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낙태, 금지해야 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18
재키 베일리 지음, 정여진 옮김, 양현아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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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쟁점 중 하나다. 그래서 각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원인과 해법도 제각각이다. 미국과 유럽 같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낙태에 관한

찬반을 당당하게 정치 공약으로 내세우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의 해법을

찾아 낙태를 줄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입에 담기 어려운 어두운 그림자같은 문제다. 일부 종교인과 진보

여성계를 제외하고는 낙태 문제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제대로 밝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낙태 문제에 대해 쉬쉬하며 드러내기를 꺼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낙태 시술을 한 의료인뿐 아니라 임신부까지

처벌할 수 있다. 모자보건법에서 허용하는 사유, 즉 임신부 본인이나 배우자가 정신

장애나 신체 질환,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와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임신이 되었을 때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보다 더 높은 낙태율을 보이고

있다. 낙태 통계를 보면, 2010년에는 약 17만건으로 보고되었다.  전세계 1위 낙태

국가인셈이다.

낙태 공화국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낙태가 남발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개선돼야 하지만

윤리적, 종교적 문제가 개입되어 있는데다가 정부조차도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제대로

보이지 않아 계속 우리사회가 풀어야만 할 숙제로 남겨져 있다.  

 

낙태에 관한 논쟁은 낙태하는 여성들이 있는 한 계속될 것이고 이러한 논쟁이 지속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낙태는 인간 생명에 관한 근본적인 도덕 원칙,

인간 생명의 가치을 다루는 결코 쉬운 주제의 논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의미에서 세더잘에서 나온 '낙태, 금지해야 할까?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논쟁에 대한 하나하나 물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같이 찾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 보다는 낙태를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서로의 입장, 나아가 낙태를 금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허용해야 한다면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균형있게 정리해주고 있다. 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낙태에 관한 다양한 사례와 관련 규제법 조항과 정책까지 폭 넓게

다루고 있어 자신의 소신을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낙태를 합리적으로 규제하는 국가에서 행하는 낙태숫자가 낙태를

금지하는 나라보다 오히려 적다는 현상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예를 봐도 그렇다.

 

그러니 무조건적인 규제와 허용이 아니라 개인이 낙태에 대해 권리와 책임을 갖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보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면 낙태는 최후의 수단으로서만 선택되고 처음부터 원하지

않은 임신을 피하는 데 더욱더 노력을 기울릴 테니까.

 

이 책에서 주장하는 그런 사회의 예로 네덜란드를 들고 있다.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낙태율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로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낙태 이외의 다른 선택 사항을 전부 고려해 보았는지 확인해야

하며 낙태하기로 결정을 내려도 의사와 면담한 뒤 5일을 기다려야 한다. 자신의

결정을 주의 깊게 다시 생각해 볼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무척 합리적인 법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네덜란드에서는 원하지 않는 임신, 특히 10대들의 원하지 않는 임신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성행위와 건강한 피임에 대해 여성 혼자서 판단하지

않고 긍정적인 태도로 열린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 사례를 보더라고 낙태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라는 이분법적 시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표는 ‘낙태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 이다.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성교육과 홍보를 통해서 근본적인 낙태예방 노력을 하는 것이 그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성교육을 하는 것이 10대들의 임신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지 않는가!

 

그러니 우리나라가 낙태공화국의 오명을 씻기 위해서 정부와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낙태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과 제도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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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의 지혜 - 한 세기를 살아온 인생 철학자, 알리스 할머니가 들려주는 희망의 선율
캐롤라인 스토신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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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 헤르츠좀머 (Alice Herz-Sommer)할머니는 현존하는 유태인 피아니스트이자 세계

최고령 홀로코스트 생존자다.

