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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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세상이 두렵지 않은 음모의 세계사, 속지 않으려면 눈을 번쩍 뜨고 있을 것





역사에 가정은 없다.

만약 이순신이 백의종군하며 다시 전장에 나서지 않았다면 조선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이완용이 없었다면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해서 나라를 팔아먹었을까?

끝없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테마이다.

하지만 이런 가정과는 달리 실제 역사에서 거짓말이 악용되었다면 어떨까?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되는거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의도를 가진 거짓이 진실로 알려져 오랫동안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끼쳤다면?

소름 돋는 일이지만 책을 읽고 나니 권모술수가 득시글대던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도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는 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집권자들이 실행했다는 깨달음을 떠올린다.

 

21년 말에 세상의 주목을 받았던 J.F.케네디 암살사건과 관련된 비공개문서가 세상에 등장할 때 세간의 흥미를 끌던 음모론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을까 기대된 적이 있다. 공개된 문서에는 별다른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부 문서는 봉인된 상태여서 아직도 음모론의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만약 정부의 조작이 있었던 케이스라면 60년 훌쩍 넘는 거짓말에 전세계 사람들이 속은 것이다.

 

이런 일들이 어디 한 두번이겠는가?

오랫동안 사람들을 속이고 역사의 흐름을 바꿔버렸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은 그 자체의 가치는 물론 “거짓말”이 얼마나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많은 사람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었는지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시대별로 소개되는 역사의 아이러니는 익숙한 인물은 물론 생소한 시간대의 영웅이나 악인들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로마는 지배했던 지역의 리더를 자신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길 기대했다.

오랜 기간 제국의 영광을 누렸기에 민족의 배신자로 낙인 찍혀 말년에 고생하기보다는 평온하고 안락한 삶을 배신자들이 살아갔을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독일의 첫번째 영웅으로 칭송 받는 아르미니우스 경우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간다.

 

로마의 일원으로 절대 믿음을 얻을 수 있었기에 지역을 지배하던 아르미니우스 역시 로마의 실력자들 시각으로는 배신을 절대 하지 않을 로마화된 인재였다.

사람간의 신뢰는 위험한 상황에서 더욱 공고히 되는 법이다.

누가 봐도 위험한 지역인 토이토부르크 숲으로 진군해야하는 상황에서 바루스는 위험을 감지했지만 평상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군을 전진하게 만들었고 결국 로마사 최악의 패배 중 하나로 기록된 비극을 맞이한다.

겉과 달리 철저하게 로마에 저항하기 위한 준비를 해오던 아르미니우스에게는 그동안 쌓아왔던 인고의 세월을 한 방에 보상받게 된 셈이다.

독일이라는 국가 정신이 탄생된 순간이기도 하다.

 

정치 외교는 물론 개인생활에서도 누구를 믿고 의지하느냐의 문제는 위기 상황에서 판별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계획을 품은 채 접근하여 시간의 순간들을 쌓아 올린 관계는 신뢰를 전적으로 전제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의 관계를 믿지 못하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안이 없지 않은가?

결과의 참혹함과 달리 로마의 그 누구도 거짓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역사의 한 대목이다.

 


스페인의 악행은 유럽의 세계정복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록이다. 아즈텍인들은 스페인에 저항하지 않고 순수하게 패배를 받아들였다는 잘 못 알려진 항목이 책에 소개되지만 오히려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유럽의 제국들이 신대륙을 침탈하며 벌였던 폭력이 아닐까? 

 

또한 경계심없이 외국의 탐욕을 깨닫지 못했던 멕시코 대륙에 펼쳐진 살육의 현장도 참담한 역사의 한 부분이지만, 뜻하지 않은 전염병의 창궐이 지옥을 만들어낸 역사의 아이러니도 생각해볼만하다.

우리도 코로나의 등장으로 전염병이 어떻게 국가와 사람들을 파멸로 이끄는지 실전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미지의 병으로 쓰러져가는 가족을 바라보던 아즈텍 제국의 참혹한 현실은 거침없이 무기를 휘두르던 스페인 병사들보다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책에도 소개되는 스페인 독감이 다른 나라에서 창궐했지만 언론의 조작에 의해 "스페인"이라는 나라 이름이 붙은 사실에 분개한다고 하지만 그들이 벌인 과거의 참혹한 역사를 돌이켜보면 말 그대로 “쌤통”이다. 그 정도 불편함은 참으라고 권한다.

