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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3 ㅣ 소설 조선왕조실록 15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7년 11월
평점 :
리심은 의녀에 무녀여서 조선왕조에서는 천인이었다.어쩌다 사랑에 눈을 떠 구미의 사상을 접하고 신여성이 되지만 귀국후 조선은 신분의 굴레에서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궁녀는 왕의 재산이었고 인간의 자유가 없는 노예였다.그런 리심이 프랑스남자를 만나 근대화된 자유평등사상을받은 것 자체가 왕조에서는 용납되지않는 불온한 일이었다.
결국 자유와 사랑을 갈구하던 리심에게 조선은 감옥이었다.사람을 평등하게 대하지않고 신분의 굴레를 씌우는 전근대적왕조국가..양반사대부들에게도 그녀의 존재는 용납되지않는 것이었다.그녀의 불행한 삶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작품중간마다 서재필이나 김옥균같은 개화사상가들의 얘기가 나오는데 고종을 비롯한 조선의 권력층들이 그들을 얼마나 핍박했나보면 조선의 식민지화는 기정사실이었던것 같다.그와중에 봉건적사고에 얽매여 권력을 놓지않겠다가 발버둥치다 망국이 된걸보면 참 한심하달지 딱하달지...
결국 조선이 식민지가 된건 위정자인 고종과 권력자들 책임이다.근대화된 정치를 거부하고 수구체계만 고집했으니 자업자득이다.
리심은 조선에서 나고 자랐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파리로 건너가 신문물을 수학하고 체험한 신여성이었다. 사랑을 하고 영혼이 열린 그녀는 프랑스인보다 더 자유와 평등의 영혼을 사랑하게 되었고 신분과 국가에 구속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열어 나간다.그런 리심은 주종의 관계보다 어머니같은 존재로 중전을 섬겼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의 죽음에 돌아온 리심에게는 노예의 굴레가 기다리고 있었다.강제로 국상의 춤을 추라는 어명...그것도 망국의 국왕인 주제에...사서에도 고종은 한심한 국왕이었다. 근대화를 거부하고 황국협회따위나 만들어 독립협회는 핍박하며 자신의 권력만 유지하려했으니..인권이란 사상이 존재하지않던 시대에 리심도 여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다.
이소설의 비극적 결말은 예정되어 있었다.
그와중에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추구한 리심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은 같은 여자이기 때문일까?
한편으로는 사랑앞에 용감하게 행동하다 지금도 불행해지는 젊은이들이 많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