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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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현대 미술관에서 고독사에 대한 다큐를 찍은 작가의 작품을 

인상깊게 본적이 있다. 다큐로 제작했던 영상은 독거노인 홀로족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되는 모든 과정들을 담은 영상이었다.

이 소설 역시 그 영상이 연상지어지는 이야기이다.


80대 간지, 치사코,츠토무 노인셋이 호텔에서 새해를 앞두고 자살

남겨진 가족들의 충격이 이어지고
그들이 죽기 전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왜 그런 결심을 했는지, 남은 유가족과 세사람의 죽음 이후, 그들의 다른 방식으로 기억되는 회고되는 이야기이다.


에코니 가오리는 의식의 흐름으로 의미있게 구성한다.

이 소설 역시 시간흐름이 아닌 각자의 시간대별로 구성되어진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죽음을 계기로 남겨진 이들의 일상이 조명 켜진듯 밝아지면서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추리소설 읽듯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 하다가

아 이게 아니였나! 주변인물들의 등장으로 떠난자의 이야기 보단 현재에 집중하는 이야기로

집중을 하게 한다.

이 소설은 현대인의 핵가족화로 되어진 삶의 다양화로 인한 소외,단절로 불러온 고독과 공허감을 잘 그려낸다.


상실로 점철된 이들이 연락이 끊겼던 가족이 이어지고, 또 다시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간지씨의 손녀딸 '하즈키'는 또 다른 고인 ' 치사코'할머니의 딸 로코에게 이메일을 하며 계속되는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 로코는 28년간 연락하지 않았던 딸 '도우코'에게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관계가 재개되기도 한다.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비오는 날에 방수우산도 아닌 종이우산?!
살짝만 건들여도 찢어지는 우리 내면같이 불안한 마음들.

죽음에 대한 각자의 회고를 하며 각자 받아들이는 면들도 각각의 몫이다.

이 소설안에 많은 인물들이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고인들을 추억하는 걸 보면.


이미 충분히 살았습니다.그 한 문장이 치사토 씨의 목소리를 동반하고 다시 되살아난다. 치사토 씨는 여든두 살이었다. 그 말마따나 이미 충분히 살았는지도 모르지만, 그런 이유로 사람은 엽총 자살 따위를 하진 않을 거라고 도루코는 생각한다. 경찰 이야기로는 사망한 다른 두 노인 중 한 사람은 암을 앓았고, 나머지 한 사람에게는. 경찰 이야기로는 사망한 다른 두 노인 중 한 사람은 암을 앓았고, 나머지 한 사람에게는 일가친척이 없고 경제적으로도 곤궁한 데다 빚도 있었던 듯하다. 양쪽 다 자살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치사토 씨는? 할머니의 자살 동기가 무엇인지, 유서를 읽어도 도루코는 알 수 없었다.-본문중 

나는’ 하고 속으로 말한다. 나는 돈은 있지만, 돈이 있어도 갖고 싶은 게 없어져 버렸어. 갖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보고 싶은 사람도, 이곳엔 이제 하나도 없어.271p

시노다 간지는 자신이 참으로 침착한 것 같다는 것에 희미한 슬픔을 느낀다. 공포든 망설임이든 자신을 이 세상에 붙들어 두려는 무언가가 아마도 마지막까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건 없다. 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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