몇년전에 알리스 할머니가 들려주는 쇼팽 연주를 유튜브에서 들은적이 있었다. 주름이 지고

얼굴 가득 검버섯이 있었지만 초롱초롱한 눈과 미소가 인상적인 할머니였다.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피아노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쇼팽의 왈츠 7번을 연주하시는데 비록 가끔

건반을 잘못 누르시기고 했지만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우신지 (내가 그 나이되면 피아노는

커녕 밥숟가락이라도 들수 있다면 좋겠다..) 몇번이나 리플레이해서 들었다. 평상시에도

쇼팽,베토벤, 슈베르트를 외워서 매일 세 시간씩 연주한다고 하신다.

내가 좋아하는 호로비츠나 루빈스타인 같은 명 연주자만큼이나 할머니의 쇼팽 연주는 무척

인상적이였다. 예전에 봤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 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독일장교 옆에서 연주했던 쇼팽의 발라드 1번 연주도 기억속에서 되살아나며 유태인의

힘겨웠던 삶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했다.

쇼팽이 평상시에 '피아니스트라면 손가락으로 노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한다고

말했다던데 할머니의 손가락은 고난을 지혜롭게 넘긴 연륜을 노래하는 듯했다.

 

알리스 할머니는 1903년생이니 우리 나라 나이로 111세다. 이 책은 그녀의 인생을 담은

역사이자 살아있는 20세기의 역사다.  20세기의 가장 비극적인 사건을 경험한 슬프고

가슴아픈 이야기일거라고 생각되지만 , 오히려 '나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알리스 할머니의 강한 울림으로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는 가에 대한

고민과 그녀가 체득한 인생의 지혜와 열정에 탐복하게된다.

 

프라하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 알리스 헤르츠좀머는 제 2차 세계대전 때 남편, 아들

라파엘과 함께 테레진 유태인 수용소로 보내진다. 테레진은 대규모의 수용소로, 히틀러는

이곳을 저명한 유대인 음악가, 저술가, 화가 들을 전쟁으로부터 보호하는 곳으로

선전했으나 실상은 아우슈비츠 등 동유럽 전역에 있는 나치 학살장으로 보내지는

환승역이었다.

테레진에 있는 동안 알리스는 동료 재소자들을 위해 100회 이상 연주했으며 어린이들에게

비밀리에 피아노 교습까지 했다.  전쟁이 끝났지만 테레진에서 어머니와 남편, 친구를 

잃는다. 그러나 그녀는 절망하지 않고 아들과 함께 이스라엘로 이주해서 마흔다섯에

히브리어를 배우고, 하우스 콘서트를 열고 사람들을 사귀며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개척한다. 알리스는 나치와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자들에게 원한을 품는 것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이 돌연사를 하면서 또다시 불행이 다가왔지만 늘 생에 감사하고 매일이 기적

이라며 주어진 하루에 충실한 삶을 산다. 놀라운 것은 최근까지도 대학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는 등 배움에 열정적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감동이 다가온다.

 

책 맨 뒤에 있는 알리스의 말은 한결같이 지혜로운 말뿐이다.

그리고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바이러스가 넘쳐흐른다.

 

'우리는 늙어야만 생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답니다.'

'감사는 행복의 필수요소지요.'

'매일이 기적입니다. 처지가 아무리 나빠도 내게는 삶에 대한 태도를 심지어 기쁨을

발견하고 선택할 자유가 있습니다. 악은 새롭지 않아요.'

'더 많이 읽고, 생각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할수록,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더 많이

깨닫습니다.'

 

인생 철학자인 알리스 할머니의 소중한 이야기에 살아있는 삶의 지혜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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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의 착한 빵 - 브레드홀릭's 다이어리 Breadholic's Diary
스즈키 모모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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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좋아 '빵이 좋아' 모임을 10년째 하고

빵은 애인입니다 라고 언제나 대답하며

빵이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면 또한 자신도 행복해진다는

빵의 매력에 흠뻑 빠진 빵순이인 일러스트레이터 스즈키 모모가 쓴 빵 다이어리이다.

