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디자인하라 - 20년간 2만명의 인생을 바꾼
김진 지음 / 다산에듀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첫번째 에피소드에 스마트폰을 붙들고 사는 아이 이야기가 나온다. 부모라면 모두 다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이 아닐까, 저러다 인생을 망치는 건 아닐까 걱정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의 학습 유형은 소통형이었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은 소통의 도구였다. 자신의 유형을 알고 학습법을 정한 그 아이는 커뮤니케이션 관련학과로 진학을 했다. 

  우리 아이와 비슷한 케이스라 책을 읽고 진단을 해보았다. 우리 아이도 역시 소통형이었다. 왜 아이가 시험때마다 문제집을 들고 나와 끊임없이 엄마와 대화를 하려고 하는지, 왜 친구들을 불러다가 굳이 스터디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됐다. 우리 아이는 소통을 통해 학습을 하는 유형이었다. 

  이해를 하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왜 아이에게 주입식 강의를 위주로 하는 대형학원이 맞지 않았는지도 이해가 됐다. 아이가 물어올 때마다 더 열심히 대답해줘야겠다는 마음도 먹었다. 

  내친 김에 내 학습유형도 검사해보았다. 난 아이와 정반대였다. 내가 했던 공부방식은 아이에게 맞지 않았다. 내가 불안하다고 내 방식을 아이에게 고집했더라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은 다르다. 그들에게 펼쳐진 인생도 다르다. 아이가 나와는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아이에게 맞는 방법과 인생을 찾아주기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년은 빛을 보았다. 그 빛을 경계로 아버지를 잃었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얻었다. 내 감정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고 다른 이들의 감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이해하진 못했다. 사람들은 그 소년을 원더보이가 불렀다. 

원더보이가 살았던 시대는 암울했던 1980년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야만 했던 시대다. 사람들은 자유의 빛을 갈망했으나 보지 못하고 사그라들었다. 각각의 투사들은 별처럼 반짝였지만 여전히 밤하늘은 어두웠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원더보이가 있었다. 


책은 원더보이의 이야기를 하지만 살아가는 시대 이야기가 몹시 묵직하다. 열 일곱 소년의 시각으로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묵직한 시대가 깊게 스며 있다. 처음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소설인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아이가 새로운 능력이 생겨서 뭐,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했지만 끝내 책은 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아이가 살아가는 시대가 어땠는지만 왜 별이 밝게 빛나도 밤 하늘이 어두운지 이야기한다. 엄마를 간절히 찾지만 결국 엄마의 이름만 찾아내고 서로 존재를 확인하는 결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소년의 이야기가, 시대가 눈에 밟힌다. 마음에 남는다. 


별이 빛나도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는 우주가 아직 젊어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그 밝은 별빛이 아직 지구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닐까 싶다. 그 시대를 살아야했던 이들은 모두 어떤 의미에서는 원더보이였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빛을 향해 걸어가야 했던 이들, 아픈 시대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지만 그 고통을 함께 느끼면서도 어떻게 전달할까를 고민해야 했던 이들, 마음의 소리가 있어도 입밖에 자유로이 낼 수 없었던 시대. 그 시대가 어두웠던 이유는 아직 빛이 당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그 시대 우리는 원더보이였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나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서사와 전개가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지라 처음 읽어본 김연수 작가의 책이 썩 취향에 맞진 않았다. 하지만 표현력이 몹시 신선하고 훌륭했다. 내내 문장을 읽어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소설에서 편집장인 재진이 원더보이 정훈에게 책 읽는 법을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책은 일단 아는 것만 읽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려면 먼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책 읽기의 결국은 저자가 써놓지 않는 부분까지 읽어내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그동안 나의 책 읽기가 답보상태엿던 건 보이지 않는 부분도 읽으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과는 별도로 책 읽기에 관해 중요한 통찰력을 덤으로 얻었다. 


작가의 표현력이 놀라워서 다음에는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객, 팔도를 간다 : 서울편 - 방방곡곡을 누비며 신토불이 산해진미를 찾아 그린 대한민국 맛 지도! 식객 팔도를 간다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울에 살고 있지만 서울을 대표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는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서울이니까 당연히 모든 음식이 다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특산물을 먹으려면 그 지역으로 내려가야지 서울에도 서울만의 음식이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었다. 

설렁탕, 신랑이 좋아해서 자주 먹던 음식인데 그 음식이 바로 서울의 맛이었다니, 등잔 밑이 어둡다고 내가 참 무지했구나 싶었다. 게다가 설렁탕과 곰탕의 차이를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그냥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이야기와 어우러져서 음식을 이해하게 해주고 먼저 맛을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그 수고를 읽고나니 앞으론 설렁탕을 먹을 때마다 더 깊은 맛을 느낄 것 같다. 