 

가톨릭의 부패를 극복하고 새로운 종교를 확립하겠다는 프로테스탄트의 음모는 "여자 교황"이라는 전설을 만들어낸다. 여자인데 남장으로 교황의 자리에 올랐고 사제와의 관계로 임신을 했다는 설정 자체가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아무리 중세가 어둠이 가득한 시대였다고 하더라도 지나친 상상의 나래 아니겠는가?

 

하지만 가십은 입이 근질거리는 호사가들 사이에 맛난 재료였고, 종교와 정치적 야심이 컸던 개신교도들이 교묘히 이용하기에 대중의 호기심과 환타지를 자극하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20세기까지 이 사건의 진실을 호도하고 증거를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는데서 헛웃음이 나온다. 종교개혁의 필요성은 당시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거짓말과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아군을 확대하기에는 부도덕적이다.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일은 인간에게 두려운 일이었을까? 링컨의 재당선을 방해하기위한 황색언론의 의도적인 공작은 꽤나 충격을 던진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짓으로 조작된 기사를 배포하고 여론을 형성해놓고, 뒤에 숨어 이득을 보는 자가 활개치는 국가가 있다면 건강한 여론 형성은 머나먼 꿈같은 이야기가 되고 결국 모든 독은 국민들에게 돌아오고 한 나라는 지도에서 지워질 수도 있다.

 

여러 사례에서 본 거짓말에서 목격되는 세상을 기만하고 역사를 바꾸는 작업은 정교한 준비기간만큼이나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고 기어코 절망스러운 미래에 발걸음을 옮기게 만든다.

 

거짓 위에 세워진 왕국은 결국 모래성이 되어 사라질 것이다.

언론의 공명정대한 펜 끝을 기대하던 모든 이들의 바램이 사라질 때 국가는 위기에 봉착하고 과거의 영광을 뒤로 두게 될 것이다.

 

언론을 감시하고 거짓말을 가려내는 작업은 국가나 정부의 역할이 아니다.

살아있는 시민의 몫이다.

우리는 미래의 후손과 과거의 영웅들에게 떳떳한 역사를 그려내고 있는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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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영학 필독서 50 필독서 시리즈 10
톰 버틀러 보던 지음, 강성실 옮김 / 센시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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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영학 필독서 50 : 제대로 다이제스트, 경영학 그루들의 핵심을 쏙쏙 내 것으로!
 

 
 
다이제스트 도서는 이 책은 꼭 읽으라는 무언의 압력을 이겨낼 자신이 없을 때, 대화에 끼더라도 최소한의 참여는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을 부린다.
지금도 서비스되고 있는 북 코스모스도 예전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한 때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A4 서너 장에 최근 발행된 경영경제 도서를 꽉 눌러 담아, 읽지 않아도 아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었다.
소설이나 에세이는 전체 스토리에 감정이입이 덕목인 분야이지만, 각 페이지에 적힌 문장과 문구의 미적 감흥을 놓쳐서는 제대로 한 권 독파했다고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경영서들은 압축을 하거나 일부만 읽더라도 분명 회사 업무에 피가 되고 살이 되니 책과 담 쌓는 사람보다는 다이제스트라도 찾아서 읽는 사람이 조금은 더 앞서 나갈 수 있다.
 
세계 유수의 학자와 작가들이 자신만의 이론을 들고 기업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대응방안을 설파하는데 한창인데, 그 중 50권을 뽑아보라고 한다면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시대를 초월한 이론도 있고 반짝 인기를 구가한 이론서도 있지만 기업들이 영원한 제국을 꿈꾸며 쌓아가는 다각도의 대응전략을 명쾌한 일관성을 가진 이론들을 어떻게 접목시킬지는 부담스러운 과제지만, 압축된 이론들을 이해하고 마음에 와닿는 책들을 집중 공략해본다면 경영진과 실무진 모두 한방향의 도달할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노를 짓는 이론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지 않을까?
 