 

일반적인 요리레시피와는 달리 일러스트레이터답게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과

글씨가 무척 따뜻하게 느껴진다. 책 표지를 봐도 과하지 않는 색 조합이 어울려

부드러움이 묻어나온다. 빵 레시피뿐만 아니라 계절별로 어울리며 즐길 수 있는

빵이야기, 여행지에서 만난 빵에 얽힌 이야기 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아이템들이

즐비하다.

 

나에게 대체 빵을 무엇일까?

저자는 빵을 애인이라고 말한 부분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려 보았다.

나에게 빵은 엄마와의 추억이다. 지금은 아파서 병실에서 꼼짝도 못하는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딸부자집 막내인 나는 워낙 늦은 나이에 태어나 사실 다른 언니처럼 엄마와 살갗게

지내지 못했다. 게다가 엄마와 떨어져 친척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에게 엄마는 힘껏

달려가 엄마하고 어리광부리지 못하는 벽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우리 집 근처에 빵집이 생겼는데 엄마가 외출하다 돌아오면 늘 그 빵집

빵을 사가지고 오셨다. 아이템은 늘 슈크림빵. 단 것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맞는 빵이였다.

엄마의 외출과 슈크림빵은 어느덧 엄마와 나의 비밀아닌 비밀이 되어 언니들 몰래 둘이서

속닥거리며 맛있게 먹곤 했다.

 

그 후로 그 빵집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엄마의 빵집방문은 사라졌고 세월이 흘러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 그 근처에 새로운 빵집이 생겼다. 물론 예전의 촌스러운 이름의

빵집이 아니라 무슨무슨 베이커리 라는 근사한 이름과 멋진 인테리어를 갖추었지만.

문득 그 앞을 지나가다 슈크림빵의 기억이 떠올리면서 빵을 사가지고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슈크림빵도 있었지만 왠지 같은 것을 고르기 싫어 일부러 다른 빵을

살펴보았다. 그때 내 눈에 띈 빵이 하트무늬로 만든 페스츄리였다. 설탕을 듬뿍 뿌린 것이

내 취향에도 엄마취향에 맞는 빵이였다. 불쑥 엄마앞에 빵봉지를 주며 쑥쓰럽게 또다시

시작한 엄마와의 행복한 빵추억이였다.

 

맛있는 빵을 즐기며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저자가 매일매일 반복되며 흘러가는 나날들은

평탄하고 보잘것없지만 요즘에는 이것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글귀를 보곤 갑자기

울음이 나왔다.

 

'빵이 맛있게 구워졌을 때, 가족들이 스프를 맛있게 먹을 때, 다림질이 깔끔하게 되었을 때,

일이 생각대로 될 때, 평소보다 약간 일찍 침대에 들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을 때, 파란 하늘을 보며 마음마저 상쾌해질 때, 햇살이 따뜻하게 비칠 때, 이렇게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들 속에 행복이 잔뜩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누릴 것 같은 일상의 행복이 , 엄마와 맛있은 빵 먹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것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아파서 누워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새삼스레 그 평범함이

무척 그리워졌기 때문이다.

행복이 거저 주어졌는데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 뒤늣은 후회감이 몰려왔다.

(이 밝은 책을 보며 왠 청승이냐 ㅠㅠㅠㅠ)

 

엄마와의 추억을 오랜만에 떠올리게 했던 <모모의 착한 빵>

나에겐 착한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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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치 노트
세실 필리에트 지음, 이주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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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서 가끔 이젤을 세워놓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보는 경우가 있다. 그 모습을

보고 항상 부럽다고 느꼈다. 어깨 너머로 보는 풍경스케치는 여행의 낭만과 시정이

물씬 풍기곤 했기 때문이다.

 

여행 스케치를 꿈꾼 것은 그런 모습뿐만 아니라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보고 난 이후부터다. 미술 평론가였던 존 러스킨은 여행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은

간직하기 위해서는 스케치를 하고 그것을 말그림,글로 그리라고 권했다고 한다.

