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광활한 인간 정도전 1 소설 조선왕조실록 1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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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은 역적인가 아니면 현실주의자인가? 이것은 근래에 자주 쟁점이 되어 온 문제다. 역사의 심판이 결정할 문제지만 분명한 것은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그의 성장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사대부이었으나  명문대가출신도  아니고 적자도 아니었다. 그는 첩의 소생이었고 그나마 여러번 정계에서 밀려난 후   외롭게 한직을 떠돌며 일한데다 장차 관직에 나가서도 지지하는 막강한 세력도 없었다. 그런 그가 세왕조건국의 주역까지 된 것은 이성계에게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지지당파의 배경도 없이 재상으로 옹립된 정도전에게는 험난한 여정이 쌓여있었다.

  위화도회군이 발발하자 이성계는 모든 일을  맡기고 얼굴마담인 옥좌에 올랐다. 말하자면 궂은 일은 자신에게 떠맡기고 권력만 향유하려 한  것이다. 게다가 권력의 중앙에서 시기질투로 정도전을 여러번 내치려 한 것을 보면 절대군주제가 군주 자신을 의심 많게 하고 외롭게 하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현명한 군주는 아니었다. 또한 무책임한 면이 많다.

그러나 정도전은 피폐한 여말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며 궁중 깊숙한 곳의 다른 정치들과 다르게 피폐한 민생을 보았다. 그가  사대부의  지지를 받아 재상의 권한을 강화한 것이나  왕조성립후의 복구대책사업을 벌인 것은 권력유지를 위한 민심수습의 일환이었으나 한편으로 그의 현실적인 상황파악도 드러나 있다.

그때문에 그는 현실에 불만이 많았던 사대부들을 등용했을 것이다.그는  공신면서도 권문세가에대한 사회의 모순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현실성을 고려한다면 이성계와  삼봉은 절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불씨잡변이나 요동정벌, 과전개혁시행등 이성계는  집권초에 사회의 모순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결국 그들의 관계는 역적이라는 이름아래 파탄나고 말았다. 이방원은  절대군주를 부정할 수 없는 입장이었고  그는 권력다툼에서 정권을 유지하기위해 살아남기 위해무슨  일이든 해야했다.  그러니 주나라의 정전법을 모델로 한  새로운 이상향을 꿈꾸는 삼봉에게 전제왕권은 한계가 있었다.

 한편으로 태종이 명나라를 종주국으로 받들며  그들의 밀월관계는 결국 깨질 수 밖에 없었다.  급진적인 권력투쟁에 기인한  태조의 아들들과의 반목에서  정도전도 고립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시대가 용인하지 않았던 이단아 ,인간으로 삼봉의 이면을 다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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