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쳐서 피 났을 때 입김보다는 충분한 소독과 적당한약이 더 좋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의 입김이 서리지 않은 집에서도 컬러텔레비전과 냉장고 속에 먹을 것만 있다면 허전한 걸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져가고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아이는 처음부터 입김이 주는 살아 있는 평화를 모르는 아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입김이란 곧 살아 있는 표시인 숨결이고, 사랑이 아닐까? 싸우지 않고 미워하지 않고 심심해하지 않는 게 평화가 아니라 그런 일이 입김 속에서, 즉
사랑속애서 될 수 있는대로 활발하게 일어나는게 평화가 아닐는지. - P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