아름다움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에 관계없이, 그것에 대하여

쓰거나 그것을 그려라 라고 했던 말이 귓전에 맴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처음 보곤 아 ~나도 여행 스케치를 그릴 수 있도록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건가싶어 가슴이 뛰었다. 책 표지만 봐도 벌써 빈티지한 느낌과 감성을 불러일으키지

않는가! ( 책 표지에 찻잔 그림은 오래된 소설책을 스케치 노트로 활용해 글자가

있는 페이지 위에 냅킨을 붙여 그 위에 연필과 수채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다.)

 

책 차례를 보니 재료를 선택하는 방법, 사람과 동물 그리는 스케치 연습, 구도 잡기,

여행에서 얻은 소소한 일상적인 물건으로 만드느 콜라주기법, 그리고 글 쓰는 요령 등

여행 스케치 노트를 만드는 방법이 세세히 적혀있어 내 꿈이 실현되나 보다 흥분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처음의 뛰던 가슴은 점차 가라앉게 되었다.

여기서 설명하는 방법은 그림을 못 그리던 사람을 하루아침에 그림을 잘 그리게 되는

마법같은 방법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림 수준이 내가 생각하는 끄적거리는 수준이

아니라 뛰어난 재능으로 그린 완벽한 작품이다 보니 엄두가 안났다.

 

하지만 찬찬히 다시 보다 보니 나같이 그림에 소질없는 사람도 나 만의 여행 스케치

노트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곳곳에 소개되어 있다.

 

이를 테면 해가 쨍쨍 났을 때 식물이나 사물이 노트에 드리우는 그림자의 윤곽을

따라 그려보는 방법이다. 아래 사진의 오른쪽처럼 민트 잎사귀들이 노트에 그림자를

드리우면 그 그림자의 윤곽을 따라 연필로 그린 후에 색칠을 하면 왼쪽 그림과 같은

멋진 그림이 완성하게 된다.(물론 색칠이 관건이다.)

 

 

 

또한 아직 연필과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간단히 스크랩해서 스케치

노트에 붙이는 방법도 있다. 아래 사진의 윗 그림은 직접 그림을 그린 것이고 아래그림은

스크랩해서 붙인건데 손으로 멋지게 글씨를 써서 곁들였더니 똑같이 멋진 효과를 내며

잘 어울린다. (그래도 이왕이면 위의 그림처럼 그려보고 싶은게 사실이다.)

 

 

 

 

노트 같은 것도 자신이 직접 만들어 볼수도 있다. 그건 그림실력과 별개니까. 여권을 활용해도

되고 상자를 이용해 여행을 하면서 모은 것들과 종이를 같이 넣어도 되고 , 노트의 잠금장치를

조개껍질이나 단추로 만드는 등 창의적인 성격인 경우에 참고할 자료가 많다.

또한 아래처럼 노트 아래에 페이지 한 장을 더해서 새로운 노트를 만드는 방법같은 것은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자신의 의견을 적은 종이를 테라스에 널려있는 빨랫감 모양처럼 그려

넣어 표현한 것이 풍경화와 잘 어울린다.

 

 

 

저자가 그린 작품들을 보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그림 하나. 한국여성을 그린 그림이 있어서

반가웠다. 구아슈라는 물감을 이용한 그림인데 구아슈 물감은 컬러를 덮어 주는 성질이

있어서 원래 공연 프로그램 전단지에 쓰여있는 텍스트 부분을 덮어버리고 검정색으로

배경을 칠한 것이다. 한복을 입은 여성들의 실루엣이 검정색덕택에 더욱 뚜렷하게 살아났다.

 

 

이처럼 이 책은 그림을 잘 그리든 소질이 없든 여러가지 참고할만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법을 상세하게 알려줘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 몇 가지만 이용하더라고 멋지고 근사한

나 만의 여행스케치 노트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한 그림이

주는 즐거운 여행을 꿈꾸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저자는 여행 스케치 노트를 시작하려면, 평소에 연습을 해 보라고 한다. 주방의 한 귀퉁이,

옷걸이같은 움직이지 않는 대상을 시작으로 점점 동네, 살고 있는 도시, 버스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 등 일상을 포착하고 남기는 여행 스케치 노트을 만드는 거다. 이렇게 일상의

상황을 감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다보면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니 이미 여행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거다.