그 외 궁중음식, 제호탕, 민어 등의 색다른 음식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단순히 맛집 탐방기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왜 <식객>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인지 알 것 같다. <식객>에는 단순한 맛의 평가가 아닌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마음을 읽고나니 맛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의 음식 이야기도 읽어봐야겠다. 내 나라의 음식 문화와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뿍 섭취하고 음미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괭이부리말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양장본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이 여유가 생기니 소설도 끝까지 읽게 되었다. 이 책도 몇 번을 손에 들었다 끝을 맺지 못한 책이다.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땐 다른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잠시 읽다가 손에 놓기 일쑤였다. 

아침 한 나절 잠시만 집중하면 읽어내릴 책인데 그간 왜 그리 번잡했을까 싶다. 

이젠 가망이 없다고 단정지은 삶.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그렇게 살았다. 엄마도 아빠도 없는 경우가 일반이었고 학교에서 나오는 급식이 하루 식사의 전부였다.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아질까 싶어 미친 듯이 일탈을 해보아도 정신을 차려보면 비참한 현실에 절망감밖에 건질 것이 없었다.

그런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있었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관심을 가져주었다. 자신이 가졌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궁핍한데 나누었다. 그렇게 서로를 품어 안았다. 그런데 그 안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희망이 있는 삶을 향해 나가기 시작했다. 

비록 그럴싸한 직업에 거창한 꿈은 아니지만 가족을 돌보고 좋은 가족이 되겠다는 꿈. 그 꿈을 위해 자신들의 삶을 바로 잡았다. 지금 웃고 있는 현실을 지키고 앞으로도 계속 웃기 위해. 그건 같이 저녁 먹고 웃는 함께하는 삶의 행복이었다.

가진 것이 없고, 처한 현실이 너무 초라하기에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함께하는 행복은 몹시 찬란하고 눈부시다. 가슴저리게 아름답다. 내가 일상처럼 누리지만 감사할 줄 몰랐던 빛바랜 행복이 그곳에서 찬란하게 빛이 났다. 

명희 선생님이 마지막에 이야기한 '소중한 것'이라는 단순한 말이 너무도 실감나게 가슴에 와 박혔다. 거창하지 않지만 결코 시시하지 않은 함께 밥상에 둘러앉아 웃는 삶. 마음을 채워주는 따뜻함은 바로 그 소중함을 간직하는 삶에 있었다. 

선생님이 무슨 말씀하시는지 알아요. 선생님은 좀 그럴듯한 직업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런데 전 그냥 기술자가 되고 싶어요. 한 가지 기술로 오랫동안 직장을 다닐 수 있는 그런 기술자, 그게 제 꿈이에요. 배우는 데 좀 힘들어도 오래 할 수 있는 일 말이에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근데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꼭 그런 기술자가 되어서 우리 동준이 대학도 보내 주고, 착한 여자 만나서 잘살고 싶어요. 그리고 좋은 아빠가 되는 거, 그게 제 소원이에요. 선생님은 제 소원이 시시하다고 생각하시죠?
......
명희는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자신에게 물었다. 아직도 좋은 아버지가 되고, 듬직한 형이 되는 것이 작고 보잘것없는 꿈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직도 착한 사람으로 사는 건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명희는 또 숙제가 밀린 아이처럼 마음이 무거워졌다. (p.228)

명희는 이제서야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명희는 어서 문을 열고 들어가 아기를 업은 채 환하게 웃고 있을 숙자가 보고 싶었다. 공장에서 시커먼 기름때를 묻히고 돌아와 허겁지겁 밥상으로 덤벼들 동수도 빨리 보고 싶었다. 삼겹살과 김치 부침개와 김칫국으로 차린 저녁 밥상에 둘러앉을 식구들을 생각하니 명희는 벌써부터 배가 불러 오는 것 같았다. (p.2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겸손 - 진정한 위대함
C. J. 매허니 지음,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무엇보다 이 책에서 배운 가장 소중한 진리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스스로에게 진리를 말해주라는 것이다. 세상은 우리에게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거기에 진정한 자아가 있고, 진정한 자유가 있다고. 그러나 겸손은 시작점이 다르다. 겸손을 하나님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관점을 나에게 이야기하고 내가 내 영혼의 비참한 상태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매일의 초점을 나로부터 하나님으로 옮겨가는 훈련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혀준다. 겸손의 영적인 의미를 묵상하기보다는 겸손을 삶에서 실천하기 위한 책으로 참 좋다. 교회에서 간단하게 읽고 나누기에 부담 없는 책이다. 겸손에 관한 좀 더 깊이 있는 통찰을 원한다면 이 책에서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구비하여 좀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해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