다이제스트 도서의 덕목인 정확한 핵심을 집어내고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하는 노하우는 도서마다 간극이 크기 때문에 이 역시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
대신 짧게 토막 낸 명저들 중 한 권 분량만 골라 읽어봐도 아, 제대로 핵심을 잡아냈구나 느낌을 알 수 있다. 과도하게 압축된 테마들이 전체의 핵심 포인트를 제대로 가리키고 있는지도 몇 페이지의 정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50권의 책을 압축했다면 그 중 마음에 들고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고 싶은 책은 10권 내외가 된다. 약간 범위를 넓히면 20권까지 가능하다.
여기까지 자신만의 리스트를 뽑아냈다면 chatGPT를 활용할 좋은 기회다.
해당 도서의 영문 타이틀을 확인하고 자세한 내용을 요약해달라고 명령하면 꽤 자세하고 핵심 내용을 잘 정리해서 보여준다. 이 시험을 통과한 책은 구매를 위해 서점으로 달려갈 가치가 있는 선택된 녀석들이다.
 


50권이라는 책의 전반 내용을 이해하고 그중 5~10권의 책을 정독으로 돌파한다면 읽지 않는 나머지 경영서와도 뇌 속의 활발한 간섭작용으로 지식은 쑥쑥 자란다.
이러면 책 읽을 맛 난다.
 
마크 레빈슨의 "박스"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다른 경영서들보다 얇은 부피였지만 박스를 실감나게 연상시키는 책 커버에 이끌려 선택했던 책이었다.
작가의 통찰력은 세계화를 정의하는 관점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세계화를 모바일 플랫폼이나 국제 콜센터 같은 비즈니스 혁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확대보다는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물품을 이동시키는 능력, 즉 물리력에 있다고 보았다. 
 
상상을 해보면 된다. 
오래된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부둣가를 떠올려보면 커다란 그물에 제 각자  크기의 나무박스나 항아리 등이 노동자들의 사람 힘으로 배로 옮기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날 것이다. 컨테이너가 발명되기 이 전 세계의 물류를 대표하는 사진 한 컷이다. 
과정이 복잡하다는 문제도 있지만 선적 작업 중에 발생하는 부상의 위험은 치명적이고, 일자리를 차지하려는 암투는 뇌물로 이어지는 어지러운 상황이었다. 노조의 입김도 무척 강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적절한 비용이 얹혀지는 일은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런던에서 미국까지 이동하는 물류 비용이 상품가의 25% 수준이라고 하니 지금 생각해도 부담이 엄청나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던 말콤 맥린이 정체된 도로에서 컨테이너라는 새로운 방식을 떠올렸고 세상은 축복받게 되었다.
 
규격화 된 컨테이너 박스가 거대한 크레인에 이끌려 자동화되어 배에 차곡 실리는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 효율성을 통한 경제 이익 실현뿐 아니라 규격화로 제조 단계부터 외형과 무게-크기 가 정해져 생산 표준화가 가능해졌다.
물류 비용은 저렴해지고 중국은 세계의 생산기지로 지구를 저렴하게 살아가는 행성으로 변하게 만들어주었다.
표준화에 이르는 길은 꽤나 지난한 시간을 요구한다. 혁신성 넘치는 제도와 규칙이 개발되어도 세상 모든 사업자들이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는 일은 당연하다. 
컨테이너의 확산은 정해진 규격에 따른 업체에게만 보조금을 지불하겠다는 미국 정부 당국의 선언으로 가능했다. 표준화의 혜택은 2023년 세계에도 커다란 효익을 유산으로 남겨줄 수 있었다.
 
