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도시 - 뉴욕의 예술가들에게서 찾은 혼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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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라는 곳에는 외로움과 고독이 함께 공존한다.
많은 군중들 속에서 때론 거리감이 가까와지는 것 보단 익명성으로 지나치는 것을 편애하기도 한다.
수많은 빌딩,사람들 그리고 그 편리함속에 때론 너무 멀어서 외롭기도 하지만 그 외로움이 안도함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때론 어딘가에 숨고 싶은 운둔함으로 웹의 세상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올리비아 랭이 전하는 에드워드 호퍼. 앤디 워홀, 데이비드 워나로워츠, 헨리 다거등 19세기부터 21세기를 살다간 그들의사회와 단절되어 작품을 쏟을 수 있었던 예술가들을 통해 도시의 외로움을 이야기 한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보면 도시의 고독감과 외로움을 잘 표현한다. 앤디 워홀은 성소수자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부터 학창시절 내향적인 그의 성격들로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었던 이야기가 단절감으로 결국 그는 아이러니 하게도 자신의 단절감을 실크스크린 대량 복제화하여 더욱 유명해지고 자신의 결함들이 더욱 유명해지는 계기도 된다.

데이비드 워나로로워츠 ,헨디 다거, 장 미셀 바스키아 역시 사회에서 동성애자이자 태어남 부터 아웃사이더 계층으로 자라게 된다.

결국 이들이 주는 작품들은 고립되어 있던 속에서 자신들의 정체성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었던 하나의 연결고리로서 다시 사회에 컨텍되어지게 된다.

살아오면서 언젠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고 막역한 친구를 얻고 싶은 때가 있었는데, 함께 있을 사람을 한 명도 얻지 못했다.
그러니까 내가 가장 혼자 있기 싫다고 느낀 바로 그 순간 나는정말로 혼자였다. 그런데 내가 혼자인 게 더 낫고, 자기 고민을털어놓는 사람을 곁에 두지 않는 게 낫겠다고 판단하는 순간,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이 나를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나 자신의 의지로 외톨이가 되자마자 추종자‘라 할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 P200

뉴욕을 그린 호퍼의 그림 가운데 가장 친절한 작품에도 이런긴장감은 존재한다. 눈을 더 즐겁게 하는, 그래서 더 차분한 종류의 고독을 보여주는 작품들에도 긴장감은 있다. 예를 들면 <도시의 아침(Morning in a City)에는 수건 한 장만 들고 느긋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창가에 서 있는 누드의 여인이 등장하는데, 그녀의 몸은라벤더 색과 장밋빛, 연녹색 점들로 구성되어 있다. 분위기는 평화롭지만, 그림 아래 왼쪽에서 아주 희미한 불편함의 진동이 감지된다. 아침 하늘의 햇빛에 연분홍으로 물든 창틀 너머로 보이는 건물. - P134

이런 걱정은 불길한 분위기를 풍기는 밤의 창문들Night Windows)에서 만개하여 예리한 불안감으로 나타난다. 그림은 구멍 세 개,
길쭉하게 나 있는 틈 세 개로 불 켜진 방이 보이는 어떤 건물의상층부를 중심으로 한다. 첫 번째 창문에서는 커튼이 위쪽으로날려 올라가고 있고, 두 번째 창문에서는 분홍색 속옷을 입은 여자가 녹색 카펫 위로 몸을 굽히고 있는데, 굽은 등이 팽팽하게긴장해 있다. 세 번째 창문에는 등불 하나가 여러 겹의 천을 통해 빛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꽃의 벽처럼 보인다.
그림의 시점은 어쩐지 어색하다. 명백히 위쪽에서 내려다보는시점이기 때문이다. 감상자의 눈에는 천장이 아니라 마룻바닥이보인다. 그런데 창문들은 적어도 2층 이상의 것이므로, 감상자는다들 공중에 매달린 위치에 있게 된다. 이보다 더 그럴듯하게 대답하려면 엘리베이터 창문에서 힐끔 훔쳐봤다고 하면 된다. 호퍼는 밤중에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들고 엘리베이터 타기를 좋아했다. 타고 가는 동안 그는 순간순간의 밝음을 찾아, 마음의 눈 - P135

