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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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20대 중반 정도까지의 미혼 여성을 일반적으로 일컫는 ''여자애''를 영어로 그대로 쓴 말.
오쿠다 히데오의 발랄한 문체를 느낄 수 있는 cool한 여자들의 이야기...''걸''

여자들은 결혼을 해도 안해도 골치 아프다...자기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부러움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항상 존재하니까...

나이 서른을 넘긴 싱글들은 참 애매하다. 결혼을 한 아줌마도 아닌데 더 이상 20대의 발랄함과 청순함은 찾을 수 없고, 노련함과 성숙미를 특별히 더 찾아주는 현실도 아니다.

고급 상표의 옷을 사입고 화려한 색조의 화장을 해보아도 사회의 곳곳에서 밀려나는듯한 쓸쓸함...경제적으로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에서 겪는 불안함...평범한 여자의 행복이라는 말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집안에 눌러 앉기를 바라는 사회...

이 책 속엔 이 모든 상황이 들어 있다. 그렇지만 우울하거나 비관적이지 않은 긍정적인 결말을 유도해 내는 작가 덕분에 기분이 상큼해 진다.

싱글들...주부들...힘내서 나 자신을 사랑해 봅시다...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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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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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이, 녹차...중에서>

이모는 독신 생활이 자유롭고 편하기는 한데, 한 가지 곤란한 일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가출할 수 없다는 것. "내가 가출을 해봐, 그건 절대 가출일 수 없잖아. 돌아오면 여행인거고, 돌아오지 않으면 이사잖아."

그 시절에 아무런 추억이 없다고 해도 듣는것 만으로도 괜시리 아련한 기분이 드는 말...여고시절...
이 책은 여고의 한 교실 안에서 생활하는 소녀들의 이야기이다.

전철 안에서 겪은 성추행을 통해 동성에 대한 야릇한 호기심을 갖게 된 소녀,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 친구와의 놓치기 싫은 우정, 엄마와 유난히 다정한 관계를 유지하며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지만 왠지 냉소적인 시선의 소녀, 체형에 대한 불만으로 사회에 대해 언제 터트릴지 모르는 폭탄을 간직한 소녀, 정신보다 너무 빨리 성숙한 육체로 비뚤어진 삶을 살고 있는 소녀...등등 사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그려져 있다. 괴로워도 슬퍼도 따분해도 여고 시절은 흘러 간다. 기억하기 싫다고 해도, 기억하고 싶다고 해도... 언젠가는 더 이상 기억할 수 없는 시절이 오게 된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책이 좋다. 딱히 어쩌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흐르듯이 표현되고 연상되어지는 이야기들...

내게 잡힐듯 하면서 잡히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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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오현종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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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미미...26세...
그 유명한 스파이의 대명사 007도 한번에 뻑간 섹시한 몸매의 소유자...인것은
솔직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고...
어쨌든 튼튼한 육체와 끈질긴 지구력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방송국 퀴즈쇼에서 받은 상금으로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007과 뜨거운
사랑을 불태우며 나름대로 '슈퍼 스파이 가족'의 환상을 꿈꾸던 나는 돌연 임무를
위해 떠난 007에게 버림 받은 것을 알게 된다.
난 투잡에 쓰리잡으로 피같은 머니를 마련하여 심부름 센터에 007의 상관인 M이
머무르는 사무실을 찾아줄것을 의뢰한다.
심부름 센터의 소장은 그러지말고 간단하게 007의 다리 하나를 못쓰게 만드는것이
어떻겠냐고 나의 의향을 떠보지만 그렇게 쉽게 일을 처리할 수는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007 못지않은 두뇌와 행동성을 갖추고 있는 내가 어째서 단지 '본드걸'로 반짝하다
사라져야 하는지 도대체 용납할 수가 없다. 이건 단지 007에 대한 복수심만이 아닌
여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본다...나는...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된 M...
냉혹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M의 눈밫에서 순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혹은 스스로
무너지고 싶어하는'듯한 빈틈같은 것을 본것은 나의 착각일까?

역시나 평소에 키워놓은 건강함으로 무사히 훈련을 마친 나는 드디어 24세의 '오란실'
이란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난다...또는 013이란 암호명으로 불리우는...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손에 피를 묻히는 경험도 하게 된다.
과연 나는 본드걸이 아닌 진정한 스파이 013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그녀는 점차 자신이 어둠을, 죽음을 느끼는 순간의 떨리는 가슴으로 살아 있음을 더욱
강하게 느끼는 진정한 스파이로 거듭남을 깨닫는다.
그렇지만 살인면허까지 받은 강한 모습보다는 모성애적인 사랑으로 모든것을 감싸안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더욱 커다랗게 다가온다.