마이클 거버의 "사업의 철학"은 새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원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업은 자신의 거울이며 스스로 무너져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사업도 같은 길을 걷게 된다고 강조한다. 사업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며 왜 그 일을 하려고 하는지 명확한 자기 주관이 필요한 대목이다.
예를 들어 작은 창업의 경우 자신이 실제로 일을 하는 기술자 역할이 80% 정도 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사업은 스스로 부여한 10% 내외의 사업자 마인드의 선택이 좌우한다.
작은 파이 가게 하나를 운영해도 맛있는 파이를 열심히 구워 내는 몰입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는 몇 년 전 읽었던 내용이 가물가물한 상황에서 압축 버전으로 읽으니 한결 수월하게 리마인드 되었다.
항간에 구글 입사시험문제라며 기발한 풀이방식을 요구하는 문항이 회자된 경우가 있었다.
A급 회사에서 B급 인재를 뽑기 시작하면 그 회사에는 C,D급 직원까지 몰려든다는 그들의 철칙은 가혹하지만 냉정하다.
최고의 인재들이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하게 만드는 조직이라면 급변하는 세상의 변화에 휩쓸리기는 커녕 주도하는 회사로 전진할 수밖에 없다.
혁신 가득한 검색엔진으로 세상의 정보를 손아귀에 집어 들고 남들보다 빠른 도전과 흡수로 구글은 지구인들이 없이는 못사는 거대한 회사로 성장했지만 존경받는 인류의 공헌하는 회사로도 인식된다.
최초 선언과 달리 유료화 전환으로 공분을 샀던 구글 포토 사례도 있지만, 따뜻한 공산주의의 젖꼭지에서 입을 떼어내며 중국정부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정의로움도 우리는 목도했고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세상 사람들이 꼭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경영진들의 목표에 미운 털이 몇 개 박혀도 미워할 수 없는 저력의 IT회사에 거는 기대는 사라지지 않는다.
 
어렵게 뽑은 50권의 경영서를 핵심을 제대로 골라가며 압축한 책 한 권이 더 많은 독서의 욕심을 부채질하는 뜨거움에 페이지를 넘겨 나갔다.
한 번 읽어봐야겠다! 결심이 사라질세라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담겨 몇 년을 잠자던 책 두어 권은 이미 주문 버튼을 쿡 눌렀다. 읽어야 할 책들이 책장에 한가득 나를 노려보고 있지만 먼저 읽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제안을 준 다이제스트 도서라면 누구나 흥미를 가진 독자들의 선택을 받아도 후회는 없으리라 기대된다.
 
필독서는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겠는가!
바쁘다는 핑계는 대지 말고 필독서 다이제스트라도 짬짬히 읽어보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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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경성을 누비다 - 식민지 조선이 만난 모던의 풍경
김기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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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경성을 누비다 : 식민지 경성인이 바라온 새로운 세상과 21세기
 
 
 
구한말 어지러운 시대를 바라보는 눈은 침침하다.
돋보기 안경이라도 구해서 살펴봐야 사회상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싶다.
급변하는 시대정신을 따라잡지 못한 국가와 국민의 비참한 모습은 21세기 세계 곳곳에서도 목도되듯 과거의 영광은 간데없고 주변국들 장난에 목숨 부지하기도 힘든 상황에 내몰린다.
속이 울렁거리는 나라의 운명을 쑥대밭으로 만든 매국노들이 시간이 흘러 해방이 된 이후에도 단죄하지 못한 채 21세기까지 호위 호식하는 꼴을 보게 만든 우리 자신이다.
역사에 심판의 과정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반복된 배신자들에게 용기를 준 셈이다.
잘못에 대한 바로잡음 없이 시간을 질질 끈 결과물은 현재와 미래의 한국인에게는 멍에가 되고 있고 돌이킬 수 없다.
 
한가지는 확실히 해야 한다.
개화기 일본에서 물밀듯 들어온 신문물과 제도, 사회변혁은 비록 강점기의 식민지배 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한 도구였지만 한반도의 개화를 이끌었다는 긍정으로 봐야하느냐의 문제다.
일부는 어차피 조선의 개방정책은 시간문제였으므로 일본이 도와준 거 의미 없다고 무시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과오와는 별개로 발전에 도움을 준거는 인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주장한다.
어느 쪽 말이 맞을까?
 
