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캠핑 - 멋과 기분만 생각해도 괜찮은 세계 딴딴 시리즈 3
김혜원 지음 / 인디고(글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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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의미와 목적이 부여되지 않는 일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무슨 일이든 목표를 위해 달리고, 소진되어 지치는 게 일상이다. 그저 즐겨보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저 즐긴다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감이 슬슬 차올라 뭐라도 일을 만들고 만다.

 

이 책은 부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멋과 기분만 생각해도 괜찮은 세계'라니! 그래도 되나? 저자가 소개하는 세계는 내가 가보지 못한 낯선 세계였다. 글을 읽는 내내 저자의 기분 좋음과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부러웠다. 


긴장을 풀고 잠시 그저 시간의 흐름에 날 놓아줄 수 있을까? 잠시 하늘을 올려보고 흘러가는 구름을 향해 손을 뻗어 본 기분이다. 아직 저자만큼 그저 즐길만한 무언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책을 통해 내가 모르던 세계의 바깥 바람을 쐬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읽을 때 기분이 좋아질 만큼 저자가 글을 잘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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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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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하나님을 알라고 가르친다.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려 애쓰는 사이에 사람의 마음은 뒷전으로 밀린다. 인간에게 주어진 정답은 그저 '순종'이다. 그 간극에 놓인 수많은 인간적 고민과 분투를 건너뛰면서 오히려 맹신과 위선이 똬리를 튼 건 아닐까?


책을 읽으며 답답한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이 책은 성경 이야기의 이면에 묻힌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아,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이런 생각이었겠구나, 그들의 고민과 상처를 들으며 안도감이 드는 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삶도 나처럼 고민과 싸움의 소용돌이 속이었다. 인정은 했지만, 이해는 하지 못해 속으로 삭히다 허기가 되어버린 빈 구멍이 있었다. 


지독하게 인간적인 그들의 이야기가 몹시 고팠던지 책을 펼치자마자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듣고 나니 오히려 그들이 고민한 사랑이 무엇인지 더 절실하게 와 닿았다. 성경 읽기가 조금은 숨이 트였다. 

저자는 자신의 소설들이 위대한 원작을 가리키는 수줍은 손가락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 손가락을 덥석 붙잡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이야기를 잇겠다고 약속해달라 매달리고 싶기까지 하다. 

내 번역의 방법은 인간의 마음으로, 즉 소설을 통해 신의 마음, 즉 믿음의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었다._작가의 말 중에서

탐식이라는 증상을 통해 표현된 영혼의 고갈, 무기력에 가까운 신중함, 이해하기 힘든 비현실적인 것에 대한 몰두, 혹은 삶에 대응하려는 의지의 결핍 같은 것_68%

인정은 하게 되었지만, 이해는 할 수 없어서 줄곧 힘들어하셨지.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인정은 하게 되었으므로 순종하면서도, 어머니의 그 지독한 허기와 식탐은 그 갈등이 스스로 만든 출구였을까, 어머니는 신을 ‘살피시는 분‘이라고 불렀어._64%

이미 늙어 눈이 어두웠던 아버지, 언제 죽을지 모르겠다던 아버지는 그러나 그 이후에도 이십 년 이상을 더 살았다. 죽음을 예감하고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마음껏 축복하겠다던 이삭의 긴 생명 연장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아버지가 일찍 숨을 거우었다면 어쩌면 에서는 정말로 살인자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막기 위해서였는지 아버지는 아주 오래 살았고, 그 사이에 에서는 시간과 함께 원한으로부터 풀려났다. 그리고 어쩌면 이삭은 자기 의도대로 되지 않은 그 축복 사건을 통해 최선을 뛰어넘는 최선, 법과 도리를 넘어서는 신의 섭리에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아무리 자기 생각을 앞세워 바꾸려고 해도 신의 뜻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는 신의 뜻을 헤아리려는 시도를 멈추고 아버지처럼 온전히 복종하는 사람이 되었다. 음식에 대한 허기와 탐식도 그와 함께 사라졌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이삭이 죽을 때 두 아들이 그를 조상들 곁에 묻었다._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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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아는 지식 IVP 모던 클래식스 7
제임스 패커 지음, 정옥배 옮김 / IVP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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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오해하면 그 사람과 결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없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을 오해하고 있으면 결코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 없다. 이 책은 하나님과 인격적 교제를 통한 앎을 시작하도록 이끈다. 그 시작을 위해 먼저 하나님에 대해 아는 것과 하나님을 아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부터 다룬다. 익숙한 대비였지만, 진중히 묵상해 보진 못했다. 마땅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오만 때문이었다. 


