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든 일본 여행 도감 100 - 대도시부터 소도시까지, 꼭 가봐야 할 도시 100
이정기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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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구석 일본 소도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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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일본 여행 도감 100 - 대도시부터 소도시까지, 꼭 가봐야 할 도시 100
이정기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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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일본여행도감 100 : 구석 구석 일본 소도시 여행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일본여행을 준비하면 여행도서를 한 권 끼고 일주일 정도는 정독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3박 4일 정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행기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동선도 짜고 꼭 가야할 명소나 맛집, 그리고 선물가게 리스트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은 구글맵을 이용해 동선을 좀 더 입체적으로 짤 수 있어 더 정밀한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다만 너무 욕심을 부리면 특정 장소를 설렁설렁 보고 끝나거나 중간에 몇 몇 장소는 포기하게 되니, 다소 여유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내 경우에는 기대를 하고 방문한 도쿄 헌책방 동네 진보초를 바쁜 일정 때문에 메인거리만 돌고 다음 목적지인 아키하바라로 떠났는데 나중에 보니 골목 골목 보고 싶었던 서점들이 숨어있었다.


이런 사례만 봐도 어쨋든 여행전에 철저한 준비는 꼭 필요하고, 또 그 과정 또한 여행의 일부로 즐길 수 있다.


서점에 가면 도쿄, 오사카에 관한 여행정보지는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포맷으로 나와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도시니 해마다 업데이트되는 정보도 무궁무진하다.

다만 시각을 좀 돌려서 대도시 위주의 여행에서 벗어나 중소도시로 관광구역을 확대하려고 하면 좀 답답해진다.



어떤 도시를 방문했을 때 충만한 여행경험을 쌓을 수 있을지, 막상 가서 후회를 하게 되지는 않을지 얇지만 넓은 인사이트가 필요한 지점이다.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 딱 추천할만한 도서가 등장했으니 바로 지금 소개하는 “에이든 일본여행도감 100 “이다.


그동안 익숙한 지역들의 정보에서 벗어나 일본 열도를 탈탈 털어 눈여겨볼만한 지역 위주로 엄선한 자료가 두툼한 책자에 가득하다.


빽빽한 활자 보다는 시원하고 색감이 강렬한 사진으로 일단 첫 인상을 보여준 후, 한국에서 가는 방법이라던가 일정 스케줄 그리고 꼭 들려할 장소를 일목요연한 도식화로 보여준다.

그리고 쇼핑리스트와 먹방리스트도 꼼꼼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길게 늘어진 일본열도다 보니 지역마다 특색도 강하고 먹는 음식도 차이가 크다.

더우기 오랜 시간동안 지역 위주의 패권을 다툰 역사가 있다보니 지역색이 뚜렷하여 같은 나라가 맞아?할 정도의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도시들의 장점과 사진들을 넘기고 있다보면 가고 싶은 지역 리스트가 길어지는 단점이 생기지만 방문하고 싶은 10군데를 점찍어 10년 일본 여행 준비 기간을 갖는 남다른 여흥을 즐길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명칭을 가진 “도고 온천”이 있는 마쓰야마가 눈길을 끌어다.

정갈한 일본 저택 분위기의 일본 3대 고온천에서 몸을 녹이고 웅장한 모습의 철옹성  마쓰야마 성을 관람한 후,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에 등장한 기차를 복원한 고풍스러운 이동도 즐거울 듯 하다.


세계 26개국의 명화를 실물 크기로 재현해낸 오츠카 국제 미술관이 있는 도쿠시마도 구미가 당긴다.

비록 가짜 작품이지만 루브르 박물관 같은 곳도 안전을 위해 가짜 그림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으니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온갖 명작의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보는 전시도 즐거울 듯 하다.

일본 3대 전통 무용 중 하나라는 “야와오도리”를 감상하는 기회도 놓칠 수 없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이것이다.

그동안 일반적인 도시 중심의 여행소개서에서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일본의 구석 구석 볼만한 장소와 먹거리를 찾아 헤메는 과정 자체가 여행이 가져다주는 첫번재 단계의 즐거움이고 이를 만끽할 수 있다.


