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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에서 꺼낸 콘티
장원석 지음 / 아이스토리(ISTORY) / 2019년 1월
평점 :
프로의 진짜 콘티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고른 책이다.
오래 전부터 광고계, 영화계에서 통하는 실제 콘티의 완성도와 수준이 궁금했다.
특히나 광고 콘티는 더욱 재기 발랄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맛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실제 사용되지 않았다고 해도, 기본기와 가능성을 갖춘 작품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어떻게 이런 콘티가 (쓰레기통에서 꺼냈다고는 하지만..) 프로의 콘티일 수 있는지 놀라웠다.
재미도 없고, 특유의 서술체가 오래된 광고 카피
(마치 신문이나 잡지 지면에 쓰였을 법한?)보는 기분이었다.
졸라맨 같은 콘티의 캐릭터는 의외로 감정과 행동, 서사를 나타내는데 부족하지 않았고,
그림 구성은 나쁘지 않았는데..
카피와 메인 아이디어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 식상하다고 해야 하나..
게다가 불쾌감을 주는 카피도 여러 편이 있었는데...
강남출장마사지 편이라든가, 숙성과 관련된 카피의 치킨 광고들이 그랬다.
재미도 없고 저속해보이기만하는...일부 아저씨들은 재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세월호와 당시 사회 분위기 탓을 떠나서,
어떻게 그런 카피를 떠올릴 수 있는지..충격적일 정도이다;
하나같이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것이 합당한 카피들이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딱 한 편이 마음에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쓰레기통으로 안 들어간 작품으로
'악역배우'라는 제목의 스마트폰 사용 예절을 다룬 광고였다.
유일하게 허를 찌르는 센스가 있었다고 생각되는 카피였다.
여기에 실린 카피들을 거부한 광고주의 선택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되었다;
선택받지 못한 것을 아까워하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연구해야 한다.
여기서 다시 건질 것은 없어 보인다;
냉정한 소비자의 관점에서 눈길을 잡아끌고, 돋보이는 카피가 없었다.
마음을 울리는 광고는 그 자체로 생동감이 있는 것인데 말이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작품들의 공통점은 식상하고, 일차원적인 아이디어,
전형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멘트들이었다는 것이다.
제품의 매력과 차별화된 장점, 성질을 파고들며
유쾌함과 기발함을 겸비한 카피가 눈에 띄지 않았고,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어필할 만한 센스도 갖추지 못했다.
힘들게 만든 카피가 사장된 것이 마음 아프고 억울할 수 있겠으나..
때론 한 아이디어가 실현되지 않음으로,
다른 기회와 더 좋은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20년간, 200여편에 달하는 CF를 연출하였고,
다수의 수상경력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음번에는 실제 사용된 광고 콘티, 수상작들이 책으로 나오면 좋을 것 같다.
저자의 진짜 실력과 노하우를 이 책으로는 가늠할 수 없었다...
분명 알짜배기 카피와 콘티는 실제 광고에 채택되었을 것이고..
난 그것들이 궁금해진다.
저작권 때문에 책으로 나오기 힘들어서,
버려진 B컷이 책으로 소개된 것일까?
그래도 궁금했던 콘티를 구경할 수 있어서 유익하고 감사했던 시간이었다!
저자 감독님의 열정과 수고가 더욱 빛을 발하고, 좋은 광고로 뵙기를 바란다.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좋은 카피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