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부정적인 것이 바로 '스몸비'일 것이다. 스몸비(smombie)는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주변에 무신경하고 정신없이 걷는 사람들을 비하한 표현이다. 세종대왕이 타임머신을 타고 온다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거리에 출몰하는 '스몸비 백성'에 깜짝 놀랄 것이다. 기술 상용화와 단말기 어포던스 그리고 편리와 재미에 기반한 중독성이 이런 스몸비 현상을 일으켰다.

메타버스는 아직 보편화되지 못한 새로운 기술이다. 관공서와 저작거리 한복판에서 볼 수 있고, 장삼이사의 손에까지 들어가야 '기술 상용화' 운운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둘러싼 말잔치도 요란한 면이 없진 않다. 혹자는 메타버스를 고글을 쓰는 단순한 VR 기술로 간주하지만, 일본의 IT 사업가인 사토 가쓰아키는 메타버스를 신처럼 맘대로 가상세계를 창조한다는 측면에서 '신(神)의 민주화' 혹은 '인터넷 3차원화 혁명'으로 간주한다.

"메타버스 혁명이란 단순한 VR 기술의 혁명이 아니다. ①컴퓨터의 성능, ②통신 속도, ③3D CG기술이라는 세 가지 발전이 맞물린 '인터넷 3차원화' 혁명이다."(74쪽)

그리고 메타버스와 뇌과학, 메타버스와 우주 개발과의 융합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메타버스만이 경제 부활의 열쇠가 될 수 있다며 강조한다.

저자는 기술의 본질적 특징을 다음 세 가지로 축약한다. '인간의 확장', '인간의 교육', 그리고 '손바닥에서 우주로'. 다시 말해서, "기술은 인간을 확장하고, 조만간 인간을 가르치며, 손바닥에서 시작되어 우주로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기술 상용화는 개인에서 기업으로, 더 나아가 행정으로 이입되는 과정인데, 각각 3년 내지 5년 정도의 격차를 두고 퍼져 나간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은 '과도한 기대'와 '과도한 환멸'에 교대로 노출되며 보급된다." 저자는 메타버스도 이런 흐름을 따를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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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싱가포르 - 2023-2024 최신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박상미.양인화.전상현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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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여행 무용론'을 밀고 있는 편이다. 특히 여행이 영적 성장이나 인격 성숙을 위해 필요하다는 둥의 전통 담론에 강한 딴지를 걸고 싶다. 요즘 여행자는 소비자본주의를 맹신하는 충직한 신도라고 보면 된다. 대다수 여행 유튜버들이 소비자본의 충직한 노예이자 전도사이고, 설령 소비자본과는 다소 다른 결을 추구하는, 가령 미니멀리즘이나 꽤나 불편한 오지 체험을 추구하는 방랑자들을 보더라도, 여행이 이들의 영혼에 특별한 단비가 되어주지 못하는 것 같다. 솔직해지자, 여행은 소비와 재미를 위해서다. 탕진의 재미랄까. 도파민의 향연이랄까.

늦가을은 동남아 여행을 가기에 좋은 시기다. 소비와 재미를 위한 동남아 여행을 떠난다면, 목적지는 두 곳으로 압축된다. 싱가포르와 태국이다. 만약 편안하고 쾌적한 동남아 여행을 하고 싶다면 싱가포르가 제격이고, 다소 불안불안하지만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오락에 풍덩하고 싶다면 태국이 제격일 것이다. 특히 나이 든 어르신이나 싱글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동남아 여행지는 단연코 싱가포르가 아닐까 싶다. 가장 안전하고 가장 깨끗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가장 안전한 도시 2위'에 오른 바 있다(서울은 8위였다). 쇼핑과 식도락을 즐기기에 좋고 비자가 필요하지도 않다.

나는 거리의 흡연자는 야만의 수준을 떠나 암묵적 살인범으로 간주하는 편이라서, 싱가포르가 매우 맘에 든다. 모든 종류의 전자담배 소지, 구매, 사용이 전면 금지되고, 모든 클럽이 절대 금연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 취미가 롱보드인데, 싱가포르에선 'Skate Til U Drop'을 비롯해 흥미로운 롱보드 대회가 열리곤 한다.

책 표지에 야경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슈퍼트리와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이 등장해 독자의 눈길을 유혹한다.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관광지는 센토사, 리틀 인디아, 부기스, 마리나베이, 오차드, 보타닉 가든, 동물원 등이고, 음식점으로는 이스트 코스트의 점보 시푸드, 파라곤에 있는 임페리얼 트레저 레스토랑, 스탬포드 스위소텔 70층에 있는 에퀴녹스 레스토랑, 올드 에어포트로드 푸드코트 등이다. 반드시 먹어봐야 할 싱가포르 음식 13가지를 소개하는데, 칠리크랩, 카야토스트, 피시헤드 커리, 치킨라이스, 바쿠테(갈비탕 같은 보양식), 사테, 로티 프라타(인도식 아침식사), 나시 파당, 망고 포멜로 사고, 소야 빈커드(두부 푸딩), 무타박, 싱가포르 슬링(칵테일), 아이스 까창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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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미래 - 오래된 집을 순례하다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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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건축가 덕분에 오래된 집을 순례했다. '가온건축'의 임형남과 노은주 부부 덕분이다. '가온'은 '가운데'의 순우리말이자, '집의 평온함'을 뜻한다. 내가 보기에, 집은 세 가지 차원의 의미가 있다. 비바람을 막는 '생존'의 차원, 먹고 사는 '생활'의 차원, 그리고 자기 수양과 인격 도야의 '철학'의 차원이 그러하다.

저자의 말대로, 집은 생각으로 짓는 것이고, 모든 집은 의미가 있다. 집의 이름을 '당호'라고 한다. 가령 남명 조식의 '산천재'는 주역의 대축괘에 나오는 말로, '산속에 하늘이 담긴 집'이라는 뜻이다. 평생 학자로 살아간 조식은 61세에 지은 집에 "산속에서 창조적인 학문의 힘을 키운다"는 뜻을 담았다. 이처럼 집은 주인의 생각과 철학을 담는다.

특히 철학적 지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공간은 바로 서원이다. 서원은 사림이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의 공간이었다. 성리학적 세계관에 입각해 사람을 키우는 사립학교의 성격을 가진 곳이 서원인데, 안향에서 시작되어 이색과 정몽주를 거쳐 김종직과 이황으로 이어지는 한국 성리학의 학맥을 잇는다.

부석사로 가는 길목에 있는 소수서원이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경과 애정이 적당한 위치와 드러나지 않는 은근한 위계를 통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서애 유성룡을 모신 병산서원은 누구나 한국 건축의 백미로 꼽는 아름다운 서원으로, '예'에 기반해 "의관을 단정히 정제한 선비처럼 반듯하고 엄격하다." 그리고 퇴계 이황을 모신 도산서원은 '경'에 입각한 쌍방향의 소통 구조를 가지고 있어 수용자의 자세에 반응하는 열린 구성을 보인다.

집은 세상의 배꼽과도 같다. 삶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은 우리가 삶의 무늬를 그리기 시작하는 보금자리다. 그 보금자리가 아늑해야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심성과 태도가 길러진다. 지금 자신의 집을 여행지 살피듯 찬찬히 둘러보라. 어떠한가, 정말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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