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고학자 올라프 프루퍼
땅딸막한 키에 성상 파괴를 일삼는 폭탄 같은 인물로, 노인 같은 턱수염을 한 채 독일어 억양으로 말하고 지성 대신 힘을 앞세웠다.
프루퍼는 독특한 혈통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 스파이로 중동에서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영국에 대항해 지정학적 체스 시합을 벌였다. 유년기이던 나치 시대에 프루퍼는 히틀러 유스에 가입했고, 아버지는 브라질의 나치 대사로 일했다. 전후에 프루퍼는 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졌고, 새로 독립한 인도의 선사시대 유적지를 발굴하는 정부 과제를 수행하러 갔다. - P230
1995년 5월, <네이처>에 짧은 발굴 보고가 실렸다. 거의 아무런설명도 없이, 미들 아와시 팀이 라미두스를 ‘아르디피테쿠스‘라는 새로운 속에 배치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 인류 조상 중 가장 오래된 종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라미두스가 아니라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가 됐다. 새로운 속의 이름은 땅을 의미하는 아파르어 ‘아르디Ardi‘와, 유인원 혹은 원숭이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피테코스pithekos‘에서 유래했다.
이 이름은 지상 유인원이자 인류 계통의 뿌리에 위치하는 종이라는뜻을 담고 있었고, 인류 계통에서 가장 오래된 이 여인은 "아르디"라고 불리게 됐다. - P242
발굴팀에게 일정 기간 독점권을 보호해주는 것은 관행이었다. 고된 작업 끝에 화석을 발굴한 사람들이 그 화석에 대해 기술할 첫 번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음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일관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로는 연구팀마다 적용이 매우 달랐다.
이는 분쟁의 불씨였다.
화석, 영토, 그리고 돈은 고인류학 분야의 원동력이기에 이것들을 놓고 경쟁이 벌어졌다. - P245
여러 해의 복원 끝에 마침내 화석 주인공의 전모가 드러났다.
아르디는 섰을 때 키가 1.2미터 정도였다. (루시보다 약간 컸다) 뇌는 자몽 크기 정도인 300세제곱센티미터로 현생인류의 4분의 1 정도였다. 여러 면에서 비전문가들은 유인원이라 착각할 만했다. 하지만 소수의 중요한 해부학적 단서를 통해 인류 가계와의 관련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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