저자가 국내 여행지를 소개한 도서도 있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서로 상대방 국가의 관광객들이 바라보는 한 일의 매력적인 부분, 그리고 우리나라가 좀 더 강력한 관광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벤치마킹할 요소들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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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리딩 메커니즘 - 보이지 않는 규칙 편
널리즘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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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한 리딩 메커니즘: 보이지 않는 규칙 편 / 세상을 어떻게 읽고 살아갈지 대답을 원한다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처음엔 가볍게 펼쳤다가, 읽을수록 생각이 깊어지는 책은 만족감이 꽤 높아지는, 이 책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겉으로는 요즘 서점에서 자주 맞닦뜨리는 지식교양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상을 보는 습관 자체를 문제삼고 시비를 건다. 읽는 내내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을 건드니 한편으로는 불편한 생각도 들지만, 내가 빠진 오류나 착각한 내용들을 교정하는 긍정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예를들어,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사람마다 같은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말은 단순한 비유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읽다 보면 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누군가는 기회를 보고, 누군가는 위험을 보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일본영화 “7인의 사무라이”에도 등장하는 시각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은 결국 세상은 하나인데, 그것을 읽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능을 바라보는 방식도 다르다. 우리는 보통은 지능을 머리가 좋다, 나쁘다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지능을 세상을 보는 시야의 차이로 풀어낸다. 누가 더 말을 잘하는가보다 누가 더 넓게 보고 깊게 읽는가가 중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현실을 해석하는 눈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책이던 강연이던 양을 늘리면 자연스레 그에 따른 판단력, 해석력, 현실적용력, 아이디어 모두 상승할 것이라는 내 믿음에 균일이 갔다 당연히 양적인 면이 좀 더 풍성한 사고의 기반이 되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내는가에 달려있고, 단순히 수동적인 학습으로 배가 되는 능력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사람을 꽤 객관적으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단순 노출 효과나 헤일로 효과 같은 개념을 보면서, 내가 사람을 판단할 때 얼마나 빠르게 결론을 내렸는지 새삼 놀랐다. 익숙하면 좋게 보이고, 인상이 좋으면 능력까지 좋게 느껴지고, 주변 분위기가 좋으면 그 사람 전체가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다가 뒤통수를 얼얼하게 얻어 맞기도 한다. 모두가 내가 만든 세상이고 나의 관점일 뿐이지. 전혀 객관성은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매번 속는다.

하지만, 이는 나를 비판하는 내용이라기보다, 오히려 나는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범주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고 어떻게 개선하고 고쳐나갈지 도움을 준다. 사람은 늘 합리적인 기준으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볼 때도, 나 자신을 볼 때도, 우리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편향 속에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미리 인지한다면 의식적으로 객관성을 부여하고 좀 더 입체적으로 사람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인간 자체가 원래 그렇게 쉽게 흔들리는 존재이기에 스스로 보완해나가는 것도 능력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가장 큰 매락중 하나인 선택은 내 의지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의해 많이 바뀐다는 부분은 살면서 놓쳤던 내용들을 일깨워준다.

조명, 소리, 공간, 색채, 온도, 향기 같은 요소들이 사람의 기분과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인데, 사실 이런 이야기는 말로 들으면 단순해 보이지만, 읽고 나면 자꾸 주변을 의식하게 된다. 잘 생각해보면 학창시절 도서관에 가도 어떤 자리는 집중이 잘 되고, 어떤 곳에서는 괜히 예민해지거나 한다. 직장에서 사무실 이사라도 갈 때는 자리 배치에 신경이 곤두 선다. 

내가 늘 앉는 자리, 자주 지나가는 공간, 익숙하게 맡는 냄새 같은 것들이 그냥 배경이 아니었다. 환경은 생각보다 조용하지만 생각보다 강하게 사람을 움직인다. 그래서 어떤 공간과 분위기 속에 놓여 있느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읳식하지 못한채 나를 조정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마지막 대망의 4부는 저자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큰 파도처럼 읽는 독자의 약간 무거워진 마음을 압박한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내리는 선택들이 쌓이면 결국 삶의 구조가 된다는 주장이다.

한 번 내려진 선택이 다음 선택을 만들고, 그 반복이 결국 삶의 구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작은 선택의 누적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보여준다. 특히 돈의 흐름에서 이 부분은 두드러진다. 돈을 다루는 기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돈이 움직이는 구조를 보라고 주장한다. 재테크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다. 어디에 서 있느냐, 어떤 정보에 먼저 닿느냐, 어떤 흐름 안에 들어가 있느냐가 부의 추월차선에 올라타느냐 마느냐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이다. 


이 책의 장점은 설명이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가볍지는 않다. 

오히려 쉬운 말로 큰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에 잘 따라가다가 쿵 하고 내가 하지 못했던, 알지 못했던 진실에 다가가 어질어질해진다.