하지만 난 제대로 알지 못했다. 저자가 소개하는 하나님의 속성은 내가 알고 있던 모습과 달랐다. 내가 알고 있는 위엄, 진노, 질투, 지혜, 사랑은 세상에서 사용하는 사전적 정의에 비춘 개념이었다. 성경은 명제적 진리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인격적 진리라는 저자의 말처럼, 나는 하나님의 속성을, 성경에 따른 새로운 개념으로 다시 배워야 했다. 내가 얼마나 오만했고, 무지했으며, 어리석었는지 깨닫는 시간이었다. 

개념을 새로이 하며 읽어갈수록 마음에 진지한 고민이 자리 잡았다. 나는 과연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나의 삶은 하나님을 아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인가? 나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며 살고 있는가?

읽을수록 말씀에 대한 나의 무지함이 느껴졌고, 복음적 사고로 나의 감정적, 종교적 사고를 바꾸는 일이 절실했다. 책 한 권 읽었다고 단박에 일어날 수 있는 변화가 아니기에 이 책을 시작으로 삶의 우선축이 바뀌어야 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이성적 앎에 그치지 않는다. 삶의 경건이 되어야 한다'라는 강한 울림이 있어, 마지막 덮는 책장이 홀가분하기보단 무거웠다. 신앙의 여정 내내 여러 번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하나님을 바로 알고 동행하는 거룩한 여정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나님에 대한 연구를 등한시하는 것은 눈가리개를 하고서 아무런 방향 감각 없이 그리고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로 살아가는 것과 같다. 아마도 당신은 사는 동안 내내 비틀거리고 머뭇거리게 될 것이며, 그렇게 인생을 낭비하고 영혼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 - P26

나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갖게 되면 그 지식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 하나님에 대해 배운 각각의 진리를 하나님 앞에서 묵상하는 내용으로 바꾸어 하나님을 향한 기도와 찬양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 P33

지혜는 최선이며 최고인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을 보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선택하는 성향이다. ...... 능력이 없는 지혜는 애처로운 상한 갈대이며, 지혜가 없는 능력은 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 P139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는 냉정할 정도로 명민하고 현실적이어야 하고 인생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지혜는 위안을 주는 환상들, 그릇된 감상 또한 장밋빛 안경을 쓰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 P162

우리는 이성적인 인격체로서, 하나님의 도덕적 형상을 지니도록 만들어졌다. 즉, 우리 영혼은 예배, 율법 준수, 진실됨, 정직함, 훈련, 자제 그리고 하나님과 동료들을 섬기는 것 등을 실천함으로써 ‘가동‘되도록 만들어졌다. 만일 이러한 것들을 행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점점 파괴하게 된다. 양심이 위축되고 수치심이 말라 버리며, 진실함, 충성, 정직함의 능력이 침식되고, 인격이 분열되어 버린다. 그런 사람은 지독하게 비참해질 뿐만 아니라 꾸준히 비인간화된다. 이것이 영적 죽음의 한 측면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려고 애쓰는 바로 그만큼만 진정 인간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그 이상 인간적이 될 수는 없다. - P179

현대인들은 모든 종교를 대등한 것으로 생각하며, 기독교적 출처뿐 아니라 이교적 출처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개념을 이끌어낸다. 우리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최종적으로 주신 말씀인 주 예수 그리스도의 독특성과 최종성을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애써야 한다. - P253

지혜로운 사람은 성경을 하나님이 영적 자녀 한사람 한사람에게 보내신 개인적 편지로 읽는다. 로마서를 이런 식으로 읽으면, 당신은 이 책이 당신의 삶에서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보통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들-죄된 습관과 태도들, 위선적인 모습, 자기 의와 자기 의존, 끊임 없는 불신, 도덕적 천박함과 회개의 피상성, 내키지 않아하는 마음, 세속성, 두려워함, 의기소침, 영적 자만과 무감각-을 찾아내서 다루는 독특한 능력이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 P405

