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생각법 2.0 - 1등 플랫폼 기업들은 무엇을 생각했고 어떻게 성장했는가
이승훈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플랫폼의 생각법 : 플랫폼의 본질과 이해를 촉구하는 교과서



비즈니스 세계에서 제일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정의"이다.

하나의 용어를 이야기할 때 상황에 따라 광의의 정의를 내리기도 하고, 협의를 들먹이기도 한다. 사실 이렇게 하나의 용어에 대한 정의를 고무줄 줄이고 늘이듯 변화시키는 행위 자체가 본질에서 벗어나 자꾸 다른 영역이나 간섭에 노출시키며 화자의 이익에 부합되게 만들려는 의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정의보다는 트랜드에 맞게 등장하고 퇴장하는 각 비즈니스 주체를 정의라는 말로 규정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볼 때 소비자는 물론이고 종사자들조차 헷갈리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어 11번가나 지마켓, 옥션 같은 오픈마켓시장은 "플랫폼"사업이 맞는가?
대형마트나 백화점같이 고객들과 제조사들이 하나의 마켓 안에서 판매와 구매가 이루어지는 구조도 결과적으로 하나의 플랫폼이라 볼 수 있는가?
여러가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플랫폼이 유행하니 모두 나도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라고 안심하려는 행태는 아닌지 모르겠다.

저자는 보다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고 있다. 

즉, 플랫폼은 양면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즉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고객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 영업, 마케팅에 참여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히 한다
당연히 이런 모델에서 중요한 사항은 원칙을 명확히 정하고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개념에서 진정한 의미의 플랫폼 기업은 많지 않다. 하지만 누구는 플랫폼 사업자이고 누구는 아니다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책에 열거되는 기업들과 유사형태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자라고 판단해도 무리는 없다. 그리고 플랫폼이라는 정의에 얽매여 비즈니스가 한단계 도약하는 시도를 방해해서도 안될 것이다.

저자는 플랫폼이라는 사업모델이 추구해야할 비즈니스적 요소들에 대한 설명을 통해 본질에 대한 이해와 현재 성공하는 기업들의 남다른 방향성과 독창성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양면시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운영원칙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으며, 경쟁이라는 가치를 시장에서 어떤 식으로 성장하고 시장을 장악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경쟁에서 승리하는데 있어서 가치는 새롭게 생성되고 확대대고 있지만 배달의 민족이 성급한 수익가치에 눈이 멀어 거위의 배를 갈랐던 사례와 같이 독점에 이를만큼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시장에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플래폼 시장의 구분을 명확히하여 각 시장의 특성을 정의하는 방법도 기본적인 정의를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3가지 형태는 각각 광장, 시장, 인프라 형태로 등장한다. 광장은 페이스북처럼 많은 사람들의 금전적 거래없는 커뮤니케이션 형태로 구성되며 광고수익에 의존하게 된다. 시장인프라는 아마존같은 상품판매 또는 배달 앱이나 숙박 앱처럼 중계서비스를 포용하는데 일부 광고수익도 발생하지만 기본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에 따른 거래 수수료가 중심이다. 마지막으로 인프라는 애플의 경우가 해당된다. 한번 구축된 인프라는 사용자들이 지속적인 트래픽을 일으키며 활동하게 되고 이에 따른 다양한 수익모델의 개발도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용수수료가 수익의 핵심이다.

"FAANG"으로 표현되던 미국시장에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가 빠지고 "MAGA"라고 명명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추가된 상황은 놀랍기만 하다. 앞서 이야기한 명확한 정의 개념의 플랫폼에서 넷플릭스가 제외되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모바일 시대에 한발 늦게 탑승하여 지리멸렬한 행보를 보이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깜짝 성장은 플랫폼 시대의 긴박감과 포맷의 탁월성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오피스 365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개인적인 일이나 비즈니스 업무에서 문서를 생성하고 저장하고 활용하는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강점을 제대로 플랫폼 시대에 맞게 재편함으로써 기업의 미래가치를 확고하게 한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독점의 기회를 갖는 상황에서 성급히 수수료체계에 손을 댔다가 공급자 소비자 양 쪽 시장에서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체면을 구긴 배달의 민족 사례는 플랫폼 사업의 특징과 양면시장의 독특한 결합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단기 노동자 시장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시장에 수수료로 불안요소를 부채질하다 보니 올바른 소비에 대한 고객들의 자각도 배달의 민족은 고민해야할 과제가 되었다. 택배기사들의 계속되는 과로사로 올바른 택배가격구조에 대해 자각을 하는 사례와 유사하다 할 수 있다. 더욱이 지자체가 배달 앱 자체를 개발하는 상황을 초래한 것은 다름아닌 자기 스스로임을 인정해야 함은 물론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기업은 아마존이다. 
원래는 플랫폼 시장이 아닌 일반적인 마켓 구조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시대상황과 비즈니스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고객 우선주위로 오픈마켓 구조로 확장해 났다. 동시에 물류, 배송의 규모를 확장하고 적극적인 투자로 스스로의 기동성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인 FBA를 통해 생산자들의 적극적인 연합이 가능하게 만들어 실질적인 플랫폼 기업으로서 면모를 확대생산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도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단순 배송비의 절감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 컨텐츠의 제공으로 아마존 안에서 모든 것을 소비자들이 해결할 수 있게 만들고 이로 인한 데이터의 확보가 선 순환되는 구조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과거와 같은 기대 이상 싹싹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정책이 마음에 안 들기도 하지만 아마존의 블랙 프라이 데이를 기다리는 나 자신을 보면 이들이 진정한 승자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 플랫폼 이야기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우리나라도 극심한 경쟁 속에 합종연횡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데, 최근 네이버와 CJ의 결합은 꽤나 강도가 센 뉴스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절대적인 사업자가 중소기업의 아이디어까지 훔쳐낸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정보와 시장 장악의 불균형은 건전한 플랫폼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존 대기업들이 한국 경제를 살리고 세계적인 도약을 가시적으로 보인 동시에 수많은 중소기업의 몰락을 동반했던 아픔이 있었던 만큼 상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정부의 적절한 공정거래 의지가 필요한 대목이다. 스스로 공정한 거래와 시장을 만들거란 기대는 애시당초 접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들고 나와 우리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리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에 공정한 감독관이 지금보다 강한 권한을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플랫폼 기업들은 대부분 글로벌한 시장을 장악하게 되는 부분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배달 앱, 숙박 프로그램이나 중고거래 앱 등 특정분야에는 로컬 기업이 압도적인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존재인 "MAGA"의 계속적인 영향력 확대는 결국 종속의 굴레를 면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스마트폰의 운영체계를 보면 두려워지는 법이니까.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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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1-07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