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를 찾아서 1 - S. 모건스턴의 진정한 사랑과 놀라운 모험에 관한 환상적인 이야기
윌리엄 골드만 지음, 신현철 옮김 / 문학세계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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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래전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보았던 <프린세스 브라이드>

황당하면서도 낭만적인 이야기 진행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공주를 찾아서>란 책이 눈에 띄어 책장을 펼쳤다가

'버터컵 공주'라는 여주인공 이름에 그 옛날의 기억이 순식간에 되살아났다.

들뜬 마음으로 책을 빌려와 신나게 읽었다.

너무나 재미있는 책이다.

책의 구성 또한 아주 독특하다.

다 읽고 나서 완전히 작가에게 농락(?)당한 배신감마저 느겼지만,

그럴 만큼 대단한 작가의 대단한 이야기이다.

한 순간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소설이다.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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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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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늘 새벽 4시까지 이 책을 읽었다.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고나 할까..

어떻게 이 책 속의 세상이 무너질지 그 불안함과

어떻게 구원받을 수나 있을지 그 실낱 같은 희망 때문에...

조금은 안도하고 책장을 덮고 누웠지만, 아침에 나를 깨운 건 악몽이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이 책 속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

눈먼 자들의 도시의 일인이 되는...

 

사실, 이 책을 서가에서 본 것은 정말 오래 전이다.

제목이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제목 자체가 깊고 복잡한 은유라고 생각했었다.

주제 사라마구라는 작가 또한 낯설었고 ..

왠지 푸코 스타일의 작품일 거란 생각에 그저 책 등만 구경한 게 몇 년이었다.

그런데, 진짜 제목 그대로 순수한 '눈먼 자들의 도시' 이야기일 줄이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눈이 먼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단순하고도 황당한 상상에서부터 시작한  이 이야기는

그 안의 오직 한 사람, 눈이 멀지 않은 한 여인을 통해

보지 못하는 자의 불안보다 보는 자의 고통이 훨씬 더 깊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결국, 이 이야기는 삶과 인간, 영혼과 양심, 인간의 지식에 대한

거대한 은유가 된다.

우리가 너무나 익숙히 알고 있는 세상 전체가

눈 감은 상태에선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

그리고, 그 세상이 우리 자신의 영혼조차 그 바닥까지 뒤엎어 버린다는 것..

 

이야기가 끝날 때 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눈먼 자들이 사는 도시에 대한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사는 도시는 모두 '눈멀었다'는 현실의 이야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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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특별한 악마 - PASSION
히메노 가오루코 지음, 양윤옥 옮김 / 아우름(Aurum)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첫장의 첫 문장부터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아니, 섹시 코드에 질려버린 여성들을 위한 소설이라더니,

처음부터 이 무슨 노골적인 대사들로 가득 찬 정사 장면이란 말인가?

거기다, "너는 어떤 남자에게서도 사랑받지 못해.

진짜로 진짜로 아무 짝에도 못쓸, 몹쓸 여자야. "하고  독설을 퍼붓는 것은

더욱 충격적이게도 여주인공의 허벅지 사이 깊은 곳에 자리잡은 종기...

그것도 사람 얼굴 모양으로 잔인하고 냉혹한 눈빛을 쏘아대는 인면창이다.

 

수녀원에서 자라 거기서 몸에 밴 계율을 지키며 검소하고 조용하게 살아온,

그래서 이름도 없이, 아씨시의 성자 '프란체스코'로 불릴 만큼 정숙한 그녀를

완전히 여자로서 몹쓸 물건이라고 비웃는 인면창 '고가 씨'는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여성들 마음 깊이 자리잡은

'섹시함에 대한 강박 관념'일 것이다.

내가 청소년기를 보냈던 10여년 전만 해도

'섹시하다'는 말은 연예인들에게나 써먹는 말이었지,

평범한 사람들에겐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불쾌한 금지어였다.

말 그대로 '색기를 풍긴다. '라는 뜻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 단어 만한 칭찬도 없다. 

'섹시하다'라는 형용사는 이제 광기에 가까운 열풍의  '동사'가 되어

세상을 움직인다.

고가 씨의 말대로 '섹시하지 않은 여자는 인간 세상과는 인연이 없는 여자'로

취급당하는 것이다.

