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보급판 문고본)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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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찌보면 인생의 의미를 다루어 베스트셀러가 되기에 적합한 클리세를 가지고 있는 책. 베스트셀러가 된 뒤에도 한참을 읽지 않은 건 그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게도 모리와 같은 선생님이 필요한 순간이 왔다. 

내가 어떻게 실패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이야기를 나눌 선생님이 필요했다. 

죽음을 앞둔 모리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는 내가 잊고 있던 인생의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아울러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도 알려주었다.

모리 선생님처럼 살아가는 일은 아마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분이 해준 이야기가 가슴에 남았다. 앞으로 남은 인생 길에서 번번이 꺼내 되새길 것이다. 잃어버린 내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해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우려 한다. 

사랑을 나눠주는 범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 (75p)

어떻게 죽어야 좋을지 배우게.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우게 되니까.(113p)

가족이 없다면 사람들이 딛고 설 바탕이, 안전한 버팀대가 없겠지. 병이 난 이후 그 점이 더 분명해졌네. 가족의 뒷받침과 사랑과 애정과 염려가 없으면, 많은 것을 가졌다고 할 수 없겠지. 사랑이 가장 중요하네. 위대한 시인 오든이 말했듯이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한다’네.(123p)

의미 있는 삶을 찾는 것에 대해 얘기한 것 기억하나? 적어두기도 했지만, 암송할 수 있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바쳐라. 자기를 둘러싼 지역 사회에 자신을 바쳐라. 그리고 자신에게 목적과 의미를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자신을 바쳐라.(165p)

너무 빨리 떠나지 말라. 하지만 너무 늦도록 매달려 있지도 말라.(208p)

우리가 용서해야 할 사람은 타인만이 아니라네. 우린 자신도 용서를 해야 해.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가 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용서해야 하네. 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일이 이러저러하게 되지 않았다고 탓할 수만은 없지.(213p)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네.(2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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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주도학습 - 대치동 샤론코치가 전하는 ‘강제적 공부 습관’의 힘
이미애 지음 / 센추리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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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이 책 제목을 보자 싫은 내색을 했다. 자기 주장을 갖게 된 사춘기 아이이니 엄마가 자신을 휘어잡을 법을 연구하나 싶어 싫었을 것이다. 나도 원하는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주변 엄마들이 좋은 책이라며 선물을 해주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엄마들의 노력을 너무 엄마 '주도'라는 말로 과대평가한 제목같다. 내가 보기엔 아이가 스스로 자기 주도 학습력과 인생 계획을 가질 수 있도록 엄마가 잘 코치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주도'라는 단어가 강압적인 지배권을 가지라는 말은 아니었다. 

 다만 아이를 방임하지 않고 섬세하게 코치할 수 있는 방법론이 적혀 있다. 아이에게 무조건 공부하라고 강압하는 엄마가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아이가 엄마를 믿고 스스로 상담자로 믿고 의논할 수 있도록 말이다. 

  요즘처럼 입시 전형이 복잡한 세상에서는 엄마도 잘 알고 있어야 아이와 의논하며 그 힘든 길을 같이 걸어갈 수 있다. 이 책은 함께 걸어가는 엄마가 되기 위해 엄마가 공부하는 법을 알려준다.

  책을 읽고 나서 아이에게 이 책은 엄마가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라는 의미의 주도가 아니라는 걸 설명해주었다. 오히려 너에게 도움이 될 이런 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더라, 엄마가 공부할 테니 함께 의논해보자며 아이를 다독여 주었다. 

  이 책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건 방임이 아니라 엄마가 치열한 노력을 통해 아이를 잘 코치해주는 일이라는 걸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아이가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며 모르는 것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엄마가 학습 방향의 주도권을 쥐고 있으나 아이가 그것을 모르게 만들어야 한다. 엄마의 컨트롤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아이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과정이라 믿게 만들어야 한다. 엄마는 옆에서 제대로 된 방향 설정과 상황에 맞는 전략 수정만 해주면 되는 것이다.(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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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를 디자인하라 - 20년간 2만명의 인생을 바꾼
김진 지음 / 다산에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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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에피소드에 스마트폰을 붙들고 사는 아이 이야기가 나온다. 부모라면 모두 다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이 아닐까, 저러다 인생을 망치는 건 아닐까 걱정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의 학습 유형은 소통형이었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은 소통의 도구였다. 자신의 유형을 알고 학습법을 정한 그 아이는 커뮤니케이션 관련학과로 진학을 했다. 