'오현종'이라는 이름과 미니 스커트 아래로 쭉 길게 뻗어 내려온 다리 그림을 보고...
남자들의 마초적인 성향이 보이는 가벼운 내용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책날개에 들어있는 작가분의 사진을 보고는 한번 의외다...라고 느꼈고
읽어 내려갈수록 가볍지만은 않고, 그러면서 술술 읽히는 재미도 있는 내용으로
또 한번 의외다..라는 생각을 했다.

제목과 표지만으로 좀 유치하겠다...는 생각을 하신 분들도 나름의 매력을 느끼실것 같다.
복잡하고 어려운 책보다 쉽고 재미도 있는 책이 생각거리는 더 많이 준다고 평소에
생각하는 레인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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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11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잡하고 어려운 책보다 쉽고 재미도 있는 책이 생걱거리는 더 많이 준다고,

동감입니다^^
 
평생 잊지 못할 한 구절 - 명사 28명이 소개하는 '내 인생의 시와 문장들'
신경림.김명곤.장영희.최영미 외 지음 / 예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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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TV프로인 <낭독의 발견>을 통해 방송 되었던 유명인사들의 기억속에 평생 잊지 못할 한구절중 몇편을 엮은 모음집이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시 한편, 글 한줄은 삶을 돌아보게 하고, 상처를 보듬어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마 책읽기를 좋아하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이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 한구절이 유난히 가슴 깊이 와닿는 순간이 있다.

그 구절은 대부분의 사람이 감동 받는 구절일 수도 있고, 유독 나만을 위한 글처럼 내게만 감동일 수도 있다. 슬플땐 밝은 분위기의 책을 읽어야만 기분이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 (현실속의 사람이 아니더라도) 세상에 한 명은 더 있구나...그래 최소한 이 작가는 내 기분을 이해할 수 있겠구나...하는 느낌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곤 한다.

책의 제목처럼 ''평생 잊지 못할'' 구절을 만나는 것도 쉽지는 않다. 내 삶의 이정표가 되어 주는 대목이 있다는 것은 참 멋지기는 하지만, 나 역시 아직 어느 한 구절을 꼭 집어내기는 어렵다. 그저 한 권, 한 권 읽어 갈수록 세상의 모든 책이 좋아질 뿐이다. 앞으로도 내 곁에서 어느 친구 못지 않은 다정한 눈길로 날 지켜봐 주기를 부탁하고 싶은 상대는 바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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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 양장본
마크 해던 지음, 유은영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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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도 각자가 느끼는 감정이 다른건 정말 그때그때 다른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일것 같다.

이 책은 열다섯살의 자폐증을 앓고 있는 소년 크리스토퍼가 쓴 책이라는 설정으로 그려진다. 탐정 소설을 좋아하고(특히, 셜록 홈즈) 일정한 규칙속에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며, 거짓말은 못하지만 ''하얀 거짓말''은 할 줄 아는...여기서 하얀 거짓말이란 사실을 이야기 하기는 하지만 ''모든'' 사실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자폐증이긴 한데, 나름대로 융통성 있는 자폐증(?) 이라고 해야 하나? 아마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완고한 고집의 자폐였다면 스토리상 엄마를 찾아서 혼자서 먼 길을, 새로운 낯선 길을 찾아 떠나지는 못했을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크리스토퍼의 건너편에 살고 있는 시어즈 부인의 개 ''웰링턴''을 죽인 범인을 크리스토퍼가 찾아 나서게 되면서 시작 한다.

크리스토퍼는 수학을 좋아하는데, 그것은 그 끝에 항상 정답이 있어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은 수학과 같지 않은것...언제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웰링턴을 죽인 범인이 밝혀지면서 크리스토퍼는 커다란 일을 결심하게 되는데...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주인공인 크리스토퍼 보다도 그의 아버지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었다.

자폐아를 키우면서 아내는 떠나 버리고...여러가지 힘든 일을 혼자서 겪어야 하는 아버지...

그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장애는...본인도 힘들지만 그 곁에서 지켜보고 돌봐야 하는 가족들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이다. 요즘 이런 내용의 영화도 나왔는데...꼭 봐야지...

크리스토퍼가 세상을 바라보는 식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한 장면씩 자세하게 설명되어져 있어 눈에 보이는듯 하고, 다른 감정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독자들은 객관적인 느낌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것 같다. 그리고, 난 크리스토퍼와 같은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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