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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라와 함께한 세상 - 내 인생을 구하러 온 고양이
딘 니컬슨 지음, 신소희 옮김 / 시공사 / 2021년 12월
평점 :
많은 작가들이 고양이 예찬론을 펼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헤밍웨이는 고양이를 위해 집을 개조하여 짓고,
'스노우볼'이란 이름의 다지증 고양이를 특히 사랑하여
그 후손들이 지금까지 헤밍웨이 박물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고양이보다는 개를 좋아하기 때문에~
고양이를 기르며 생활하는 것에는 큰 로망이 없다.
하지만 이런 책을 보면 나도 모르게 집어 들고 읽게 된다.
본서의 저자 뿐 아니라 고양이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고,
삶의 행복을 찾았다는 사람이 꽤 많은 것을 보면....
고양이는 또 고양이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독립적이고, 얌전 깔끔하며...
울부짖음이나 입질, 무는 사고가 없고,
잦은 산책 역시 필요없어..
어떤 면에선 개보다 키우기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어쨌든 저자가 어떻게 고양이 날라를 만나게 되었고,
인생의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하였다.
당시 저자는 막 서른 살을 넘기고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시작하던 참이었다.
그러다 동행하던 친구와는 헤어지고, 다리엔 부상을 입었다.
그런 힘들고, 여행의 즐거움과 향수병 사이에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던 차에...발견하게 된 아기 고양이다~
태어난지 몇 주 안 된 상태에 처음엔 숨고 피했지만..
자신의 손길을 좋아하는 걸보면 사람에게 버려진 것 같았고,
커다란 매력적인 초록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고...
그렇게 만난 날라는 저자의 여행길의 가장 좋은 선물이자 위로자가 된다.
날라라는 이름은 영화 라이온킹의 심바 여자친구이자
나중에 부인이 된 캐릭터 '날라'에서 따왔는데,
이미 스와힐리어로 선물이라는 뜻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그렇게 날라는 "운명"이자, "선물"로 찾아왔다고 여러번 고백한다.
하지만 폐도 약했고 아직 어린 날라와 고된 여행을 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기도 했다.
처음에 날라를 숨겨 국경을 통과한 일에는 행운이 따라줬지만,
결국 동물 여권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신을 쏟다가 화폐 환산을 잘못하고
결제하는 바람에 계좌의 거액을 낭비하기도 해야했다~
예방 접종도 맞추고 약한 몸을 회복시켜야 했고, 수의사의 진찰과 도움도 필요했다.
그렇게 책임과 부담감을 갖고도, 저자는 날라와의 동행을 포기하지 않는다.
여행길에서 날라를 구조하고 함께하게 되면서 찍어 올린 사진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늘려주었고, 나중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인기를 끌고
날라에 대한 후원과 관심, 여행 지원까지 받게 된다.
그렇게 날라를 도와주고 함께 하게 되면서.. 저자는 새롭고 설레는 일도 찾게 되었고,
다른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선량하고 고마운 좋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텐트 밖의 곰을 경고해 준 날라 덕분에 목숨을 건진 사연도 재밌었다.
여행 중의 고생과 어려움도 있었고, 여러 차례 예상 밖의 사태와 마주쳐야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고, 풍성한 삶의 의미를 배우고 느낀
저자의 이야기는 따스한 미소를 짓게 해준다.
날라의 예쁘고 멋진 사진도 볼 수 있고,
세세한 여행의 과정을 들을 수 있어 재밌는 책이었다.
고양이는 사납다는 생각에 원래 개 파였다고 말하던 저자가 달라진 것을 보면,
고양이보단 개라고 외치는 나도 고양이와 잘 어울릴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역시 동물의 매력과 반려 동물이 주는 따스함과 기쁨은 엄청나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한 사랑, 책임감이 주는 긍정적인 변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일 때 풍성해지는 삶의 가치를 알려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