하나님을 아는 것은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며 예수님 때문에 죄인들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에 의지하는 것을 의미한다......다시 말해 하나님을 아는 것은 믿음-동의, 찬성, 헌신-을 포함하며, 믿음은 기도와 순종으로 표현된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이렇게 말했다. "영적 생활을 측량하는 최고의 척도는 그것이 주는 황홀경이 아니라 순종이다." - P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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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책세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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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내가 궁금하던 질문이었고, 답을 찾던 차라 책을 집어 들었다. 불교의 선문답처럼 생각할 거리를 안은 인용구들을 자기 생각과 함께 던져 놓았다. 낯설어서 당황했다. 서사까지 기대한 건 아니지만 글의 기승전결도 없다. 하지만 묘하게 흐름이 있다. 모자이크 같은 전개 방식을 통해 새로운 글 읽기 체험을 선사한다. 마치 현대 미술 작품 앞에 선 느낌. "그냥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예술에 지나치게 헌신했다"던 저자는 정말 이 책에서 예술을 했다. 

내가 찾던 답은 찾았을까? 저자의 말대로라면 "당신의 삶은 기대했던 대로 흐르지 않는다. 여기에 예술이 끼어든다..."


모든 비평은 일종의 자서전이다. - P10

당신의 삶은 기대했던 대로 흐르지 않는다. 여기에 예술이 끼어든다... - P262

칼렙은 예술가가 되고 싶었지만 삶에 지나치게 헌신했다. 나는 그냥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예술에 지나치게 헌신했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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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1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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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에 이 책을 읽으라는 사람들의 말을 따라 읽은 적이 있다. 그땐 추천한 사람들이 그 나이에 읽고 깨닫길 바랐던 어떤 의미를 발견하진 못했다. 다만 가슴은 좀 뛰었던 것 같다. 데미안은 곧 내 안에서 사라졌고, 난 그저 살기에 바빴다. 

나이를 들어 보니 성장기 때가 아니어도 사람에겐 알을 깨야 하는 시기가 또 찾아온다. 내 세상을 깨뜨리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하는 때가 인생에 한 번은 아니었다.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찾듯 내게도 데미안이 필요했다. 짧은 소설이지만 온통 시적인 은유로 덮인 문장을 곱씹다 보면 하루에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어렸을 때도 이렇게 읽었을까? 

그땐 내 안의 분열과 고민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 내 곁을 스쳐 가는 세상의 흐름에도 민감하지 못했다. 세상의 흐름과 내 안의 흐름이 일치하지 않아서 부대끼는 불안에 치열하게 맞서지도 못했다. 싱클레어처럼 자신을 찾아가기 위해 맞섰다면 나는 나만의 색을 찾은 예술가가 되었을까?

예술가가 단지 그림이나 글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줄 아는 예민한 능력자들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삶이 아름다워지려면 세상을 나만의 방식으로 위로할 줄 아는 나만의 예술이 필요했다. 그 방법을 찾아나가는 길에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 조금 더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다면, 10대의 질풍노도를, 20대의 사랑의 열병을, 30대의 세상의 도전을, 40대의 삶의 풍파를, 50대의 세상의 변화를 겪을 때마다 이 책을 다시 읽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삶은 늘 날 가두는 세상을 깨뜨려야 살아남는 도전의 연속 같다. 

헤세는 나중에 자신의 글을 통해 ,그의 삶에는 데미안이 아닌 피스토리우스만 있었을 뿐이지만, 그를 통해 데미안을 만들어 냈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데미안 같은 고전들을 피스토리우스처럼 다시 통과하며, 나도 나만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세상은 여전히 깨뜨리기엔 견고하고, 새롭게 세우기엔 연약하다. 어쩌면 처음부터 깨뜨린 적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젠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 P110

나는 오로지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에 따라 살아가려 했을 뿐이다. 그것이 어째서 그리도 어려웠을까? - P7

이제 무엇이 올까? 나는 다시 싸움을 계속하고, 그리움을 견디고, 꿈을 꾸고, 혼자일 것이다. - P189

헤세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이런 구절을 읽을 수 있다. "삶에서 내게 데미안은 없었고 피스토리우스만 있었어. 다만 나는 그것으로 데미안을 만들어냈지."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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