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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시의 프란체스코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프란체스코는 부유층의 상인의 아들이었지만 모든 것을 육신인 아버지에게 내려놓고 성직자의 길로 들어선다.
성인중에 한분이라는 프란체스코(1182~1226)
「평화의 기도」「태양의 노래」로 유명한 카톨릭교회의 성인이다. 청빈을 주지로 프란체스코 수도회를 창립했다. 그는 만년인 1224년에 자신의 몸에 성흔(聖痕.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 옆구리와 양손·양발에 생긴 5개의 상처)을 받기도 했다. 프란체스코는 수련 도중 환상을 보았는데, 하느님이 그의 위에 서서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환상이었다. 이 환상이 있은 후에 십자가의 성흔을 몸에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1226년 10월 3일 운명하였고, 1228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9세에 의해 시성되었다. 또한 197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를 생태학자들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중>
프랑스 유명 시인 크리스티앙 보뱅은 성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행보를 아름다운 글들로 쓰여진 글이다. 보뱅의 글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단
프란체스코 성인의 행보가 더 궁금해졌던 책이다.
이 책에서 보뱅은 성 프란체스코의 생애를 객관적으로 나열하지도 교훈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대신 성인의 삶에 끼어드는 사건과 장면들을 포착해 가볍고 흐르는 듯한 공기로 그 안에 담긴 은총을 전달한다.
아름다운 싯구와 같은 문장들이 반복되는데 그 문장은 성서의 인용구를 빌어와 써내려가는 영적인 교감과 호흡들로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짧은 숨결의 문장이 동심원을 그리며 물결처럼 다가와 우리 안에 스며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말을 던진다. 빛을 발하는 '너를 사랑한다'라는 공을 던지는 놀이하듯 혼자서 둘둘 감긴다. 그것을 벽에 대고 던지지만 벽은 그에게서 날마다 멀어져 간다. 공이 되돌아오기를 기대하며 수천 개의 공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공은 하나도 없다.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언제나 미소 띤 얼굴이며, 믿음을 잃지 않는다. 그에게는 놀이 자체가 보상이다. 사랑하는 것 자체가 보상이다.110p
사랑 앞에서는 어른이 없으며 누구나 아이가 된다.
완전한 신뢰와 무사태평을 특징으로 하는 아이의 마음, 영혼의 방치가 있을 뿐이다.
사랑에 대한 자세다.
나의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순수하다.
내가 사랑하는 그 마음에 대해 응답이 없더라도
사랑하는 그 마음, 그 순간 자체가 축복인!
이렇게 프란체스코의 삶속에서의
기쁨, 행복, 베풂, 죽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헛되지 않은
근원적인 바라봄이다.112p
오히려 잠든 이의 귓속에 대고 속삭이는 지극히 낮으신 분, 아주 낮은 목소리로밖에는 말할 줄 모르는 분이다. 한 편의 꿈. 참새의 지저귐. 프란체스코가 정복의 야망을 포기하고 고향 집으로 돌아오는 데에는 그것으로 족했다. 그림자로 가득한 몇 마디 말이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 하찮은 사건이 우리를 생명에 내어주며, 하찮은 사건이 우리를 거기서 떼어놓는다. 하찮은 사건이 만사를 결정한다.(54쪽)
어른의 모습에서 어린아이를 보게 되는데 영혼의 성장은 몸의 성장과는 역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몸은 키가 자라면서 크는 반면, 영혼은 오만함을 잃으면서 커간다. 41p
프란체스코, '지극히 낮으신 분'의 종복인 그의 성인다움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진리는 분명 높은 곳에 있기보다 낮은 곳에 있음을,
충족 속에 있기 보다 결핍속에 있음을 그는 본능적으로 직감한다. 61p
책을 덮으며 가톨릭에서 사용 되는 기도문 중에 '성프란체스코의 기도'
주말 성지 순례에서 영혼없이 따라 읊던 그 기도문
자세히 음미해서 기도 한다면 세속에 쩔은 내 삶에도
정화 될거 같은 아름다운 기도로 오늘 하루 미워하고
삶속에 내려 놓지 못한 부분들을 잠시 내려 놓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