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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3월
평점 :
오랜만에 만난 연인 클래리사와 한가롭게 소풍을 즐기려던 조에게 갑자기 그들의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사건의 발단은 피크닉을 즐기려던 이 두명의 연인들에게 아이 혼자 타고 있는 헬륨 기구가 위태롭게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을 발견하고 사방에서 모여든 네명의 남자들과 함께 기구를 붙들기 위해 달려가 '조' 또한 밧줄에 매달리게 되죠.
그러다가 누가 먼저였는지를 생각할 틈 없이 다섯명의 남자중 네명이 밧줄을 놓아 버려요.
우리는 재앙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재앙은 그 자체인 하나의 용광로였다.12p
가벼워진 열기구안에는 한명의 남자 '존 로건'만 매달려 있게 되는데 '로건'마저 추락하게 되면서 로건 뺀 나머지 사람들은 자신이 최초로 줄을 놓았다는 생각에 괴로워하게 되죠.
그러나 돌풍이 불어닥쳐 그들 모두를 허공으로 들어올린다. 모두가 계속 밧줄을 잡고 있다면 어쩌면 아이를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누군가 하나라도 밧줄을 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기구는 더 높이 떠오를 것이고 비극이 일어날 것이다.
결국 비극이 벌어진다. 죄책감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전에 조 로즈의 눈 앞에 문제적 인물이 나타나 사랑과 용서의 얼굴을 한 광기의 세계로 그를 밀어넣으면서 이야기는 돌연 예측불가능한 곳으로 향하기 시작한다.-20p
여기까지 봤을땐 메큐언의 도덕적 관념을 이야기하나 싶었죠. 그런데 그 상황을 목격했던 '페리'가 '조'와 함께 이야기 하면서 '조'를 향한 잘못된 집착을 하게 됩니다. 이 발단을 계기로 클래리사와 조의 관계도 깨어지게 되고 작가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끌어옵니다.
클래리사는 '조'가 페리의 대한 이야기를 할때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냐며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발언들로
19세기 시인 키츠를 연구하며 감성을 앞세운 사랑,
그에 반해 과학적인 연구를 했던 조는 논리를 앞서운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열기구라는 물체 하나로 뽀얀 안개속에서 사랑과 인간의 본성으로 크랙들이 균열이 던져 지고 있어요.
그녀는 자신이 잃은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 무엇을 슬퍼해야 하는지 알아야 했다.
모든 것을 알고 충분히 고통받은 후에애 어떤 식으로든 평정을 얻을수 있는 것이다.-본문중
5월의 쌀쌀한 화요일 아침, 외투를 입고 집 앞거리에 서서 불륜 커플이나 위기를 맞은 부부에게 어울릴 법한 용어를 써가며 낯선 남자와 대화하다니, 마치 내가 존재의 틈 사이로 떨어져서 또 다른 삶, 또다른 성적 지향, 또 다른 과거상와 미래속으로 빠져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내가 이 남자에게 빚진 게 있다는 느낌, 내가 비 합리적으로 뭔가를 막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의지력이 필요했다. 나 역시 어느 정도는 이 막장 드라마에 참여하고 있었다. 105p
'클래리사'와 '조'는 같은 곳을 바라봤던 사랑이었을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상대를 인식하고 기대하고 있는가?
어떤 사랑을 기대하고 있는가? 이제까지 경험했던 사랑은 어떤 형태의 사랑이었었나?
위기의 순간이 온다면 나라면 어떻게 대처할것인가?
초반의 열기구로 통한 흡입력으로 시작하여 사랑의 집착과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이야기에 여운이 한동안은 남을거 같네요.
이젠 인간이 어떤 문제에 대해 타인의 동의를 얻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우리도 절반만 공유되는 믿을수 없는 인식의 안개속에서 살았고 , 우리의 감각 정보는 욕망과 믿음의 프리즘에 의해 왜곡되었으며 , 그 프리즘은 우리의 기억까지도 왜곡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이로운 것을 보고 이롭게 기억했고 , 그러면서 우리 자신을 설득했다. 15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