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 NFF (New Face of Fiction)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지음, 이경아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섬뜩한 제목의 책. 그러나 무서움은 가시고 온기가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학교의 슬픔
다니엘 페낙 지음, 윤정임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고 싶으면서도 읽는 것이 두려워지는 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페이지는 잘 넘어가지만, 갈수록 가벼워지고 갈수록 싱거워지는 게이고...
신작이 나올 때마다 기대하며 읽어보지만, 이번에도 실망.
다작도 좋지만, <백야행>과 <용의자X의 헌신>이 그리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 길 찾기 푸른도서관 68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런 꽃이 있었나?'라는 말이 처음 나올 정도로 낯설었던 이름 '하늘말나리'를

많은 이들이 찾아보게 만든 이금이 작가의 1999년작 <너도 하늘말나리야>.

그리고, 책 속에서 어느새 정들어버린 세 친구들.

어린 나이에 이미 상처투성이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소희와 미르, 바우.

 

'달밭마을을 떠난 소희는 어떻게 됐어요?'라는 독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쓰시게 되었다는

<소희의 방>을 선사하시고, 이제 달밭마을에 남은 미르와 바우의 이야기까지 전해 주신다.

정말 기대 못했었는데......

이 얼마나 '친절한 작가님'이신지.

 

사람 미치도록 궁금하게 해 놓고, 절필하시거나 저 세상으로 떠나신 작가님들도 넘쳐나는데

이금이 작가님의 이 마음씀씀이에 먼저 감동하며 책을 펼친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의 2년 3개월 만의 만남.

설레었다 어색했다 속상했다 실망스러웠다 화가 났다 서글퍼지기까지 하는

복잡한 미르의 마음을 따라 소희를 다시 만난다.

 

한눈에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세련된 부잣집 딸로 변화한 소희에게 위화감을 느끼고

'부럽기에 비참하게 지고' 있던 미르는 특목고 입시를 준비한다는 소희에게 얕보이기 싫어

얼떨결에 예고에 진학하려 한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내뱉는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특별한 삶이 마련되어 있기를 열망하기 시작한다.

어이없는 허세로 시작되었지만, 학교 공연과 연극부 작업을 통해 미르는

철없고 자존심만 강한 아이에서 한 발자국 크게 나아간다.

 

바우는 소희와의 짧은 만남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이렇게 자기 마음조차 모르면서 누군가를 좋아해도 되는 걸까?'하며 자신을 부끄러워 한다.

 

 

답답할 정도로 말이 없는 바우이지만,

또 그렇기에 바우에겐 온 몸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바로 식물들이다.

소희가 떠나버린 소희네 집 마당을 아름답게 가꾸어 만든 '비밀 정원'에서

바우는 남들의 시선과 생각으로 만들어진 모습 대신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간다.(p.130)

그리고, 그렇게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살겠다는 결심을 굳혀 농고로 진학하기로 한다.

학교에서 영농후계자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아마 바우에겐 더할 나위없이 자랑스러운 이름이리라.

 

 

소희 또한 정소희가 되기 위해 잊으려고 노력했던 윤소희를 인정하기로 한다.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선 달밭마을의 윤소희가 반드시 필요함'을 깨달은 것이다.

소희는 다시 달밭마을로 돌아간다.

그리고, 미르의 방을 가득 채운 느티나무 가지 그림자와 해후한다.

언젠가는 손으로도, 언젠가는 그물처럼도 보였던 그림자가 이제는 수많은 길로 보인다.

'어떻게 내 길을 찾지?'하며 두려워하면서도

길을 찾는 것 자체가 삶의 가장 큰 축복이라는 대답을 듣는 미르.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어디서든 절망할 수 있는 인생의 시작점에 서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그리고 죽을 때까지 길을 찾아 헤매이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이다.

 

'저 깊은 곳 삶의 정수를 빨아들이며 살 수 있다면!

 삶이 아닌 모든 것들을 지워 버릴 수 있도록

 내 삶은 삶이 아니었음을 죽음의 순간에 깨닫지 않도록.'

 

내가 소희와 미르, 바우의 나이였을 때 극장에서 보며 가슴저렸던 '죽은 시인의 사회'가

하나의 중요한 모티브로 나와 반가웠던 한편, 부끄러워졌다.

그 때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난 과연 '삶의 정수'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진 걸까?

아니, 노력이라도 하고 있나?

 

아마 언제부터인가부터 길 가운데 멈춰 서 있었던 것 같다.

길은 결코 끝나지 않는데 말이다.

 

다시 찾아야겠다.

'삶인 삶'을 찾아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튼의 아름다운 야생 동물 이야기 1218 보물창고 9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온 국민의 마음을 바다 깊숙이 침몰시킨 세월호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을 읽었다.

그래서였을까?
'아름다운'이라는 형용사에 거듭 거듭 고개를 끄덕였던 건.
야생은, 자연은 그대로도 너무나 아름답고 조화롭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오직 인간만이 그 질서를 제멋대로 파괴하고 있을 뿐.