  우리 아이와 비슷한 케이스라 책을 읽고 진단을 해보았다. 우리 아이도 역시 소통형이었다. 왜 아이가 시험때마다 문제집을 들고 나와 끊임없이 엄마와 대화를 하려고 하는지, 왜 친구들을 불러다가 굳이 스터디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됐다. 우리 아이는 소통을 통해 학습을 하는 유형이었다. 

  이해를 하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왜 아이에게 주입식 강의를 위주로 하는 대형학원이 맞지 않았는지도 이해가 됐다. 아이가 물어올 때마다 더 열심히 대답해줘야겠다는 마음도 먹었다. 

  내친 김에 내 학습유형도 검사해보았다. 난 아이와 정반대였다. 내가 했던 공부방식은 아이에게 맞지 않았다. 내가 불안하다고 내 방식을 아이에게 고집했더라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은 다르다. 그들에게 펼쳐진 인생도 다르다. 아이가 나와는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아이에게 맞는 방법과 인생을 찾아주기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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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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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빛을 보았다. 그 빛을 경계로 아버지를 잃었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얻었다. 내 감정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고 다른 이들의 감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이해하진 못했다. 사람들은 그 소년을 원더보이가 불렀다. 

원더보이가 살았던 시대는 암울했던 1980년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야만 했던 시대다. 사람들은 자유의 빛을 갈망했으나 보지 못하고 사그라들었다. 각각의 투사들은 별처럼 반짝였지만 여전히 밤하늘은 어두웠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원더보이가 있었다. 


책은 원더보이의 이야기를 하지만 살아가는 시대 이야기가 몹시 묵직하다. 열 일곱 소년의 시각으로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묵직한 시대가 깊게 스며 있다. 처음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소설인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아이가 새로운 능력이 생겨서 뭐,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했지만 끝내 책은 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아이가 살아가는 시대가 어땠는지만 왜 별이 밝게 빛나도 밤 하늘이 어두운지 이야기한다. 엄마를 간절히 찾지만 결국 엄마의 이름만 찾아내고 서로 존재를 확인하는 결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소년의 이야기가, 시대가 눈에 밟힌다. 마음에 남는다. 


별이 빛나도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는 우주가 아직 젊어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그 밝은 별빛이 아직 지구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닐까 싶다. 그 시대를 살아야했던 이들은 모두 어떤 의미에서는 원더보이였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빛을 향해 걸어가야 했던 이들, 아픈 시대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지만 그 고통을 함께 느끼면서도 어떻게 전달할까를 고민해야 했던 이들, 마음의 소리가 있어도 입밖에 자유로이 낼 수 없었던 시대. 그 시대가 어두웠던 이유는 아직 빛이 당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그 시대 우리는 원더보이였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나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서사와 전개가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지라 처음 읽어본 김연수 작가의 책이 썩 취향에 맞진 않았다. 하지만 표현력이 몹시 신선하고 훌륭했다. 내내 문장을 읽어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소설에서 편집장인 재진이 원더보이 정훈에게 책 읽는 법을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책은 일단 아는 것만 읽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려면 먼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책 읽기의 결국은 저자가 써놓지 않는 부분까지 읽어내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그동안 나의 책 읽기가 답보상태엿던 건 보이지 않는 부분도 읽으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과는 별도로 책 읽기에 관해 중요한 통찰력을 덤으로 얻었다. 


작가의 표현력이 놀라워서 다음에는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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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팔도를 간다 : 서울편 - 방방곡곡을 누비며 신토불이 산해진미를 찾아 그린 대한민국 맛 지도! 식객 팔도를 간다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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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살고 있지만 서울을 대표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는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서울이니까 당연히 모든 음식이 다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특산물을 먹으려면 그 지역으로 내려가야지 서울에도 서울만의 음식이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었다. 

설렁탕, 신랑이 좋아해서 자주 먹던 음식인데 그 음식이 바로 서울의 맛이었다니, 등잔 밑이 어둡다고 내가 참 무지했구나 싶었다. 게다가 설렁탕과 곰탕의 차이를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그냥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이야기와 어우러져서 음식을 이해하게 해주고 먼저 맛을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그 수고를 읽고나니 앞으론 설렁탕을 먹을 때마다 더 깊은 맛을 느낄 것 같다. 

그 외 궁중음식, 제호탕, 민어 등의 색다른 음식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단순히 맛집 탐방기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왜 <식객>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인지 알 것 같다. <식객>에는 단순한 맛의 평가가 아닌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마음을 읽고나니 맛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의 음식 이야기도 읽어봐야겠다. 내 나라의 음식 문화와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뿍 섭취하고 음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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