 

스치기만 해도 그 주변의 사람들의 성욕까지도 말소시키고 

멀쩡한 바이브레이션을 두 동강 내는 프란체스코의 '금욕적 초능력'은

읽는 내내 다음은 무슨 일이 벌어질까 기대를 하게 하고,

예상치도 못한 순간 그 능력이 발휘될 때마다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거기다 자신은 누릴 수 없는 행복한 연인들의 에로스적 사랑을 위해

자기 집의 방 한 칸을 내어주고, 그러며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는

더없이 순진하며 온화한 프란체스코를 보며

안타까움과 함께 어느새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그녀 안의 냉혹한 고가 씨 또한 엄청난 반전을 맞닥뜨리게 된다.

 

상상치도 못한 설정과 사건들,

그리고 상식을 뒤엎는 노골적이고도 순수(?)한 사랑과 에로스에 대한 대화들.

하지만, 그 안엔 현대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그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며 지켜가는 사람의 가치를 담은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한 소설'이라 하겠다.

새로운 소설을 발견하고픈 모험적 독서가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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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 - 간바라 메구미의 첫 번째 모험 간바라 메구미 (노블마인) 1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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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와 음모가 얽힌 이야기를 쓰는 온다 리쿠.

들어간 사람들이 사라져 버리는 전설의 장소.

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모인 네 사람 사이의 긴장감과 비밀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미쓰루처럼

나 역시 그 미로의 비밀이 궁금해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쫓기듯 책장을 넘겼다.

 

전혀 가능하지 않은 듯 느껴지는 현상에 대해

그들이 펼쳐놓는 무한한 가능성들 -

그 상상력이 인간의 위대한 힘이며, 동시에 최고의 약점이리라.

 

누군가를 삼켜버려도 알 수 없는 곳.

하루하루 급변하는 곳.

그 미로는 우리 세계의 상징인 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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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습관을 만드는 부자 에너지 나를 변화시키는 이야기 2
주경희 지음, 김은정 그림 / 세상모든책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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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변화시키는 이야기 2번째 책인 '부자 에너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첫번째 책인 '긍정 에너지'에서 만났던 긍정학 도사님과 가온이, 범한이가 등장해

나도 모르게 옛날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을 느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지난번 책 주인공 가온이의 친구였던 범한이다.

두뇌 회전 초스피드에 건전하고 에너지가 넘친다고 해서 '건전지'라는 별명을 가진 유범한.

하지만, 이 장난꾸러기에 쾌활한 친구에게도 결점은 있다.

밤 늦게까지 게임을 하느라 늦잠을 자기 일쑤이고,

새로 나온 게임기를 사느라 학교 앞 문구점에 외상 장부를 만들어 놓은 대책없는 게임광.

요즘 아이들 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닐까 싶다.

뭐든 풍족하게 누리고, 마음만 먹으면 뭐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 사회에서 말이다.

시간도, 에너지도 아까운 줄 모르고 펑펑 쓰는 세상...

 

'부자 에너지'는 자상하고 현명한 아빠가 간암에 걸리시고,  

소중한 여자친구인 가온이가 일본으로 떠나게 되는

크고 아픈 변화를 겪는 가운데, 범한이가 새로운 힘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해 준 사람은  

여전히 젊은 시절부터 성실하게 일하고 그 성과를 쌓아온 식품회사 회장님이다.

'긍정 에너지'에서 가온이에게 '긍정학 도사님'이라고 불리던 할아버지는

이 책에선 범한이에게 '부자 할아버지'라고 불린다.

그리고, 이 '부자'라는 명칭엔  

요즘 우리가 흔히 보는 탐욕스럽고 부도덕하며 냉혹한 '돈벌레'들의 이미지가 아니라

진정 아낄 것이 무엇인 줄 알고, 자신의 힘을 다 쏟아 인생을 후회없이 살며, 베풀 줄도 아는  

'마음 부자'의 광휘가 묻어난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자연스러운 이야기 흐름 속에  

어른들에게도 다시금 되새겨야 할 가르침들을 쉽고 명확하게 짚어주어

머리와 마음이 즐거운 책이다.

정말 '잘 사는 것'... 그것이 곧 '부자'로 사는 것임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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