어차피 정답이 없는 질문이었고, 양측의 주장이 뒤섞인 사회상이었다. 판단의 기준을 어떤 방향에 주냐 보다는 일련의 개혁이 결국은 수탈과 지배를 위한 도구였을 뿐 그들의 선의를 믿어서는 곤란하다는 핵심을 간파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본 자신도 해외의 문물을 받아들여 만들어낸 그들만의 신문화를 누구에게 고맙다고 하지 않고 자신들의 능력이라고 떠 벌이지 않던가?
구둣발로 국가를 유린하고 민족의 정신을 시궁창에 메다꽂은 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낼 일도 없고 앞으로 이웃나라로서 우정을 나누리라는 기대도 없다.
언제 바다 밑으로 꺼질 줄 모르는 열도의 위기는 정한론의 반복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도 않거나 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앞잡이로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우며 언제든지 나라를 받칠 준비가 된 내부의 적들을 구분해내고 싹을 잘라버리는 일이다.
 


구한말 신문화에 취해 나라 잃은 슬픔조차 싸구려 코피 한 잔에 희석시킨 어리석은 무리에 포함되지 않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서 일본이 조선땅에 내려놓은 씨앗들은 비록 자신들의 탐욕을 실현시킬 도구였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놀라움과 선망이 뒤섞인 문화 충격 그 자체였다.
하루 세끼 챙겨 먹기 힘든 시절에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던 문물들이 한양을 중심으로 일반 대중의 앞에 펼쳐지고 있으니 감히 넘볼 수도 없던 양반 네 집 안방에 있던 값비싼 자개장을 선망하는 눈빛과는 또다른 것이었다.
 
나라가 빼앗겨 신음하고 있을 때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써 내려간 문인들은 일반인들에게는 이질적인 존재였으리라.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고 흔적 없이 사라져가는 국가의 혼을 글로 표현하고 싶지만 일제의 검열을 피할 수는 없다.
일부는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변절하여 제국주의의 앞잡이가 된 이들도 있으니 조선의 부활은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믿어버린 그들의 미래 투영을 탓할 수도 없다.
원래 그런 자들이었을 뿐이니.
서구문물의 화려한 물품 지상주의 속에서도 문학을 위시한 사회과학의 유입은 일본은 물론 우리에게도 멋진 일이었다.
상상도 못했던 기술의 발전은 사회의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낳을 수 있었고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정작 국민들은 신음하고 있던 동경의 지식인들이 느낀 현실도피 또는 비판은 나라를 빼앗긴 경성의 지식인이 느낀 비애 와도 맞닿아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매니아들만 읽는 어렵고 딱딱한 고전물들이 전집 형태로 중산층 이상 집에 필수로 진열되는 광경은 앞으로도 회복되지 않을 과거의 유산이다.
사전 예약이 일상의 고전도서의 판매량을 훌쩍 넘는 기록을 보유하게 되는 상황은 아마 2020년대 대한민국 문화산업을 결정지은 OTT의 인기에 버금가지 않을까? 책 속에 등장하던 저자들도 당시 문학전집을 읽고 또 읽으며 자신의 필력을 키워왔다고 하니 그나마 긍정의 공란에 써넣을 수 있는 변화다.
 


모던보이들의 바쁜 일상 생활이 냉면 배달로 상징되는 서두의 테마는 신선했다.
우리가 누굽니까? 바로 배달의 민족! 이라는 기발한 광고 카피가 연상된다.
중국집과 피자집말고는 딱히 10여년 전 배달음식이 떠오르지 않는데 1930년대 경성에서는 이미 제각각 맛을 뽐내는 메뉴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다만 이런 시스템이 가능했던 당시의 어두운 단면도 우리는 엿볼 수 있다.
최저 노동에 대한 대가가 제대로 치루지 않으니 식당에 가서 먹으나 시켜 먹으나 별반 금액 부담이 적었기에 가능했다.
홀에서 먹으나 배달하나 짜장면은 4천원이던 불과 몇 년 전의 모습이 당시에도 통용되었다.
너무 낮은 급여로 데모를 할 정도니 인건비가 바닥이던 어려운 시절에 서민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했다.
선진국의 척도는 인건비 수준이라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니라는 사례가 아닐까?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즐기는 꽤 근사한 런치세트의 작은 사치, 몰래 밀입국하는데 성공하였지만 미국의 거대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던 김동성의 도전과 가능하게 했던 경제적 여유.
백년이 훌쩍 넘는 시간의 간격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기상천외한 행동과 상황도 나타났었지만, 사람의 삶이라는 게 큰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라를 잃고 가난에 입에 풀칠조차 어려웠던 시절이지만, 부의 불균형은 지금보다 차이가 컸던 시대, 새로운 문물은 여유 있는 부자들에게는 신세계와 같았을 것이다.
삶의 풍요로움은 결국 경제의 자유에서 시작되고 부의 축적이 왜곡된 정치경제의 산물로 나타났다면 사회의 변혁은 촉발된다.
다만 타의에 의해 선진화 과정을 겪게 되면 단계를 밟아 이룩한 서방국가들의 부의 품격같은건 실종된다는 증거를 100년 경성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는 씁쓸함을 버릴  수 없다.
 