우리는 흔히 모든 것을 의지나 노력의 문제로 몰아가지만, 그 뒤는 규칙과 구조가 있다는 점을 자꾸 상기하게 된다. 사람도 환경도 선택도 돈도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커다란 수레바퀴처럼 돌아간다. 이런 연결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저자는 조언하고 우리는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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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의 법칙 - 또 가고 싶은 공간의 비밀
임상백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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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의 법칙  : 가고 싶은 곳을 만드는 공간의 법칙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공간을 탐구하는 과정은 즐겁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결과물로 숫자를 찍고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미덕은  머릿속 상상의 나래를 부여잡고 어떻게든 현실의 땅바닥으로 멱살 잡고 끌어내려 꽂는 것이다. 하지만, 추락의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공상이 아닌 상상의 시선으로 이 텅 빈 공간에 도대체 무엇을 집어넣을까 고민하는 일 자체를 즐기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 못 말리겠다 싶기도 하다.


공간이라는 물리적인 콘크리트 껍데기 안에 어떤 이야기를 불어넣고 사람들의 눈을 반짝이게 만들 무엇인가를 집어넣을까? 언제나 가슴 뛰는 업무였다.


좋은 공간, 좋은 가격, 좋은 입점 업체를 조합하는 건 누구나 현장에서 짬 좀 차고 경험 좀 쌓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조건은 언제나 항상 최악의 상황이 콤비네이션 피자에 올라간 토핑처럼 얽힌 채 눈 앞에 서빙된다.


내 월급이 입점된 업체의 실적에 비례한다면, 내가 평소 진짜 꿈꾸던 감성 터지는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소중한 꿈의 인식만 남겨줄 뿐 당장 수익성이 별로라면 과감하게 유치 도장을 찍을 수 있을까? 


법적인 공방 속에서 머리 터지게 어렵게 시작한 브랜드가 어떻게든 제대로 사업을 안착시키게 하려면 기획자는 또 성공을 기원해야할까, 망하라고 굿판을 벌여야할까?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고 들어오지도 않는 휑한 공간에, 굳이 경쟁사의 공간 임대료보다 훨씬 더 높은 임대료를 받아내서 유치해 오라는 상사의 말도 안 되는 벼락같은 지시사항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까?


매일 밤 머리를 쥐어뜯던 시절. 지금은 테넌트 업무에서 벗어나 다른 포지션에 있지만, 서브웨이로 저녁을 대신하며 밤 새워 전략 수립하고 레이아웃을 엎고 또 엎으며, 어떻게든 핫플레이스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 당시의 찌질하고도 치열했던 기억이, 작가의 무용담과 오버랩되며 슬쩍 웃음이 난다.




의외로 공간의 흐름을 통채로 바꿔버린 사건이 뭔지 아는가?

바로 인구 변화 이야기다. 


2020년부터 우리 사회가 공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진짜 완전히 뒤집어졌다고 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본격적인 인구 감소 시대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2008년에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도 2020년을 기점으로 사망자가 출생자를 훌쩍 넘어서는 인구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일본의 시니어 비즈니스 트렌드를 이 잡듯이 찾아보면서 일본 상권의 변화가 곧 한국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에서도 똑같이 일본의 쇠퇴를 예시로 든다. 

도쿄 시부야 같이 인구유동성이 높은 곳에서조차 백화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나고야의 수십 년 된 메이테츠 백화점이 문을 닫는 현상. 이게 단순히 장사가 안 돼서 망한 게 아니라, 대형 집객 시설 자체가 도저히 유지될 수 없는 도시 중심 구조가 재편되었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근데 여기서 진짜 흥미로운 대목은 전체 인구는 주는데 1, 2인 가구가 미친 듯이 늘어나서 2040년까지 주택 수요는 오히려 늘어난다는 아이러니이다. 단순히 싸고 넓은 집이 아니라 가성비에서 가심비로, 천편일률적인 가족 단위에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주거로 공간 요구가 바뀌고 있다. 주변 동네를 살펴보면 요즘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가 바로 이렇지 않은가!


두 번째 변화로 수도권 인구가 지방 인구를 역전해버린 구조적 양극화이다. 지방 골목상권들이 다 죽어 나가는 와중에 일본의 편의점이 괴물처럼 진화하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편의점이 단순하게 삼각김밥 파는 소매점이 아니라 금융, 보험, 물류, 여가를 싹 다 결합한 복합 생활 플랫폼이 되고, 심지어 파출소 없어지는 시골에서는 안전 거점 역할까지 한단. 인구 1,000명짜리 깡촌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미라이 편의점 이야기는 놀랍다. 물건 파는 걸 넘어 특산물이 경험이 되고 지역 사람들을 머물게 하는 플랫폼이라니. 그런데 흥미롭게도 국내 편의점은 이런 변화는 둔감하다. 실제 오래던 편의점과 금융을 결합하던 몇차례 시도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물론 여기에는 워낙 국내 금융 산업 인프라가 - 오프라인 위주의 일본과 달리 - 작은 국토 스케일에 맞춰 촘촘하게 엮어있기 때문인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세 번째는 2024년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짜잔.

