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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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편의 단편으로 소개되는 책인데요

'향수'를 썼던 작가님의 소설이예요.

'향수'만큼이나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책에는 치밀하고 밀도 있는 구성으로

제목처럼 빨려들어가는 몰입감이 주는 소설인데요.

짧은 소설이었지만 여기저기서 내 모습들이 많이 보였어요.



1.깊이에의 강요

한 젊은 여류 화가를 소재로 하여 어느 평론가가 그녀의 전시회에서 작품에 깊이가 없다는 흑평을 내놓아요.

그 말이 뇌리에 잊혀지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민을 하다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아요.

그런데 오히려 그녀가 죽은 후, 평론가는 그녀의 작품에 삶을 파헤치고자 하는 열정을 읽을수 있다며 상황을 뒤집어요.

그의 일관성 없는 한마디에 자존감을 극단으로 몰고 갔던 재능이 뛰어난 예술가,

요즘 이야기로 웃픈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어요.

소박하게 보이는 그녀의 초기 작품에서 이미 충격적 분열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이러저리 비틀고 집요하게 파고듦과 동시에 지극히 감정적이고 분명 헛될수 밖에 없는 자기자신에 대한 피조물에 대한 반항을 읽을 수 있지 않은가? -14p


2.승부

두명의 체스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 체스장'.

현재의 나를 지키기 위해 늘 전전긍긍하는 늙은 체스 고수 '장', 인습을 과감하게 무시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정열적으로 용기있게 돌진하는 젊은 도전자.

'장'처럼 확실하게 무엇을 이룬것도 없는 구경꾼들. 그들 마음 한구석엔 젊은이와 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실행할수 없는 용기가 없어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소시민들이죠.

승부가 결정나고 나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서 떠나는 구경꾼들의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거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을 투영하고 있는거 같아요.

생생함을 살린 필치로 구경꾼의 입장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며 승부의 결과를 기다리게 되고..

사람들은 퀸이 지금 있는 위치에서 무엇을 할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21p

적수인 '장', 냉정한 체스꾼은 ~ 찬란히 빛나는 여운 앞에서 겁먹은 것처럼 망설이고 사죄하듯이 자신에게 이러한 행동을 강요하지 말라고 말한다.-29p


3.장인 뮈사르의 유언

세계와 인간이 점점 조개화로 변화되고 있다는 유언장을 읽으며 시작되는데요.

뮈사르라는 보석 세공사가 은퇴후 장미 화단의 땅을 파면서 조개를 여기저기 발견하게 되며 삶을 성찰하게 됩니다.

삶에 짓눌려 내면의 아름다움과 감수성을 상실해 가는 인간의 모습이 생명이 있되 무감각하고 냉혹한 돌조개를 통해 상징적으로 묘사되고 있어요. 내면에서 격리되고 따스한 감수성을 상실하며 비인간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은 딱딱하게 굳어버린 돌조개로 예를 들어요.

삶과 자신에 대한 성찰이 없이 살아가는 현시대 , 요즘은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비인간화, 사물화, 상품화 깨닫지 못하는 것이 끔찍하다, 인간적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내가 돌조개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보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런 위대한 인물들이 조개의 출현,모양, 형태, 분포등에 관해서는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조개의 기원이나 가장 은밀한 내적 본질과 본래의 목적을 설명하는 일에서는 모두 실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50p

소설은 삶에 대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게 합니다.

작가는 거울을 보는 것처럼 화끈거리게 합니다.

'깊이에의 강요'에서는 젊은 여성화가처럼 불안정하게 흔들려 어떤것이 내 모습인지 모르는 내 자신도 보이고,

'승부' 과감히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소심한 승부욕을 가진 '장'이나 하고 싶지만 과감하게 하지못하는 구경꾼 모습에서도

'장인 뮈사르의 유언' 무언가를 고통스럽게 깨닫기 까지 피로감에 쌓여

흘러가는 대로 맡겨버리고 대중들안에 있는 모습에서도..

중심축을 어떤 쪽으로 옮겨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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