이 책에 실린 작은 생명들 하나 하나가 자연의 위대한 지혜의 일부분이다. 

'은색 점박이 까마귀 실버스팟'이 까마귀 무리에게 내리는 지시들은
거창한 문건과 방만한 지휘체계, 거기에 사리사욕 가득한 인간사회의 그것들보다
훨씬 정확하고 적절하며, 실수가 없다.
 



조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으며 군인처럼 훈련을 받고
언제나 근무를 서고 전쟁을 준비하며, 항상 서로에게 의지하는 까마귀들의 사회는
얼마나 감탄스러운지.
그 자신, 진정한 지도자가 되어 어린 까마귀들을 성숙한 어른 까마귀로 교육시키는 실버스팟.
이 운명공동체의 체계 속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구성원들의 애정은 부러울 정도다.


우리가 그저 귀여운 그림책 속 주인공으로만 떠올리는 토끼들의 삶도 녹록하지 않다.

'깔죽귀 솜꼬리토끼 래기러그'의 바지런한 삶이 이야기하듯

연약하고 작은 그들은 오로지 부모로부터 배운 '삶의 기술'을 끊임없이 다듬고, 개발, 기억하며

스스로의 삶을 책임진다. 

과연 우리 인간은 '삶 자체'를 위해, '인간답게 살아가기'를 위해 뭔가를 배우고 기억하고 가르치고는 있는지 부끄러워진다.




래기러그를 키우고 가르치고 보호했던 엄마토끼 몰리는 여우를 피해 도망가다 차가운 연못 물에 빠져 영원히 잠든다. 아들과는 작별할 기회도 갖지 못하고.

그러나, 래기러그 안에 자신을 온전히 남긴 채.





'그저 자신이 속한 작은 세상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진정한 영웅'


시튼이 평생을 야생동물들에게 매료되어 살았던 것은 

바로 그들이 주는 이 감동들 때문 아니었을까?

나 또한 이 책에서 만난 모두에게 마음 속으로부터의 존경심을 품게 되었으니.



숱한 동화들에서 약삭빠르고 꾀많은 동물의 대명사격인 여우는 

또 그의 생존에 필수적인 사냥꾼으로서의 지혜를 자식들에게 가르친다. 




그러나, 계속되는 암탉 도둑질에 분노한 시튼의 삼촌은 여우 소탕작전을 벌인 끝에

세 마리 새끼는 사냥개에게 죽고, 막내 여우만 살아남아 마당에 쇠사슬로 묶인다.

매일 밤 새끼를 찾아와 젖을 주고 갓 잡은 암탉을 가져다주는 어미 여우 빅슨.

그러나 아무리 물어뜯어도 쇠사슬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안 빅슨은 충격적인 선택을 한다.




'오로지 새끼를 자유롭게 해 주고 싶은 생각뿐'이었던 빅슨이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길.

그는 독 묻은 미끼를 먹여 막내 여우를 자유롭게 한다.

모성애보다 더 고매한 것......

그것은 자유였다.

자유가 아니면, 삶은 삶이 아니라는 것을 빅슨은 알았던 것이다. 



아름다운 '야생마 무스탕 페이서'는 자유 그 자체의 삶을 산다.

지칠 줄 모르고 초원을 달리는 힘차고 아름다운 모습은 인간들의 소유욕을 자극하고, 

많은 카우보이들이 그를 잡으려고 혈안이 된다.

어떤 신의 보호라도 받는 듯 수많은 함정과 추격도 벗어나지만,

한 늙은 노인의 간교한 계교에 넘어가 잡히고 어깨에 낙인이 찍힌 그는

허공을 향해 뛰어내려 영원히 자유의 몸이 된다.


얼마나 허무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일인지.

도대체 인간이 무슨 권리가 있기에......



 야생 동물들은 도덕적 권리도, 법적 권리도 없는가?

 단지 인간의 말을 못한다고 해서 친구와도 같은 생명에게 그토록 두려운 고통을 줄 권리가

 사람에게 있나?       (p.262)



아무리 아름답고 자유로운 생명체라도,

아니, 그것이 아름답고 자유로울수록

인간에겐 비싼 값을 매겨 팔 수 있는 대상일 뿐이다.



시튼이 이 책을 처음 출간한 것은 1898년이다.

120년 남짓한 세월이 흐른 지금, 

인간은 어떠한가?

이제 같은 인간의 도덕적 권리, 법적 권리도 짓밟을 수 있는 잔악한 '종'이 되었다.



우리는 결코 '만물의 영장'이 아니다.

무지함 때문에, 그들을 모르기에 그렇게 큰소리칠 수 있었을 뿐.


어떤 야생동물들에게, 인간은 '아름다운 존재'로 비춰질 수 있을까?

순수한 삶의 열정으로 하루 하루를 소중히 살아가며 가족을 지키고 자유를 추구하고 있는가?


오히려 내가 속한 이 비야생, 반자연의 인간에 대해 더 생각해 보게 만드는 

야생동물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