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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1~4 세트 - 전4권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평점 : 
톨스토이는 이 소설을 통해 당시 러시아사회의 위선을 이야기 한다.당시 19세기러시아는 사회적 모순이 차 있는 시대였다.서유럽같이 계몽과 혁명도 없이 전제왕권을 옹호하는 분위기에 농노와 농민들은 중세와 다름없이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나폴레옹이든 황제알렉산드로든, 지도자 한 사람이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다. 작자는 다만 지도자는 국민들의 염원을 이용할 뿐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전쟁의 피해는 이 소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류층보다는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가지지 못한 일반국민에게 더 가혹한 참화를 입힌다.
가장 러시아귀족사회를 대표하는 이는 청년 공작(公爵) 안드레이 포르콘스키이다.그는 영지(領地) 벽촌에 은둔하고 있는 아버지와 누이 동생 마리아에게 만삭이 된 아내를 맡기고, 크로우조프 장군의 부관으로 전쟁터로 출발한다.
이 전쟁이야말로, 그에게 빛나는 미래와 영광을 안겨 줄 수 있는 것이라 여겨 공명심에 차 출전한다. 반면 안드레이의 친구로서, 유럽유학에서 갓 돌아온 피에르는 부자인 백작의 사생아였지만, 백작의 사후, 그의 유언에 따라서 전 재산을 상속받고 일약 사교계의 총아가 되었다. 여기에 눈독을 들인 후견인 역인 크라긴 공작은, 미모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품행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자자한 자기의 딸 에렌을 피에르와 결혼시키려고 획책하고 무난히 성공한다. 하지만 당연히 결혼생할은 행복하지 못했다.여기서 우리는 러시아 귀족사회에 성행한 정략결혼의 단면을 알 수 있다. 위선과 타산,권력과 신분상승에 찬 상류사회가 얼마나 많은 모순을 안고 있는지...
이해 11월, 안드레이는 아우스테르리쯔의 결전(決戰)에서 패배한 러시아군으로서, 단신 군기를 들고 적진에 돌격하여 중상을 입지만, 문득 제정신이 들어 머리 위의 푸른 하늘을 쳐다 보면서 그 장엄함에 크게 감동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자기의 야심이라든지 명예욕, 위대한 인물로 숭배하고 있었던 나폴레옹 등이, 사실은 보잘 것 없이 사소하고,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그가 청년장교에 고급귀족이란 건 유명한 사실이다.오죽하면 전쟁당시 상급자인 장군 이 동료로 대우하는 일인이라했을까?
전사한 것으로만 알려지고 있던 안드레이가, 뜻밖에 영지(領地)의 벽촌으로 돌아온 바로 그날 밤, 아내 리자는 사내 아들을 낳고 그대로 숨을 거둔다. 안드레이는 이미 자기의 인생은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영지에서 일생을 보낼 결심을 한다.하지만 운명은 거기서 멈추지않는다.
1809년 봄에, 안드레이는 귀족회(貴族會)의 용무로 로스토프 백작의 집을 방문하고, 생명력이 넘쳐흐르는 백작의 젊은 딸 나타샤를 만나 마음이 강하게 끌린다. 그 해도 저물어 가는 어느 날, 두 사람은 무도회에서 다시 만나, 곧 사랑하게 되고 약혼을 하지만, 영지의 노공작(老公爵)의 완강한 반대로 1년간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하고, 안드레이는 외유를 한다. 그러나 젊은 나타샤는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피에르의 아내 에렌의 오빠 아나토리의 유혹에 빠져, 사랑의 도피를 할 약속을 함에, 안드레이와의 약혼은 파기되고 만다.
1812년에, 다시 프랑스와 전쟁이 일어나고, 안드레이는 포로지노의 결전에서 중상을 입는다. 거기서 이 오만하고 보수적인 귀족청년은 평범한 지상에 아름다움과 인간애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어째서 지금까지 이 높은 하늘이 눈에 띄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제라도 겨우 이것을 알게 되었으니 나는 정말 행복하다. 그렇고 말고! 이 끝없는 하늘 외에는, 모든 것이 공허하고
모든 것이 기만이다. 이 하늘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아우스테르리쯔의 격전에서 중상을 입고 쓰러진 안드레이 포르콘스키가 의식을 되찾고, 머리 위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마음속에서 중얼거리는 말이 푸른 하늘은 영원을 상징하고 있으며, 이것에 비교하여,
이 지상의 영광이라든지 욕망 따위가 극히 사소한 것으로 느껴져, 안드레이는 인생관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자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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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러시아군은 패주를 거듭하고, 마침내 모스크바를 적에게 내 주게 된다. 로스토프가(家)에서는 가재(家財)를 운반하기 위하여 준비해 놓은 마차로 부상병들을 수송하기로 결심한다.
나타샤는 부상병들 속에서 반사 상태의 안드레이를 발견하고, 자기의 죄를 사과하고 필사적으로 간호를 한다. 그러나 그 보람도 없이 안드레이는 결국 전쟁의 와중에 숨을 거둔다.작자는 그는 죽었지만 최후에서 인간애의 회복을 암시한다.
진짜 주인공은 피에르와 나타샤이다.
피에르는, 결혼 후 친구 드로포프와 아내 에렌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기 때문에,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결투를 신청하여, 상대를 쓰러뜨린 후 아내와 별거를 한다. 그리고 나서부터, 그는 선악이라든지 생사의 문제에 대하여 고민을 하지만, 프리이메이슨(Freemason; 1723년 런던에서 성립하여 전유럽에 퍼진, 인류애를 위한 세계적인 평화와 행복의 실현을 목표로, 국제적 조직을 가진 비밀 결사)의 지도자를 알게 되고, 새로운 신앙 생활에 들어간다.
