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행성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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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책은 늘 흥미롭다.

평소에 그냥 흘리던 사물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새로운 시각을 옅볼 수 있어서 좋다.



한동안 못 읽고 있었는데 올해 새로 나온 따끈한 신작 행성1,2권을 읽었다!

자유의 여신상인데 얼굴이 고양이네~ 뉴욕이 배경인가보다! 하며 추측할 수 있는 표지 ㅎㅎ

사실 이 책은 3부작 중 마지막 편이다. 앞 두편의 책들을 안 읽었지만, 간략 줄거리 요약이 앞부분에 녹여져 있어서 읽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즐겁게 읽어서 다음에 다른 작품들도 읽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책 구성이 센스 있다.

소설로 쭉 이어지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작가의 다른 작품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속속 포함되어 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 관계자의 작품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이 또한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다른 책 속 글 ㅎㅎ

이 책은 예전에 읽어봤었는데, 백과사전 읽는걸 그리 즐기지 않는 나에게는 이렇게 소설 속에 들어가 있으니 더욱 쏙쏙 와 닿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결국 역사는 반복된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 같기도 했다.

과거를 학습하여 미래의 실수를 줄여야지 ㅎㅎ



내용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고양이 관점에서 바라보는 현실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인간에 대한 관찰자의 생각들이 이어지며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배경은 너무나 익숙하고 와닿는 설정.

코로나19를 3년째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와닿는 질병,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의 전쟁, 테러 등을 배경으로 설정하여 실제로 현실에서도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아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전세계가 피폐해진 상황에서 쥐들이 인간 및 동물들을 몰아내고 주도권을 잡은 상황.

화자는 여왕이고자 하는 고양이 바스테트. 기술의 힘으로 제3의 눈을 얻어 인터넷으로 접속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인류가 축적한 지식들을 학습하고 인간들을 관찰함으로써 인류를 이해하는 똑똑한 고양이다.

이에 대항하여 프랑스에서부터 격렬하게 싸운 쥐들의 대장 티무르는 바스테트를 따라 뉴욕까지 따라와 목숨을 건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티무르는 수많은 과학실험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실험쥐이며, 바스테트처럼 제3의 눈을 얻어 엄청난 지식의 소유자이다. 티무르는 인간에 대한 깊은 증오를 간직하고 있으며, 도시 및 각처 지하 등에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쥐들을 이끌고 전세계를 정복하고자 한다.

사실 이 소설에서 쥐를 대항의 매개체로 삼았을 뿐 인간에게 희생당한 수많은 동식물들이 있으니 그 어떤 종이 지구를 정복하려 했다고 설정했어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아가 사고력과 지식(정보)가 있다면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그것이 기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압도적인 수로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쥐들에 대항하여 인간들 및 고양이 등이 모여서 대책회의를 한다.

위기상황에서의 인간군상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었는데,, 읽으면서도 뜨끔했다.


결국 대표는 무력으로 다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장군이 선출되었다.

인간이 이렇게 바뀌기 힘든 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발발하는 이상기후와 잦은 질병들로 지구는 그리고 다른 종들은 인간들에게 지속적인 사인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경각심을 갖고 타 종들과의 조화를, 지구라는 행성의 안전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책이다.




사실... 고양이가 다스렸어도 이 세상은 더 나았으리라... 왠지 그런 씁쓸한 생각이 든다. 적어도 고양이는 스스로를 멸망시킬 무기를 개발하는 것에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허비하지는 않을테니까 말이다. 고양이 바스테트가 써내려간 위대한 모험사... 인간의 역사로, 인간의 승리의 역사로 기록되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나탈리를 이용해서 바스테트는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아마 그것이 <행성>일 것이다. 거대한 고양이 대 서사극이다.



얼핏 보기에 <행성>은 고양이의 대표격인 바스테트와 쥐의 대표격인 티무르의 전쟁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나온 쥐 티무르는 바로 인간에 의해 희생당한 동물의 대표격이다. 인간에 의해 죽임을 당한 동물들이 하물며 실험쥐뿐이랴... 먹기위해 기르는 닭, 소, 양 부터 실험을 위해 하루 하루 살아가는 개, 원숭이, 토끼 같은 동물도 있고, 지렁이, 초파리 등 각종 작은 벌레들은 연구실에서 수도 없이 죽어간다. 아마 쥐의 대왕 티무르는 이 모든 희생당한 생명들의 대표격일 것이다. 그들의 고통은 행성을 날려버리고, 인간들을 모조리 멸망시키고도 남을 분노에 버금갔다.



티무르가 마지막에 고양이 바스테트에게 요구했던 그것...바로 그 분노... 자신이 고통당한 만큼 너도 견딜 수 있나..시험을 당해보라는 것...왠지 고양이 바스테트에게서 예수의 느낌이 나는 것은 왜 일까? 인간에 대한 속죄의식... 그 의식은 고통이 기반이 되어야한다. 그리고 그 의식은 고통을 준 가해자가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가해자를 대속하는 대속자가 받는다. 고양이 바스테트는 인간의 대속자였다.



삶에의 의지를 상실한 인간들은 죽음을 예감하고 마약에 빠져든다. 마약은 일시적으로 도파민을 분비하게 하여 삶의 고통을 잊게하지만 그 효과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더 강한 자극을 위해서는 더 강한 약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약물의 효과가 멈춘다면 고통은 그 전과 다르다. 참을 수 없는 지독한 고통이 몰려올 뿐이다. 인간들은 고양이 바스테트에 비하여 너무도 연약하고 연약했다. 위대한 고양이 바스테트... 그는 기지를 발휘한다. 하지만 스파이 폴을 이용한 교란작전은 엉뚱한 쪽으로 작용해서 오히여 티무르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게 되고, 티무르는 바스테트에게 억지스럽고도 고통스런 제안을 한다.



<행성>은 정말로 극적이다. 그리고 여기서 등장하는 인간이라는 족속은 영원히 이해불가다. 결국 고양이 바스테트는 자신의 역사를 기록하기로 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하지만 그 승자가 인간이 아니라면? 어찌 기록을 할 것인가... 바스테트는 집사의 도움으로 역사를 쓰기로 한다. 그리하여 위대한 고양이 바스테트의 상이 뉴욕 한복판에 세워질 것이다.



바스테트가 인간이 개발한 제 3의 눈을 통해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왠지 판에 박힌 지식 그 자체만은 아니었을 것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위대한 여정을 막대한 희생을 감수해내면서 치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식너머의 그 무엇... 앞으로 인간은 바로 그것을 배워야하지 않을까? 바스테트의 길을 다시 되짚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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