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4년 같은 아파트에 살던 친구의 동생이 교통 사고로 사망했다.
처음으로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으로 믿기지 않은 상흔을 남기고 , 그 아이가 간 뒷자리엔 어제까지 쓰던 스티커가 붙여진 공책과 연필, 빨간 원피스가 남아 있었다.
작가는 양손에 납작한 검은 상자 두개를 들고 엘리베이터의 빨간 숫자가 점점 낮은 숫자가 되길 기다리는 순간 얼마전까지 살아있었던 사람을 떠올린다. 낯선 존재였던 그곳은 누군가에겐 삶과 죽음의 교차의 순간이 함께 했던 장소. 그 곳을 비워내며 타인의 마지막 장소였던 자리에서 내면과 세상을 바라본다.
누군가의 뒷자리에 남겨진 유품들을 청소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의 이야기다.저자는 남겨진 물건들을 보며 떠나기전까지 그 사람의 마음을 유추해보며 괴로웠던 마음을 떠올려 보기도 하는 착한 분이다.산더미 같이 쌓인 쓰레기 더미에서 죽은 사람도, 외롭고 힘든 인생을 놔버린 사람도, 그들이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가치가 있었음을 증명해 내고 싶은 귀한 마음이 느껴졌다.
삶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늘 고민하게 된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답은 역설적으로 다 두고 떠났던 그들을 보면서
'예수님을 닮은 폭넓은 사랑, 무엇이 우선인가의 매순간의 지혜, 삶의 순종'이란 단어들로 귀결되는 것 같다.
이집을 치우며 지독한 고독을 보았다가 그것은 결국 내 관념속에 해묵은 고독을 지금 바라보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자신을 바라보듯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다.97p
지성을 가진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가 그 지성으로 자살도구를 고른다. 참으로 잔혹한 아이러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아이러니는 인간의 생사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등을 맞댔을 뿐 사람의 생명과 죽음은 결국 한 몸통이고 그중 하나를 네놓고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쉬지 않고 내려가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생 인간의 존재의 아이러니다.237p
색처럼 다양한 표현법이 있을까?
색마다 전해지는 분위기 온도가 다르다. 예술에서는 이념을 만들기도 이념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문화가 다르고 시대가 다르면 선호하는 색도 달랐다.
동일한 안료라도 물감을 고착시키고 매체에 따라 효과도 다르고 색은 어떤 표현방법으로는 강렬하지만 다른 매페에서는 반투명하기도 하다.
오크(흑색) , 블랙,레드,그레이,화이트, 그린,퍼플,골드등 큰 카데고리로 나누며 고대부터-컨템포리즘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작품의 예를 들어준다. 다양한 예 중에서 퍼플과 파랑, 레드의 구하기 어려웠던 재료들은 대개 정치적 성향을 나타내기도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존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현시대에서 관찰하는 것이 시차가 다른 편견이란 프레임을 씌우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현시대의 관찰(수동적인 관찰 -이해하려는 노력없이)이 아닌 과거 시대 같은 시간으로 관찰(능동적 관찰)로 바라본다면 풍부한 이야기거리와 관찰거리를 얻을수 있다.
블랙- 14세기 중반 흑사병 이전과 이후의 색쓰임이 달라진다.
이전-서민들 가난을 상징 , 이후 - 절제의 의미로 종교 사회적 종교적 이념으로 수요가 증가한다.
화이트- 명상,철학 ,순수, 무소유, 빛의 색이다.모든 색의 표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 종교적 의식과 믿음 ,세속적 취향과 경제적 특권, 초월등 형이상학에 대한 태도를 반영했다. 비잔티움 방식에 자주 쓰여졌던 골드, 퍼플과 짝지어졌다.(가장 귀하고 성스러움을 상징)
오크(흑색)- 대지와 연결되어 고대부터 써왔던 오랜역사를 나타내며 현대에서는 환경주의 샤머니즘을 적용하기도 한다.
블루- 중세까지 부피와 환영을 만들기 위해 사용 삼차원을 암시하기도 한다.
'울트라 마린'퍼플과 마찬가지로 비싼 염료이다.원석에 캐낸다. 고귀한 표현이 필요한 12세기 성모 마리아 옷에 표현되었고, 가장 먼저 이집트에서 인공적으로 합성된다.
퍼플- 보라색과 노란색의 결합으로 색채학으로 숙고 하기도 했던 귀한 칼라.1그램의 염료를 위해 달팽이 만마리가 필요하고, 연체동물의 아가미 밑이나 뿔소라에서 추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