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웨이 만들기
제임스 배런 지음, 이석호 옮김 / 프란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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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이 창궐한 지난 3년간 집에서 영상으로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공연을 감상했다. 좋아하는 지휘자, 연주자, 오케스트라가 생겼고, 그 너머 악기까지 궁금해져 보게 된 책이다. 읽고나니 피아노는 자연이자 과학임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좋은 청중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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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4년 2월 9일 월요일, 공장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K0862 는 단 3분 만에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한다. 여섯 자리 일련번호 No. 565700이 그것이다. 스타인웨이가 제작한 통산 56만 5700번째 피아노임을 의미하는 이름이다. - P351

No. 565700에 또 하나의 정체성이 부여될 것이라는 새로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콘서트 및 리사이틀, 녹음 세션,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에 대여하는 약 300여대의 피아노 군단에 No.565700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관례에 따라 이들 피아노에는 세 번째 아이디 넘버가 주어지고, 그렇게 No. 565700은‘CD-60‘이 된다. ‘콘서트‘와 ‘모델 D‘의 머리글자를 딴 약어다. 새로운 정체성이 생기면서 행선지도 웨스트 57번로를 향해 통유리창이 환하게 나 있는 1층 쇼룸이 아니라 스타인웨이 홀의 지하층으로 바뀐다. - P354

몇몇 피아니스트들은 스타인웨이 지하실에 있는 피아노들이서로 대화를 나눈다고 말하기도 한다. 피아노 중에서도 서로 친한단짝처럼 구는 피아노들이 있는가 하면, 철천지원수처럼 으르렁대는 피아노들도 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서로 싫어하는 피아노끼리붙여놓은 상태로 연주를 하면 좋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피아노들은 피아니스트들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 P357

햇빛 쨍하고 바람 많은 4월26일 월요일, 키가 크고 여윈 젊은 피아니스트 조너선 비스가 미시간의 어느 무대 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공연장 바깥의 푸른 하늘이나 초록빛 잔디와는 어울리지않는 어두운 화음과 비쭉 날이 선 선율로 가득한 짧고 성난 음악이연주회의 포문을 연다. 그렇게 스타인웨이 지하실로부터 98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CD-60의 데뷔가 이루어진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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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어!˝ 하고 혼잣말 하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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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의 나는,
악보 하나를 올려두고 덩치 큰 녀석에게서
강렬한, 우아한, 쨍한, 간질간질한 소리를 내게 하는
피아니스트를 존경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조율사 이종열 할아버지의 책,
올해는 이 책을 읽고,

좋은 연주를 위해 힘쓰는 모든 사람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모두가 자기 자리에 있음으로 세상에 기여한다.




피아노는 소리가 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신기한 악기이며, 건반을 누르면 상자 안에서 무슨 일인가가 일어난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악기다. 피아노 안쪽의 눈에 띄지 않는 곳, 손가락에서부터 45센티미터가량 떨어진 곳에서는 자그마한 부품들이한바탕 지르박 춤판을 벌인다. 이 춤판에는 얼마간의 물리학 지식이 동원된다. 건반으로부터 피아노 줄까지 힘이 전달되지 않으면추지 못하는 춤이기 때문이다. 이 춤판에는 또한 얼마간의 기하학지식도 요구된다. 비좁은 공간에 들어찬 여러 부품들이 딱딱 아귀가 맞아 돌아가야만 출 수 있는 춤이기 때문이다. 이 춤판에 투입된 춤꾼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세밀하게 다듬어진 채 서로 바짝 붙어 있는 나뭇조각과 천 조각, 쇳조각 따위-은 하나로 모여 ‘액션‘이라 불리는 장치를 형성한다. - P271

피아노 건반 하나에 물리는 액션의 부품 숫자는 쉰네 개, 다시 말해 피아노 한 대에들어가는 액션 부품의 전체 숫자는 자그마치 4752개에 달한다. 그리고 4752개의 부품 모두가 디킨스 소설의 한 장면을 복제해놓은것만 같은 마레크의 작업실에서 제작된다. - P273

액션은 정밀함이 생명인 필수 부품이다. 피아노 기술자이자 복원 전문가인 스티브 드레이시는 "피아노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면 아마 공명판을 제외하고는 액션이 으뜸일 것"이라고 말한다. - P277

나무를 보고 피아노를 상상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어요.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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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A. 하인라인 걸작선 1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오공훈 옮김 / 시공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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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13일만에 완성한 책이라 그런지, 얽히고설킨 복잡함이 없다. 그러니까 읽기 쉽다. 읽으면서 ˝어 이 부분은 ○○영화에서, 저 부분은 지금 우리 집에도˝ 이럴 수 있다. 한 가지 꺼림칙한 부분이 있는데, 그건 독자 각자의 판단에 맡기련다. 난 그 부분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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