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책방 1 - 그, 사랑을 만나다
마쓰히사 아쓰시 지음, 조양욱 옮김 / 예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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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물두살의 '사토시'는 매사에 의욕적인것과는 거리감이 있는 청년이다. 남들이 다 간다는 이유로 대학에 들어갔고 현재는 취직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세상도 그의 의욕없음을 아는지 섣불리 그를 채용해 주는 회사가 나타나지 않는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막 편의점의 잡지를 집으려는 순간 느닷없이 나타난 한 겨울의 알로하 셔츠 바람 남자...무슨 바닷가 휴양지도 아닌데 이 남자는 무릎이 훤히 드러나는 반바지, 맨발에 샌들 차림새로 사토시에게 말을 걸어 온다.

직감적으로 이상한 남자라는 생각에 무시하려고 했지만 그 남자가 팔을 잡고 미소를 짓는 순간에 사토시는 기절해 버리고 만다.

꿈인줄 알고 꾸는 이상한 경험을 하면서 깨어난 사토시는 그곳이 바로 '천국'이라는 믿을 수 없는 설명을 듣게 된다. (P22) 인간이 말하는 현세에서의 수명은 정확하게 '1백세'로 설정되어 있다. 이것이 참된 의미의 '천수(天壽)라고 했다. 그러나 물론 누구나 백 살까지 살 수 있는게 아니다. 스무 살에 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든 살에 죽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남은 천수를 채우는 곳이 바로 이곳 '천국'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황당하게도 사토시는 죽은것이 아니라 '천국의 책방'이라는 곳의 주인인 알로하 셔츠 남자의 휴가 기간 동안 책방에서 '점장대리' 역할을 하기 위해 잠시 불려온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사토시는 의외로 천국에 잠시 알바생으로 다니러 온 자신의 위치에 잘 적응해 간다. 잘먹고 잘자고 열심히 일하던 중...책방 손님인 꼬마의 부탁으로 책을 읽어주게 되는데 기막히게도 모두들 사토시가 책 읽는 소리에 푹 빠져 드는 것이다.

의욕없는 청년인 사토시에게도 그런 재주가 있었다니, 본인 스스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사람들은 사토시의 낭독을 듣는 동안에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다시 찾아온것 같은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고 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책방을 찾게 되는데...

책을 살 수도 있고, 공짜로 읽을 수도 있는데다가 심지어는 읽어주는 서비스까지... 누구나가 꿈꾸는 책방의 이미지 같다.

짧은 내용속에 누구나 꿈꿔 보았던 일...먼저 떠나간 사랑했던 사람을 단 한번만이라도 다시 볼 수 있다면...하는 환상이 이루어지는 행복과 사랑에 대한 믿음이 들어 있어 읽는이로 하여금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책이 너무나 얇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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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2007-04-0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로하 셔츠 맘에 들 거 같아요. ^^;;
아, 천국의 책방에서 알바... 정말 꿈이네요. 게다가 떠나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근데 책이 얇아요? 1이라고 써진 거 보면 2도 있을 듯 한데... ^^;;
암튼 재밌겠어요.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
에이단 체임버스 지음, 고정아 옮김 / 생각과느낌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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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단 체임버스'는 교육의 현장에서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글을 쓰고, 청소년 문학에 많은 공헌을 한 인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소개되기는 이 책이 처음이지만 그의 작품 중 '댄스시리즈'로 불리는 작품들은 청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시기의 심리가 잘 드러나 있는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는 누구나 청소년기를 거치게 되어 있다. 그 시절의 순수한 마음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이성에 대한 호기심 등으로 느낄 수 있는 흥분과 불안을 예민하게 받아 들이기에 충분한 조건이 된다.
순수하다는건 뭘까? 때묻지 않은 마음? 모든것의 장점만 보게 되는것? 어려서는 당연히 좋은
의미이겠지만 어른이 된 후에는 꼭 좋게만 받아들일 수 없는 칭찬 같은것?

