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야기에 숨겨지지 않은 작가의 속생각이 궁금한 건 그의 책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인지 모르겠다. 김영하 작가의 글과 말을 듣고 있으면 세상이 조금은 선명해지는 것 같다. 그냥 느낌으로만 남았던 글과 문학의 세계가 조금씩 밝아지면서 답답함이 풀린다. 소설로 감정이 채워져도 무언가 더 알고 싶다는 갈증이 생길 때 찾아 읽으면 시원하게 들이킬 수 있을 것 같은 에세이다. 

예술이라는 것은, 뭘 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지요. 그것은 어쩌면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유용한 것도 생산하지 않고 우리 앞날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소설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을 한다고 해서, 돈을 많이 벌거나 좋은 직장을 얻지는 못할 겁니다. 그러나 방치해두었던 우리 마음속의 ‘어린 예술가’를 구할 수는 있습니다. 술과 약물의 도움 없이도 즐거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뭔가는 시작하려는 우리는 "그건 해서 뭐하려고 하느냐"는 실용주의자들의 질문에 담대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는 거야" "미안해. 나만 재밌어서"라고 말하면 됩니다. 무용한 것이야말로 즐거움의 원천이니까요.(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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