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처럼 (미니북) - 100쇄 기념 특별판 영혼을 다독이는 작은 책들 1
맥스 루케이도 지음, 윤종석 옮김 / 복있는사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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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예수님처럼 될 수 있을까? 신앙생활을 시작한지 오래됐지만 그 세월만큼 오래된 질문이다. 이 책도 꽤 오랜 스테디셀러이다. 책장에 내내 꽂혀만 있다가, 내 모습에 환멸이 느껴지고, 내 신앙에 회의가 밀려들 때 꺼내들어 읽어보았다. 과연 '예수님처럼'이 무슨 의미일까? 가능할까? 

오래 사랑 받아온 책답게 쉽고 은혜롭다. 하지만 편하지 않았다. 저자는 자연스럽게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삶을 풀어내고 있지만, 내 삶은 그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생각과 가치관 전체가 갑자기 너무나 생소했다. 내가 얼마나 세상에 찌들어 살았는지, 얼마나 정욕껏 내 욕심에 치중해 살아왔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 정말 뼛속 깊이 나는 세상에 물들어 있었다. 

예수님처럼 산다는 게 이렇다는 걸 알고, 머리속으로 되뇌이고, 가슴으로 예수님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을 품는다고 해서 과연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난 뼛속까지 죄인인 내 모습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이 내용이 나에게 자연스럽지 않다는 데 가슴이 먹먹하다. 어떻게 해야 내 몸에 물든 세상의 진한 때를 벗겨낼 수 있을까?

저자는 미루지 말고 오늘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그저 예수님만 바라보라고 한다. 삭개오가 예수님을 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나무에 올라갔듯이 그저 바라보려는 소망을 놓지 않으면 주님이 부르신다 한다. 지금 부족한 내 모습 그대로 주님은 날 사랑하신다. 내가 무얼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주님이 날 그대로 두지 않으신다. 그분이 찾아오셔서 날 변화시키실 것이다. 오직 은혜만 바라볼 뿐이다. 

다시 주께로! 그분만이 길이요, 진리이다. 그걸 믿음으로, 은혜에 기댄다. 

하나님을 위해 일하기를 그만두고 하나님과 함께 일하기 시작할 때 그것은 참으로 놀라운 날이다 - P87

당신은 독특하게 설계된 "맞춤" 작품이다. 하나님이 당신의 출생을 지정하셨다. 태어날 때 주변 환경이 어떠했든 당신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하나님은 당신을 계획하셨다.
그렇다면 당신 마음의 소원도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니다. 대단히 중요한 메시지이다. 마음의 소원을 무시하면 안된다. 귀담아 들어야 한다. 바람이 바람개비를 돌리듯 하나님은 당신의 소원을 빌어 당신의 삶을 풀어 가신다. 하나님은 당신이 싫어할 일을 시키시기에는 너무나 은혜로우신 분이다. - P135

오늘부터 시작하라. 내일까지 기다리지 말라. 오늘의 잔물결이 내일의 파도가 되고 내년의 홍수가 된다. 오늘 시작하라. 예수님처럼 되라.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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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즐거움 - 인문학자 김경집의 중년수업, 개정판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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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대로 살아야 하는 법이라던 어른들의 말씀이 안주하라는 붙잡음 같아서 가슴이 답답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 오랜 세월은 아니지만 저자처럼 이제 경거망동하기엔 부끄러운 나이가 되어서야 그 말이 안주하라는 말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다. 

결대로 사는 삶, 저자는 결대로 사는 삶을 편안하게 보여준다. 옹이지지 않는 그 삶이 한켜 한 켜 쌓인 나뭇결처럼 자연스럽고 따뜻하다. 

아직 저자의 나이가 되기엔 두엇 해가 남았지만 그 세월을 마저 살아도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처럼 편안할 수 있을까? 마치 흐르는 물을 보는 듯 하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내 삶이 흐르는 물 같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은 물 흐르듯 편안하고 자유로웠다. 

