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갈때마다 나는 바닷가 바위위에 앉아 하염없이 부딪히는 파도와 밀물 썰물을 보곤 했다.그리고 나면 한순간 머리 아픔이 사라진다.마치 요술봉을 휘두른것 차럼 마법을 부린다.
이책은 그런 이야기들이다.저자는 극심한 우울증 극복을 위해 산책을 나가거나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면서 일상을 이야기 한다.동식물 광물 지질학을 연구하는 박물학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에마 미첼은 전문적인 정보도 알려 주기도 하고 이해하기 쉽게 일러스트 사진들을 잘 꾸며놓은 자연 생태집이라고 할까.
책을 읽으면서 해변을 스케치하는 장면에서 어릴적 그곳들로 먹먹해지는 느낌도 들었다.
낙엽의 곰팡이 냄새와 블루벨의 은은한 향기가 느껴진다.햇살이 목덜미를 데워준다.수플속의 소형 포유동물들이 분주하게 바스락대는 소리와 머리위의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온다.168p
건조된 풀밭의 향긋한 냄새,벼랑에 핀 아르메리아꽃의 은은한 분홍빛,작은 물고기들의 움직임,파도에 깍여 속이 빈바위 구멍에 고인 바닷물, 말라붙어가는 해초의 톡 쏘는 내음,손바닥에 에메랄드처럼 소중하게 쥐여있던 조그만 초록빛 오각불가사리. 말로스 해변과 할아버지의 정원에서 자연과 처음 만나 느낀 강렬한 기쁨을 거듭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나를 계속 살게 해주었다.233p
먹이를 찾는 따개비와 바위구멍에 숨은 작은 물고기를 다시 만나면서 펨브로크셔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되짚어보았고, 웨일즈 서부해안으로의 여해은 마음에 치유력을 발휘하고,지난 가을이후 처음으로 나는 행복한 기분을 느낀다.23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