피에르는 모스크바에 머물어 농민으로 가장하고, 나폴레옹을 암살할 기회를 노리다가 프랑스군의 포로가 된다. 아내 에렌은 전화(戰火) 속에서도 연신 난행(亂行)을 계속하다가, 낙태약을 잘못 먹고 몸부림을 치면서 죽는다.
전쟁은 러시아의 승리로 끝나고, 모스크바에서 나타샤를 만난 피에르는 그녀를 깊이 사랑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고, 그녀와 결혼을 한다. 안드레이의 여동생 마리아도 나타샤의 오빠 니콜라이와 결혼하고, 각각 가정을 이끌어 간다.
주인공은 한마디로 귀족으로 태어난 계급에서도 다소 이질적인 존재이다.당시 러시아에도 19세기 유럽의 계몽사상으로 황제독재체제를 반대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사회주의 정부전복 무정부주의의 사조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나폴레옹전쟁이란 초유의 국난에 궁정대신들은 당쟁에 매달려있고 자르란 자는 제 목숨만 부지하기 급급하니 나라꼴이 얼마나 한심한가? 장군이 수도를 내주자고 한 마당에서 자르가 귀족들에게 한 짓을 보면 뻔뻔하기 짝없다.국가재난은 뒤로 미루고 자신만 피하겠다는,그러면서 대신들을 파당으로 갈려싸운다고
원망한다.
귀족들의 위선과 가식의 가면이 보인다.어쩌면 주인공이 불우했던 건 프랑스등에서 계몽사상을 전수받은 지식인의
후예이기도했지만 시대를 잘못만났기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반면 생사를 위협하는 전쟁의 와중에 끝까지 조국에 충성하다니..안드레이는 보수층을 대변하는 노블리제 노블리스라고나 할까?
권력이 대단하긴 한가보다.그시대 정신으로 그럴 수 밖에 없었을지 모르지만 그런 난세에 이런 주인공을 만들어내는 걸보면..나폴레옹의 진격이 눈에 보이는데도 세다툼과 부패한 귀족들사이에서 헐벗은 군졸의 불만, 피난민들의 원망 ,수하들의 탄식섞인 보고..이 와중에 빈손으로 싸워야하다니..
군주는 그와중에 의심에차서 권력
싸움만 부추기는데 장군들은 서로 모함하기에 정신없고 서로 전공부풀리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하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피에르는 농지개혁등을 꿈꾸는 이성적 계몽주의자이자 이상주의자이다.이런 대조적인 인간들의 공존이 당시사회에서 인간적으로 가능할까?
그도 지주로서의 농지개혁이 얼마나 난해한 일인지 실감못한 모양이다. 그가 포로수용소에서 만난 농부출신의 병사한명을 통해 농노들의 비참함에 눈을 떴고 인간적으로 동정을 느꼈다고 하지만 시대가 그의 사상을 받아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작자는 주인공을 통해 당시 러시아사회에 깊은 사회문제인 토지개혁을 암시한다.농노에게 한평의 땅도 없다는게 말이 되는가? 농민들의 항의와 생존에 대한 몸부림이 그의 사상에 묻어난다.그는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고, 안드레이처럼 가문이나 외모도 특출나지못하고 졸부백작의 아들로 평범하다. 전쟁 속에서 영웅이 되기보다기 다른 사람들처럼 전쟁의 참화에 휩쓸린다. 그럼에도 끝까지 생존했고 독자들에게 가장 인상깊은 이는 피에르이다.
왜냐하면 그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인간이기때문이다.결혼후에도 정착한 것같지만 계속해서 정치당원활동을 한다.비록 실패할 줄은 작자도 독자도 주인공자신도 알고 있었을 테지만 그가 당시 러시아사회를 얼마나 극도로 혐오하고 새사회건설을 지향하고 있었는지 그의 정열이 드라마틱하게 독자를 끌어들인다.그만큼 당시의 러시아사회가 부패했다는 반증이기도하다.
만일 그런 시도가 없어다면 인류역사는 발전자체를 할수 없었을지도 모른다.혁명이나 계몽같은 단어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을까?
한편으로 적나라하게 참상을 묘사하는 톨스토이가 그린 처절한 전쟁을 읽으면서 전쟁만큼 인간의 발가벗겨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싶다. 사람의 참 모습을 연구하는데 전쟁만큼 좋은 소재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전쟁은 잔인할 수밖에 없다. 내 가족, 이웃이 직접적으로 희생당했다면 그것은 더욱더 잔혹한 전쟁이 될 것이다. 결코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된다.
소설에는 주인공의 인간적 비애가 진하게 느껴지는
소설이다.작자는 주인공들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잘 드러낸다.자신의 신변과 생명에대한 불안감,인간에 대한 배신감,절박감,전쟁의
참혹함...
젊은 세대일수록 개인주의의가 판치는 시대에
개인적으로 안드레이나 피에르같은 인물이 되고싶지는 않다.보수적이고 자르일인만을 위한 독재체제에서 희생된 인물이기에 현대근대사에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억울한 이들이 많았고 아직도 과거청산이 되지않아 역사의 오점이니..
하지만 톨스토이가 방대한 인물들과 전쟁의 참혹함을 통해 인간애와 위선을 그려내며 당시 러시아사회의 부패상을 사실주의작가답게 그려낸 대작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