갑자기 움켜쥐던 모든 것들이 결따라 그냥 흘러가게 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리 저리 떠도는 마음을 격랑처럼 표현하는 게 아니라 유유히 흐르는 장강처럼 털어놓는다. 그러면서도 고여 있지 않고 흐르고 있음에 감사한다. 아직 흘러가야 할 목적지가 멀리 있음도 떠올린다. 

지금 있는 자리가 끝이 아니라고 감사하는 고이지 않는 태도와 앞으로 가야 할 물길을 바라보는 살아 있음의 의지, 그럼에도 서둘러 가지 않겠다는 여유로움이 지금 배워야 할 삶의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 멈춰서서 마음을 다독이고 생각을 정리하며 나이듦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에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유롭지 않아도 읽다보면 여유로움이 스며들게 되는 그런 책이다. 

예순이 되어서도 제 귀는 여전히 날이 서서 동글동글 막힘 없이 옹이 없이 듣지는 못할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 나이에도 여전히 괄괄하게 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흔들리고 고뇌하는 것은 어쩌면 이제야 삶의 진면목을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머리에는 이미 서리가 내리고 돋보기를 써야 가깝고 작은 글씨들을 읽게 되었지만 비로소 청춘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라 믿습니다. 삶이 이 믿음을 받아줄지 거절할지 그건 저도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배반당한들, 그 때문에 삶이 무기력하지 않고 꿈틀거릴 수 있다면 이미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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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정원
미셸 깽 지음, 이인숙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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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이다. 그런데 여운이 짧지 않다.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전쟁, 내 편이 아니면 적인 상황에서 같은 인간임을 느끼는 순간은 처절하고 처연하다. 

이 책에 나오는 아버지, 삼촌, 숙모에겐 남모를 아픔이 있다. 하지만 아픔을 잊으려 하기 보다는 계속 기억하려 한다. 인간다움을 잊지 않기 위해, 인간의 숭고함을 기리기 위해, 그들만의 웃음을 지킨다. 나는 그 우스꽝스러움이 부끄러웠지만 결국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때론 기억하고 기려야 하는 아픔이 있다. 아픔보다 숭고했던 인간다움을 기억하기 위해, 인간은 전쟁이라는 어리석음을 저질렀지만 서로가 같은 인간임을 잊지 않음으로 스스로를 지켰다. 그리고 후대에 남겨줘야 할 마음도 그 숭고함이다. 그래야 후대도 앞전 세대가 잘못한 것은 무엇이고, 바로 잡고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오랜만에 인간다움과 인류애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짧고 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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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 오늘의 젊은 작가 17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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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어머니의 분투가 너무 안타까워 마음이 아팠다. 평생 틀렸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자식의 입장에서 다를 뿐이라고 이해해달라고 할 때, 과연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단지 책에서 다룬 문제가 아닐지라도 서로 다른 세상을 겪는 어머니 세대와 자식 세대 간에 가치관의 차이는 끊임 없이 발생할텐데... 그때, 나는 이 어머니처럼 이해하려고 이렇게 애써 싸울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자식들에게 일일이 말하지 못한 채, 어떻게든 이해하려는 어머니의 노력과 고민이 고스란히 글로 표현되어 있다. 젊은 작가가 어떻게 어머니의 마음을 이렇게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었을지 감탄이 나오는 책이다.

길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지만 한 문장 한 문장마다 담긴 생각거리가 많아 빠른 걸음으로 읽어내긴 어려웠다. 하지만 이해를 향한 어머니의 발걸음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뭉클했다. 결국 이 엄청난 이해의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건 사랑이구나.