이런 무시무시한 구조적 변화는 미래 공간의 방향성을 정리해준다 무조건 젊은 고객층만으로 노려서도 안 되고 접근성, 일상성, 그리고 여러 세대가 섞여 들어가는 복합 공간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몇년 사이 우리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 내린 핫 플레이스가 어디였던가 생각해본다.

성수동 골목골목 모든 공간들은 저마다 눈물겨운 스토리를 품고 있고, 그 죽어가던 공장 지대가 누 핫플로 탈바꿈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기획자들의 피, 땀, 그리고 날밤을 지새우게 했었는지 떠올려 보자. 우연과 창조, 기회, 돈, 문화, 이상이라는 엄청난 단어들이 용광로처럼 융합된 곳. 하지만 부동산이라는 마법 앞에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하기 어려운 현실은 진짜 공간 개발의 지독한 양면성이다. 


한쪽 거리는 과도하게 터져 나가는데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골목은 임대문의 안내문만 바람에 춤추는 현실. 성수동, 익선동, 서순라길, 연남동, 더현대 서울, DDP로 소비와 감각과 자본이 몰려들었다 조금 지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홍대 상권이 망원이나 연남으로 밀려나고, 창의성의 상징이던 건대 앞이 활기를 잃고, 이태원 감성이 용산으로 스멀스멀 넘어가는 무서운 변화의 파도. 


도시의 핫플 이동이 단순 순환이 아니라 지속적 불균형으로 굳어질 수도 있다는 시선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 대도시 구도심 살리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대형 쇼핑몰이 번쩍거리며 외곽에 생기면서 예전 도심이 완전 한 물 간 노인네 취급을 받지만, 이 낡고 느릿해진 공간이 가진 다음 세대의 핫플레이스 가능성은 쉽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원래 미래 예측이 그런 법이다. 


도시는 단순한 통계나 유동인구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추억과 경험으로 채워진다.. 낡은 건물, 오래된 시장, 매일 마주치는 얼굴들. 도시 재생은 건물 때려 부수고 새로 짓는 게 아니라 잊혀진 감정을 다시 일으킨다는 의미다. 실제 공간 재공간의 마법사들이 득시글거리는 도쿄의 최근 트렌드도 무조건 허물어버리는게 아니라 기존의 공간과 새로운 공간을 어떻게 조화하고 연결하느냐 집중되어 있다.



저자는 핫플레이스가 결국 강력한 플랫폼이라고 정의한다.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에서 톰이 벌로 받는 지루한 페인트칠을 마치 엄청 재밌는 놀이인 것처럼 포장해서 친구들한테 돈까지 뜯어내며 동참하게 만든 에피소드가 바로 그것이다.


핫플도 단순하게 물건 진열해 놓고 파는 쇼핑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발로 찾아와서 기꺼이 콘텐츠를 교류하고 놀게 만드는 판을 짜주는 거다. 유튜브나 카카오톡에 자발적으로 모이는 것처럼. 


요즘 나이키 실적이 박살 나고 있는데 단순히 신발 파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자극, 공감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바꾸려 노력하는 거나, 블루보틀이 그놈의 감성적인 차별점이 닳고 닳아서 사람들이 싫증 낼 때쯤 공간의 역할을 완전히 새롭게 리뉴얼해야 한다는 내 주장과도 맥락이  통하는 부분이었다. 


사람들이 그곳에 굳이 찾아와야 할 수많은 이유들, 가성비, 맛, 체험, 레트로 감성 같은 걸 싹 다 모아서 오케스트라처럼 조율해야 공간이 숨을 쉴 수 밖에 없다는 주장에 100% 공감한다.



그냥 동네 산책하고 친구 만나서 외식하러 갈 때, 길거리에 줄 서 있는 간판 위치, 테이블 동선, 화장실 위치 하나하나 허투루 보지 말라는 조언은 모두에게 유용하다.어느 카페가 북적이고 어느 상가가 죽어가는지 그냥 눈치채는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부동산 감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업무를 진행하는 모든 것에 연관되어있는 인간의 행동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분양가 전단지 보면 대충 월세 견적 나오고, 상가 엘리베이터 위치 하나가 임대 수익을 결정짓는 그 현장의 감각들. 


핫플 구경하러 가는 소비자가 아니라, 기획자의 매의 눈으로 "도대체 사람들은 왜 여기서 지갑을 열고 시간을 버리는가?" 그 질문 하나만 머리 속에 품고 어슬렁거리며 어딘가 거리로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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