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부터 줄리언 반스와 플로베르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책에 각자 푹 빠졌다가 돌아와 각자의 탐험기를 공유했었잖아요. 서로 추천하고, 읽고, 좋았던부분을 정리해서 주고받았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그시간이 특히 즐거웠던 이유는, 분명 같은 책을 읽었지만 각자의 책이 되어버렸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팀장님과 제가 줄 친 부분은 달라도 달라도 그렇게나 다를 수 없었으니까요. 누가 보면 완전히 다른 책을 발췌한 줄알았을 거예요. 그토록 다른 밑줄 취향을 뽐내면서도 우리대화는 한결같았잖아요. -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