고독이 반드시 누구를 만남으로써 치유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두 가지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자신을 친구로 여기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개인으로서의 우리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는 많은 것들이 실제로는 스티그마와 배제라는 더 큰 힘이 낳은 결과임을, 그래서 저항할 수있고 저항해야 하는 대상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고독은 사적인 것이면서도 정치적인 것이기도 하다. 고독은집단적이다. 그것은 하나의 도시다. 그 속에 거주하는 방법을 말하자면, 규칙도 없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다만 개인적인 행복의 추구가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지는 의무를 짓밟지도 면제해주지도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뿐이다. 우리는상처가 켜켜이 쌓인 이곳, 너무나 자주 지옥의 모습을 보이는 물리적이고 일시적인 천국을 함께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다정함을 잃지 않는 것, 서로 연대하는 것, 깨어 있고 열려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앞에 존재했던 것들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감정을 위한 시간이 영영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기때문이다. - P323

치유 또는 고독 · 상실과 친해지기, 또는 가까운 관계 속에서발생한 피해, 즉 사람들이 서로 뒤엉킬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받게되는 상처와의 화해가 오브제를 매개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다. 우습게 느껴지지만, 생각할수록 그것은 더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저마다 연결의 필요를 나타내기위한 방식으로서, 아니면 연결에 대한 공포를 나타내는 방식으로서 예술이든 예술 비슷한 것이든 오브제를 만든다. 수치나 슬픔과 화해하기 위해서도 오브제를 만든다. 자신들의 껍질을 벗기 위해, 흉터를 살펴보기 위해 오브제를 만들고, 억압에 저항하기 위해, 그들이 더 자유롭게 움직일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도 오브제를 만든다. 예술에 반드시 치유 기능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아름답거나 도덕적이어야 할 의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기는 해도 수선을 지향하여 움직이는 예술이 있다. 워나로위츠가 꿰매 붙인 빵덩이처럼, 격리와 연결 사이의 연약한 공간을 가로지르는 동작들이 있다.
앤디 워홀도 생애 마지막 5년 동안 스티치 작업을 했다. 사진이미지를 기워 붙이는 기법을 써서 유기체적이고 소박한 스타일의 한정판 오리지널 작품을 309개 만든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가장 아름다운 것 중 하나는 그의 친구 장-미셸 바스키아의 흑백사진 아홉 장을 패치워크식으로 이어붙인 작품이다. 그 사진은 재봉틀로 박음질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약간 불완전해졌다. - P220

〈칼날 가까이가 출판된 지 아직 얼마 안 된 때였으므로, 대화가 끝날 무렵 골딘은 워나로위츠에게 그의 작품에서 가장 이루고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나는 사람들이 소외감을 덜 느끼게 하고 싶어. 나에게 제일 의미 있는 건 그거야." 30 그가 말한다.
이 책 내용 가운데 일부는 오랜 세월 동안 내가 다른 행성에서왔다고 믿으며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데서 느낀 고통이라고 생각해 "1분 뒤, 그는 덧붙인다. "우리는 서로가 소외감을 덜 느끼게해줄 만큼 충분히 열려 있음으로써 모두가 서로에게 영향을 줄수 있어."
이 말은 내가 그의 작품에서 느끼는 것을 정확하게 요약한다.
내가 느끼던 고립감을 그처럼 잘 치유해준 것은 날것 그대로인그의 표현과 약한 면이었다. 즉 실패나 슬픔을 기꺼이 인정하려는 태도, 자신이 접촉되기를 허용하는 태도, 욕망과 분노와 고통을 인정하고, 감정적으로 살아 있음을 인정하려는 태도가 나를치유해주었다. 그의 자기 노출은 그 자체로 고독을 치유하는 방법이었고, 자신의 감정이나 욕망이 유달리 수치스럽다고 믿을패 받는 차별감을 해소해준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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