나 자신이 순수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이미 어른의 세계에 물이 많이 든 사람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의 주인공인 '핼'처럼 자신이 더이상 순수하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한다.
동성에 관한 끌림 만으로도...

가족이 런던으로 이사온지 막 17개월쯤 지난 어느 밝고 화창한 화요일 아침 11시.
'헨리 스펄링 로빈슨'은 엄마의 잔소리를 벗어나 단지 '생각할'수 있는 장소를 찾아 바다를 향했다.

친구인 스파이크의 4미터짜리 소형 요트를 무단으로 빌려서 무조건 바다로 나간 것이다.
그가 바다에서 다룰줄 아는것은 모래 사장의 비치쿠션 정도가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당연하겠지만 느닷없는 강풍을 만나 배가 뒤집히고 그로인해 어려서부터 고민하던 성정체성을 더욱 확실히 확인 시켜줄만한 단짝 친구,'배리'를 만나게 된다.

배리와 핼의 49일간의 사랑? 우정?은 배리가 오토바이 사고로 죽음을 맞으며 끝나게 되는데...
핼은 자신의 입장, 마음속의 생각들을 표현해 내는 수단으로 단편을 쓰는데, 그 내용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언어에 대한 놀라움에 관한 부분...언어가 결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줄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작가의 생각과 한 청소년이 자신의 문제만이 아닌 부모에 대한 염려와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닫는 부분이 참 좋았다.주인공의 생각에 더없이 가깝게 다가갔던것 같은 기분이 드는 문장들이다.

청소년만이 아니라 우린 죽는 날까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고, 자신에 대해 끝없이 정리해
보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내가 청소년기에 이런 책을 읽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다.
요즘은 아이들이 참 부러워 진다...갈수록...참 많은것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아닌가...
이 책을 비롯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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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만든 사람들
살바도르 플라센시아 지음, 송은주 옮김 / 이레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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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최초의 오리가미 외과의사인 안토니오가 종이를 오리고 붙여서 여자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종이에 수없이 베인 상처로 그의 손은 너덜너덜해지고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는 그의 발아래 고여있다.  쓰러진 그의 가물거리는 시야로 벌떡 일어나 걸어나가는 여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살바도르 플라센시아'는 요즘 주목 받고 있는 작가라고 하는데...그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설이, 아니 새로운 책 한권이 나타났다. 구멍이 뚫리고, 검은 칠로 가려지고 심지어는 중간에서 잘린듯한...파본이 아니고서는 이제껏 구경할 수 없었던... 그 모든 기괴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정체를 의심함에 앞서... 새롭다, 따뜻하다, 사랑스럽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이 가진 수많은 매력 중에서 어설픈 내가 찾아낸 작은 부분의 힘일 것이다.

자신의 야뇨증 때문에 아내가 떠났다고 생각하는 '페데리코 데 라페'는 어린 딸 '꼬마 메르세드' 를 데리고 꽃을 기르는 마을인 '엘몬테'로 오게 되는데 그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과 '토성'의 독재에 맞서 싸우는 영웅적인 지도자의 모습외에 불로만 달랠 수 있는 영원한 슬픔을 가진 고독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실패자이기도 하다.

이 책의 작가이기도 하면서 책속의 '토성'이기도 한 '살바도르 플라센시아'와 '페데리코 데 라페'는 어쩌면 같은 아픔을 가졌기 때문에 서로 적이라기 보다는 동지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는것 같다.

작가와 책속의 등장인물들...등장인물과 독자...독자와 작가...그리고 우리의 인생사들 까지 이 모든것을 이야기하고 있는것 같은 이 책...

종이는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약한 존재이지만 어느 칼날 보다도 깊고 아픈 상처를 낼 수 있다. 누구에겐가는 즐거움이지만 누구에겐가는 아픔일 수 있다. 누군가 나를 보고 있는것은 불편하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는것은 차라리 슬픔이다...

아마 읽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이 책은...