읽고 또 읽고 새로운 소설책을 찾아 지적 호기심을 반짝이던 박완서 소설가의 소녀시대가 하나의 시대상이었던 그때가 흥미롭다.
보기 어려운 그 시절의 신문기사와 삽화, 사진 자료들은 의외로 역사 매니아도 접하기 힘든 강점기의 일상을 엿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시대의 변화와 변혁을 책 한 권에서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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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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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 부동산실록 : 조선시대부터 대한민국까지 – 부동산, 그 애증의 역사


땅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2023년 대한민국에서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공화국까지 이어진다.
잉여 생산물이 “발명”되고, 땅을 넓게 차지하면 그만큼 추가 생산이 가능하니,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고자 하는 과욕은 인간 본성에 미루어 피할 수 없는 악의 근원이 된다.
하물며 강대국 등살에 해외로 제대로 된 영토 확장을 하지 못한 채 좁은 반도에 갇혀 살고 있는 우리  DNA에 땅에 대한 욕심은 세월의 누적으로 강렬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좁디 좁은 공간에서 내가 숨쉴 공간을 크게 만드는 동기부여를 탓할 수 있을까?
 
다양한 부동산 대책을 만들지만 결국 배를 두드리는 건 건설업자와 중개인들이고, 국가는 세금만 빨아들이는 근래의 행태는 과거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 양반들의 과욕과 착취로 물든 무리한 영토 확장 시절, 가난에 찌들었지만 내 집 한 칸 마련해보려던 민초에 대한 고리대금의 유혹이 연상된다.
 


“땅”이라는 제시어가 제안되면 모든 방향과 지역에서 광풍이 불어 닥친다.
 
조선시대의 부동산 정책가 사람들의 열망을 들여다보는 기회는 흔치 않은 케이스 스터디인 동시에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개국 초기의 변혁에 대한 갈망은 드라마나 소설을 통해 알고 있지만 땅에 포커스를 맞추어 봐도 정도전을 위시한 신진사대부들의 신 국가 건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비록 세력가들에게도 공평한 분배를 주장하지 못하는 모습은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세계관이 달랐던 당시를 생각하면 이 정도만 되도 과격한 수준이었으니 그나마 실현되지 못한 이상향이 국정에 일부 반영되었다는데 주목할 수밖에 없다.
 
고려의 불합리한 부의 분배가 몰락의 원인 제공을 하였지만, 성리학을 국가의 지도이념으로 채택한 조선은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변화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토지 분배에 있어서도 500년을 유지했던 남존여비를 반영시켰고, 아들 여러 명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던 유산은 장남 위주로 상속된다.
조선을 지배한 유교가 부동산의 사상도 지배하는 결과는 당연한 귀결이지만 500년을 지배한 관념은 시대를 넘어 후손들에게 여러가지 불공평한 세상을 남겨주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냉혹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감은 때로는 극단적인 갈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여 가진 자들의 횡포는 더욱 교묘해지고 강해진다.
특히 국가의 권력에 줄을 잇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 방향을 이끌어내는 무리는 물론이고, 거짓과 사기로 서민들의 등을 쳐 먹는 악독한 이들은 “여가탈입”이라는 행위로 조선 초기부터 등장했고 21세기 바로 오늘까지도 명맥을 유지한다.
정부의 강력한 조치로 죄지은 자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을 유지해야 하나, 당시는 권력의 보호막으로 현재는 법의 허술함으로 보호된다.
가지지 못한 집 한 채의 갈망과 더 많은 주택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활활 불타오르게 된다.
 