어머니와 딸이. 어머니들끼리, 딸들끼리 읽어보면서 서로 이해의 장을 넓혀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족 모두가 함께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끝이 없는 노동, 아무도 날 이런 고된 노동에서 구해줄 수 없구나 하는 깨달음.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 그러니까 내가 염려하는 건 언제나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 P22

언젠가부터 나는 뭔가를 바꿀 수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천천히 시간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뭐든 무리하게 바꾸려면 너무나 큰 수고로움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 걸 각오하더라도 달라지는 건 거의 없다. 좋은 나쁘든, 모든 게 내 것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내가 선택했으므로 내 것이 된 것들, 그것들이 지금의 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는다. 과거나 미래 같은, 지금 있지도 않은 것들에 고개를 빼고 두리번거리는 동안 허비하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운지. 그런 후회는 언제나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이들의 몫일지도 모른다. - P30

내가 한 거라곤 연단이 올려다보이는 이곳에 앉아 남들이 엿들을지도 모를 말들을 가만히 손으로만 매만지면서 침묵을 키운 것뿐이다. 하고 싶은 말, 해야 하는 말, 할 수 없는 말, 해서는 안 되는 말, 이제 나는 어떤 말에도 확신을 가질 수 없다. 이런 말을 도대체 누구에게 할 수 있을까. 누가 들어주기나 할까. 할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는 말, 주인이 없는 말들. - P54

나는 좋은 사람이다. 평생을 그렇게 하려고 애써 왔다. 좋은 자식. 좋은 형제. 좋은 아내. 좋은 부모. 좋은 이웃. 그리고 오래전엔 좋은 선생님.
정말 힘들었겠구나. 나는 공감하는 사람.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 나는 응원하는 사람. 다 이해한다. 이해하고말고. 나는 헤아리는 사람.
아니. 어쩌면 겁을 먹은 사람. 아무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 뛰어들려고 하지 않는 사람. 깊이 빠지려 하지 않는 사람. 나는 입은 옷을, 내 몸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사람. 나는 경계에 서 있는 사람. 듣기 좋은 말과 보기 좋은 표정을 하고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뒷걸음 치는 사람. 여전히 나는 좋은 사람이고 싶은 걸까? 그러나 지금 딸애에게 어떻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 P69

그 애는 듣고만 있다. 그럼에도 노력해 보겠다는 말은 끝내 나오지 않는다. 그런 헛된 기대를 심어 주고 싶진 않다. 여전히 내 안엔 아무것도 이해하고 싶지 않은 내가 있고,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은 내가 있고, 그걸 멀리서 지켜보는 내가 있고, 또 얼마나 많은 내가 끝이 나지 않은 싸움을 반복하고 있는지. 그런 것을 일일이 다 설명할 자신도, 기운도, 용기도 없다. - P195

어쨌든 지금은 좀 자야 하니까. 자고 나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삶을 또 얼마간 받아들일 기운이 나겠지. 그러니까 지금 내가 생각하는 건 아득한 내일이 아니다. 마주 서 있는 지금이다. 나는 오늘 주어진 일들을 생각하고 오직 그 모든 일들을 무사히 마무리하겠다는 생각만 한다. 그런 식으로 길고 긴 내일들을 지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볼 뿐이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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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외투를 입은 아이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9
로런 밀즈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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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학교가 가고 싶었다. 외투는 다른 아이들처럼 아이를 학교에 가게 해줄 사랑의 선물이었다. 하지만 그 외투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은 달랐다. 상처입은 아이가 세상에 나가 그 외투에 담긴 이야기를 전해줄 용기를 낸 건 한 조각 한 조각에 담긴 사랑의 힘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고 좌절을 하는가...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게 하는 건 날 감싸고 있는 사랑의 조각들인 것 같다.

예전에 어떤 친구가 힘이 들 땐 어린 시절부터 있었던 즐겁고 좋았던 기억들을 하나 하나 떠올린다고... 그러면 견딜 힘이 생긴다고 했다. 삶을 살아갈 힘은 사랑받은 기억에서 오는 것 같다. 내 아이에게도 사랑받은 기억을 한 조각 한 조각 자꾸 늘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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