도대체가 요즘 책은 겉모습도 너무 예쁘다. 큼직한 사이즈에 묵직한 무게감...흰색 붉은색...연두색까지...과연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책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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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2007-03-2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무척 흥미로운 리뷰네요. ^^ 관심이 마구 가는 책이에요. ^^
 
바다의 풍경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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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타니 겐지로의 책은 '손과 눈과 소리와'를 읽은게 전부이지만  가슴속 깊이 여운이 남는 글이었던 기억이 있다.
본인 스스로가 17년간이나 교직에 머물렀었던 경험이 있는만큼 그의 책 속엔 교사와 아이들, 순수하고 무언가를 지키려 애쓰는 사람들의 고집스러운 열정이 들어 있는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처지와 딱 들어맞는 이야기를 접하는 순간에 '아, 이거구나...' 하는 감동이 오곤 할 것이다.
내게 이 책이 그랬다면 좀 억지일까?

현재 고3인 '오키시마 소키치'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었지만 누구보다도 올곧은 모습으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가 두 달 동안이나 등교거부를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뼛속까지 어부였던 아버지가 갑자기 고기잡는 일을 포기하면서까지 하고자 했던 일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은 의혹 때문이다.
물론 그 사실을 모르는 누나와 선생님들의 추궁을 받게 되지만...

책을 읽으면서 좀 과장되었더라도 일본의 교사와 학생들의 거칠지만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토론 방식이나 나이를 떠나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 같은것에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과연 우리 나라에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딱 그만한 나이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써 현재의 교육 현장의 실태를 깊이 파헤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선생님이나 부모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기나 할런지 의문이다.
잠자고 먹는것 외에 끝없이 '공부'라는 단어 외에 아이들의 귀에 들려줄 말이 없는듯 행동하는 우리의 현실...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이 책 [바다의 풍경]은 참 의미있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한편으로는 가족의 해체, 등교거부, 문란한 생활들이 보여지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자연과 더불어 자라는 아이들, 신중하게 자신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풀어내고, 타인의 아픔을 끌어 안아줄줄 아는 의젓함에 대견스럽기도 하고, 그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으로 나 역시 끼어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풍경들...
주인공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오지만 모두들 사랑스럽다.
가족 문제, 환경 문제, 교육 문제등을 한꺼번에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 아이들에게도 꼭 읽히고 싶고 주위에 계신 선생님들께도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사람은 저마다 좋아하는게 다르니까, 차별하는게 아니라 구별하는 거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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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연애론
로렌 헨더슨 지음, 변용란 옮김 / 예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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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연애 지침서들...
제목부터 마음을 사로잡는 그런 책들에 수줍은 젊은 싱글남녀들은 얼마나 많은 기대를 하는지...과연, 그 가르침을 따라서 성공적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은 커플은 얼마나 될것인가?

연애 지침서를 통해 연애술을 배운다는것은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인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단지 제인 오스틴이라는 이름과 표지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구입을 하고서도 책장 위에 꽂혀 있기를 몇개월...드디어 책을 집어들고 난 완전 반했다.

당신이 이제 막 사랑에 눈 뜬 사람이건, 이제까지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어~하며 새로운 사랑, 진실한 사랑을 찾는 사람이건, 이미 커플이 되어 안정적인 그러나, 조금은 지루해진 일상을 보내는 사람이건 누구나 이 책 속에서 편안한 안정과 사랑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려면 최소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두세권쯤 읽었어야 하는거 아닐까? 하는 걱정은 할 필요도 없다. ''로렌 헨더슨''은 참 친절하게도 너무나 세심하게 그런 불편이 없도록 조목조목 한 대목씩 예를 들어 설명 해주고, 시대를 초월하여 현대에서의 사례까지 들어 가면서 나에게 딱 맞는 훌륭한 배우자를 선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작가는 우리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과 같은 책들을 통해 우리들 자신의 행동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잘못된 행동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의 믿음대로 제인 오스틴의 소설속엔 남녀 문제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평생을 살아 가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진실한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진실한 마음으로 연애를 하고, 사랑을 완성해 가정을 이루어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싱글분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어떤 짜릿한 로맨스보다 재밌고, 유명한 자기 계발서만큼 유용한..
내겐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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