조선시대의 집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한양으로 말은 제주로 보낸다.
그러니 한양의 집이 부족할 수 밖에.
모든 인프라와 일거리가 한 도시에 집중되는 부조리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고, 다른 나라도 비슷하지만 유독 우리의 상황은 더욱 심한 게 문제다.
 


집이 모자라니 집주인들의 횡포도 심하다.
지금처럼 제도적으로 한쪽의 부당한 실력행사를 막는 상황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분쟁은 더 심했을 수밖에 없다.
전세사기 같은 행각도 유사하다.
보다 촘촘한 국가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과거에는 세력가들의 욕심을 채우는 제도를 운영하느라 지금은 건축사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관련인들의 욕심이 구조를 지배한다.
 

집을 마련하기 위한 경쟁은 사금융을 빌어 쓰는 지경에 이르고 그 결과는 결국 돈이 집을 삼켜 먹고 사람을 잡아먹는 지옥도로 이어진다.

 

인간의 잉여 생산물이 “탄생”한 이후의 땅과 집에 대한 소유욕은 변함이 없고, 500년전 조선시대와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내 집 한 채 마련하기 위해 서민들은 평생을 바쳐야 한다는 상황이 재현되다는 놀라움에 탄식까지 느껴진다.

 

역사 속에서 인류는 진보의 무지개를 온 세상으로 전파하며 자신들이 발자국을 달 위까지 남기게 되었다. 하지만 땅 위에 붙어 사는 평범한 개인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애처로움이 변화 없는 세상에 대한 조소와 뒤섞인다.

 

앞으로도 우리는 땅에 대해서만큼은, 집에 대해서만큼은 진보를 할 수 없을 거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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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교과서 1 : 사장편 - 장사를 하려면 경영학 책은 버려라 장사 교과서 1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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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교과서 1. 사장편 : 사장의 마음가짐과 노력은 시간으로 배운다




 
“나는 장사를 합니다.”
“나는 사업을 합니다.”
 
같은 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어도 자기 소개 서두에 두가지 문장의 받아들이는 어감은 분명 차이가 있다.
솔직히 사업이 더 근사하다.
어느 순간 우리에게는 “장사=장사꾼”이라는 이미지가 머리에 굳어졌고 시장에서 순박한 얼굴 뒤로 절대 밑지지 않겠다는 욕심을 숨긴 채 농락을 당했던 아픈 기억도 슬쩍 떠오른다.
 
