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 -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 지음, 호원숙 그림 / 열림원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봄에는 이불 속의 등 따순 맛에 벌떡 일어나기가 귀찮다가도 식물들의 웅성거림이 들리는 듯한 느낌 때문에 이부자리를 박찼던것 같다.밖에 나가 나날이 부드러웠지만 공기와 흙의 감촉을 즐기며 마당을 어슬렁거리노라면 속에서 아직 움트기 전의 식물들이 부산하게 웅성대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그한 느낌은 마음을 두드리기도 하고 무슨 영감처럼 소리 없이 깜짝 놀라게도 한다. 20p
이슬에 젖은 풋풋한 흙냄새를 맡으며 흙을 주무르고 있으면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행복과 평화를 맛보게 된다.26p

새로 지은 밥을 강 된장과 함께 부드럽게 찐 호박잎에 싸 먹으면 마침내 그리움의 끝에 도달한 것처럼 흐뭇하고 나른해진다.그 까짓 맛이라는 것, 고작 혀끝에 불과 한것이 이리도 집요한 그리움을 지니고 있을 줄이야.1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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