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써! 국어 보물창고 1
마술연필 지음, 원유미 그림, 김주환 감수 / 보물창고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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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나 지하철을 탔을 때 귀를 막고 싶은 때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여러 명 탔다 하면 거의 예외 없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문장 끝마다, 아니 단어 사이 사이에, 그렇게 맛깔스럽게 욕을 섞어 쓰는지요?
아직 어린 딸아이 귀에 들어가 박힐까 두렵습니다.

뭐, 이 정도는 그 또래 아이들의 문화이고, 나름 학업 스트레스 푸는 방법의 일환이라고 이해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는 곱게 단장하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 듯한 여대생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서 비속어들을 뱉어냅니다.
과연, 그 단어의 뜻을 안다면(알 나이도 한참 지난 것 같은데......)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을 그런 말들이죠.
이미 습관이 되어 아무 인식도 하지 못하는 것 같은 그네들이 크게 웃고 떠드는 소리에 제 속만 탑니다.

'정말 너무한다!'


책 제목인 '너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써!' 정도는 애교로 봐 줄 만 할 정도입니다.


이 책의 한 일화 <우리들의 졸라맨>에서는 아이들이 SNS 상에서 주고 받는 말들이 나옵니다.
아, 정말 생생합니다.




어떤 건 알겠고 (하도 많이 들어서), 어떤 건 무슨 말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이 날 하필이면(?) 이 채팅방에 들어오신 담임 선생님이 내신 숙제를 하면서
비로소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은어들의 뜻을 알게 된 아이들.
'재미있는 말이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나쁘고 부끄러운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아마도 아이들의 대부분이겠지요.
스스로 이런 말의 사용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이 숙제, 모든 학교에서 필수로 한 번 쯤 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안다고 해서 바로 고칠 수 있는 건 아니겠지요.
'언어 습관'처럼 고치기 힘든 것도 없을 겁니다.
그야말로 입에 붙어 '편해진 말'들을 떼어 놓기란, 만만한 일이 아닐 거예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말에는 생명력이 있어"라는 구절입니다.

'내 입에서 나오는 내 것'이라고 제멋대로 써서는 안 되는 것이 말입니다.
더군다나, 세상 어느 언어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들이 가능한 우리말은 
특별히 더 소중히 다루어야, 아니 '모셔야' 할 대상입니다.

이 책의 열 다섯 이야기들은 각각 우리가 늘 헷갈리거나 잘못 쓰기 쉬운 우리말의 여러 면모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도 평소에 의문스럽게 생각하면서도 확인하길 늘 미뤄 왔던 국어 지식들을 얻게 되어 뿌듯했어요.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의 마음이 우러나 우리말의 생명이 더 푸르고 무성해지도록
우리말에 대한 '똑바른 대우', 엄마부터 먼저 실천해야겠습니다.

후속편으로 나올 또 다른 '국어 보물창고' 책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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