사실 두가지는 다른 영역이지만 일정 부분을 공유한다.
특히 돈벌이로서의 의미를 둔다면 어느 것 하나 우위의 관계로 볼 수 없다.
여기에 장사가 실패하기 쉬운 이유 중 하나가 있다는 생각이다.
나 스스로 아니면 고객 누구나, 장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남을 속이는 일에 능숙해야 하며, 절대 동료가 되고 싶지 않다.
그러니 아무리 새벽부터 고객을 위한 감동 사과를 받아오겠다고 가락시장을 누비며 상품을 골라 놔도 핀잔만 쏟아 붇는 할머니들만 찾는 가게로 변해가고 폐업의 위기에 몰린다.
처음 시작이 쉬운 선택인만큼 쉽게 덤벼들다 보니 본인이 정의한 “꾼”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長”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나이나 경력 상관없이 언제라도 직장에서 쫓겨나는 막막한 상황에서 외면 받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누구나 먼저 손을 시작해보는 게 장사이고 누구보다 빨리 망하는 게 장사이다.
언젠가는 해야만 하는 가능성이 농후하다면 시작 전 자신만의 준비기로 설정해서 공부하고 비밀을 탐독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성공한 사장들의 멋진 한마디부터, 실패했지만 미래를 잃지 않는 사장들의 실감나는 실패담까지 우리가 익힐 교재와 스승들은 지천에 깔려 있다.
시작 버튼을 내가, 우리가 아직 누르지 않았을 뿐이다.
기존 경영학 도서와는 다른 장사의 본질과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세일즈 교과서의 등장을 환영한다.
교과서는 말 그대로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물론 뜻대로 시작한 일이 되지 않는 이들에게는 커다란 스승이 되기 때문이다.
사장의 궁극적인 사명은 고객과 직원을 포함한 장사에 필요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킨다는 충고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실 모든 비즈니스에서 관련자 모두 만족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상품의 가격이 높아야 직원과 관계사의 실적이 올라가는데 고객은 불만족하게 되고, 이 반대도 마찬가지의 부족이 발생한다.
풍선효과같이 누가 웃으면 다른 한편은 우는 게 세상 이치다.
그런데 모두를 만족시키라니?
하지만 최소한 그런 마음자세 하나만으로 장사를 대하는 태도는 바뀐다고 생각한다.
아예 누군가를 만족시킬 의사가 없는 상황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는 장사를 하겠다는 상황은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장사는 내가 나를 고용하는 것이다.
10년 이상 꾸준히 장사할 각오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고용할 때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면 바로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또 내가 고용되었을 때 사장이 이런 일을 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내가 피해야 할 일이다.
시작할 때 서둘러서는 안된다.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폐업으로 발걸음이 바쁘더라도 당장 창업하고 식당을 오픈했다 가는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종말을 맞을 것이다.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고 배움이 필요하다.
해당 업에 처음이라면 필드의 고수를 찾아라, 3년의 수행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저자는 강력하게 조언한다.
단순한 기술뿐 아니라 장사꾼으로의 태도와 고객과의 관계 수립, 돌발상황의 대처 법 등 장사에 필요한 기본과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필패다.
현실적으로 고수를 찾기는 쉽지도 않고 돈을 내며 3년의 가르침을 받는 일도 솔직히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그걸 해내는 사람은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롱런하려면 수많은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
자기 건물에 가게를 오픈하고 장사를 한다면 걱정없이 내가 하고 싶은 만큼 장사를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장들은 월세의 임대차 계약으로 공간을 확보한다. 여기부터 불확실성은 시작된다.
임대차 계약법으로 보호받는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세상에는 합법의 탈을 쓰고 얼마든지 세입자를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 상존한다.
기존의 임대인이던 새로 변경된 임대인이던 내쫓기로 마음먹었다면 버티기는 쉽지 않고 불확실성은 최고조를 향해 달려간다.
물론 장사를 하며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에 대해 준비를 하라는 저자의 의견을 믿고 나름대로의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플랜 B를 준비하여 위기를 헤쳐 나갈 수도 있지만, 사실 현실의 모습은 쉽지 않다는 건 다들 잘 아시리라 믿는다.
이럴 때 선배들과 주변 동료들의 조언을 나름대로 정리해 나가는 방법은 그나마 현실적이다.
작은 노트 한 권에 컨틴전시 플랜을 나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저장해 놓는다면 그나마 멍하니 있다 당할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확장의 유혹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때 주의해야 한다.
2호점을 내거나 지금 자리를 확장하는 경우 철저한 사전 분석없이 지금 매출 추이를 보고 덥석 물었다 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음식점일 경우 오히려 한정된 좌석으로 줄을 서는 재미에 맛집에 대한 인식도 강하고 맛에 대한 긍정의 선입견도 생길 수 있는데 괜히 자리를 넓혀 텅 빈 공간에 드문 드문 고객수라면 있던 맛이 사라질 수도 있다.
 
사장에게 필요한 세가지는 책을 읽는 누구나 머리속에 잘 집어넣어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다.
 
매장을 만들 수 있는 상상력
직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추진력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이타심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일고, 매장에서 실제 실천하기는 체념의 상황에 많이 부딪힐 수밖에 없다. 사람 간의 관계가 가장 어려운 일다 보니 "오토 돌리는" 아주 그럴싸한 장사방식이 실패 확률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화에 민감하고 업종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내 몸에 잘 맞는 업종을 찾는 일은 사실 모든 일의 시작인데 이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아쉬움도 든다. 향후 출판될 책을 통해 자신의 끼와 촉을 살릴 수 있고 확인할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기대해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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