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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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새로운 제안이 아닌 대세가 되어버린 책. 라이프 스타일 제안이라는 개념이 이젠 새롭지 않다. 그 유용성을 따져보는 탐색기를 지나 이제 너도나도 도입하기 바쁘다. 그래서 한 번 더 되새김질해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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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양장) - 유년의 기억 소설로 그린 자화상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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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가 그리는 일제 강점기는 참담하지 않다. 그저 담담한 기억이다. 그 시대에 태어나서 그 시대를 살아가기에 받아들이는 일상. 어린아이의 시선이기에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주관적인 개인의 이야기인데도 오히려 객관적으로 들리는 건 작가가 자신의 민낯도 위선도 감추지 않으려 애썼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애씀 안에 참된 인간이 보였다

그 시대의 시선을 담담히 따라가다 결국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으로서의 자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격난이 휘몰아쳤다. 좌나 우냐를 알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 바뀌는 세상에 떠밀렸을 뿐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의식을 명료히 하면서 시대를 분별하고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인가? 그저 닥쳤기 때문에 겪어냈을 뿐이다. 하지만 아이는 성장했다. 어느새 마음이 다져졌다. 강하게 마음먹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니 또 그리 떠밀렸다고 하기엔 마지막 결심엔 확실한 자의식이 있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히 깨달았고 받아들이는 그 찰나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우리 엄마 아빠는 모두 그렇게 강해졌고 그렇게 살아냈구나. 고통은 우리를 망가뜨리기도 하지만 강하게도 한다. 이 소설을 성장소설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다. 참아내렴. 결국엔 강해져 있을 것이니. 그 메시지가 울컥 위로가 되기도 한다. 단지 버티기만 해도 얻어지는 것이 있구나.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 거란 희망. 작가의 마지막 결심이 나의 결심이 되는 동화. 그래서 내 아이에게도 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삶은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증언할 가치가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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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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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야기에 숨겨지지 않은 작가의 속생각이 궁금한 건 그의 책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인지 모르겠다. 김영하 작가의 글과 말을 듣고 있으면 세상이 조금은 선명해지는 것 같다. 그냥 느낌으로만 남았던 글과 문학의 세계가 조금씩 밝아지면서 답답함이 풀린다. 소설로 감정이 채워져도 무언가 더 알고 싶다는 갈증이 생길 때 찾아 읽으면 시원하게 들이킬 수 있을 것 같은 에세이다. 

예술이라는 것은, 뭘 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지요. 그것은 어쩌면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유용한 것도 생산하지 않고 우리 앞날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소설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을 한다고 해서, 돈을 많이 벌거나 좋은 직장을 얻지는 못할 겁니다. 그러나 방치해두었던 우리 마음속의 ‘어린 예술가’를 구할 수는 있습니다. 술과 약물의 도움 없이도 즐거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뭔가는 시작하려는 우리는 "그건 해서 뭐하려고 하느냐"는 실용주의자들의 질문에 담대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는 거야" "미안해. 나만 재밌어서"라고 말하면 됩니다. 무용한 것이야말로 즐거움의 원천이니까요.(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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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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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는 제일 좋아하는 작가다. 매번 책이 나올 때마다 감탄하며 다시 찾아읽는다. 그가 소설이 아니라 산문으로 하는 자신의 이야기가 반가웠다. 나는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 작가의 구조적 설계가 제일 황홀하다. 산문에 그런 서사구조적 즐거움이 없어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그가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는 흥미롭다. 좋아하는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를 책을 통해 들어보는 대화도 참 좋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진심’을 담아 전하기만 하면 상대에게 전달되리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 호메로스는 이미 이천팔백여 년 전에 그런 믿음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진심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진심 역시 ‘잘 설계된 우회로’를 통해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그게 이 세상에 아직도 이야기가, 그리고 작가가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115-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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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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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회자되는 고전이라 읽어야지 하면서도 읽질 못했다. 이런 이야기일수록 읽지 않았어도 줄거리는 워낙 자주 듣게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고전은 줄거리나 요약본이 중요한 게 아니다. 고전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이 있다. 왜 이 책은 명작일수 밖에 없는지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반짝거림이 있었다.

개츠비의 삶은 밝게 빛나는 삶이 아니다. 그는 밝은 빛을 쫓지만 오히려 어둠에 몸 담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개츠비 라는 말이 책을 덮고 나면 가슴에 큰 울림으로 남는다. 

사회적으로 용인된 밝은 삶 뒤에 숨겨진 인간의 추악함 속에서 한 여자만을 향한 사랑의 지고지순함을 믿었던 남자의 순수함이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빛나게 했다. 

단순히 사랑을 쫓는 남자의 연애 소설이 아니라 순수한 사랑의 믿음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주는 울림은 크다. 

개츠비가 밤마다 어둠 속에서 강 건너편 초록색 불빛을 바라보던 장면이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어둠 속에 서 있지만 건너편 초록색 불빛 너머 사랑을 그리워하고, 그의 심장은 늘 꺼지지 않은 불빛을 머금고 있었으리라. 그 심장의 불빛에 마음이 못 견디게 아리다. 그가 꿈꾸던 미래가 무너져버린 장면에서는 소설 속 인간들의 모습이 아른거리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진정한 인간성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무엇으로 숭고하게 되는가,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착잡해진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고 이런 여운을 느꼈던 것 같다.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복잡 미묘한 감정에 또 다시 책을 찾아 읽고 숙고하게 될 것 같다.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해마다 우리 눈앞으로 뒤쪽으로 물러가고 있는 극도의 희열을 간직한 미래를 믿었다. 그것은 우리를 피해 갔지만 별로 문제 될 것은 없다―내일 우리는 좀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좀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맑게 갠 날 아침에…….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25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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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위에뜬달 2019-01-19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집중안되서ㅜㅜ 접을까 싶었는데
님리뷰보고 다시 심기일전 해 봅니다^^

가치저장소 2019-05-25 23:01   좋아요 0 | URL
앗.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