 

어느새 2월 중반이다. 아직도 매서운 바람은 불지만 느리게 봄은 오고 있다. 3월쯤되면

선선한 바람과 함께 나들이나가기에 좋을 것이다.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고 가볍게 근교라도

떠나서 그저 한없이 느리게 움직이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물론

이 책을 가방에 챙기고서.

 

거창하지 않아 매일 수 많은 사람들이 지나면서도 무심코 지나쳤을 그 풍경을 노트에

채우다 보면 내 기억 속에 그 풍경이 새로운 의미가 다가올 것 같다. 돌아볼 시간마저 없이

잊혀져서 잠자고 있던 것들을 그림을 통해 다시 보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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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다이어트 THIS IS DIET
유화이 지음 / 양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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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을 없을것이다. 솔직히 나는 꼭 다이어트를 해야할

몸매는 아니라고 (44-55사이즈를 입는다) 생각하지만 더 날씬하고 싶은 생각은

늘 한다. 하지만 인생의 즐거움인 먹는 것을 줄이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기 때문에

실행하기가 어렵다. (캡슐로 끼니를 때워야하는 세상이 오는 것이 제일 두렵다)

게다가 선천적으로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외에는 좋아하는 운동이 없기 때문에

항상 운동해야지 마음먹지만 춥다고, 피곤하다고 핑계를 대면서 늘 미루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다이어트를 해야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몸무게는 별로 늘지

않았는데 뱃살은 볼록 튀어나와 정말 괴롭기 때문이다.

흔히 나잇살이라고 하는 것이 나이를 먹을수록 신진대사율, 즉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지방이 빨리 제거되지 못하니 자꾸 쌓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자꾸

다이어트책에 관심이 가게 된다. 서점에서 이것저것 뒤적거리다 발견한 책

 

This is diet(이것이 다이어트다)

 

제목부터 비장미가 흐른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표지다. 언듯 보면

영어문법책같지만 (this is grammer 등) 강렬한 빨간색이 시선을 확 사로잡으며

뭔가 엄청 체계적으로 다이어트방법론을 펼쳐줄 것 같은 긍정적인 마음이

들며 들춰보게 한다. 일단 촌스럽게 근육질 남녀가 몸매자랑하듯 전면에 나와있는

책들과는 차별화가 되어 좋았다.

 

저자인 유화이씨는 이미 하루 2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가진 파워블로거였다.

매거진 파파를 인터넷에 치니 블로거이웃만 4만명이 넘는 정말 파워블로거였다.

(의심병이 많아서 꼭 확인해야 되는 ^^)

 

책도 블로거특유의 생동감과 톡톡튀는 매력이 있다. 마치 큰언니처럼

이건 안 돼, 내가 다 해봤어. 이렇게 해야돼. 하며 조목조목 사소한 것부터

지적질을 한다. 그러면서 다이어트는 독한 사람이 아니라 똑똑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걸 강조한다.

어떠한 이름과 방식의 다이어트보다, 무엇을 먹고 무슨 운동을 하느냐보다,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에서 건강과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먼저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없이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도 살이 빠지긴

하지만 몸과 마음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때 살 빠지는 속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더라는 것을 몸소 마루타되어 보여준다.

 

종합비타민을 챙겨먹으라는 것, 반신욕으로 몸 안의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하라는

것, 면역력을 높여주기 위해 초유의 도움을 받으라는 것 등 마치 운동을 하기전에

준비운동을 꼼꼼히 해야 부상을 당하지 않는것처럼 몸을 일단 정상컨디션으로

만드는 작업을 중시하는 점이 다른 다이어트 책과는 차별화가 되었다.

 

물 한잔을 마셔도 언제 마셔야 다이어트에 효과적인지 어느정도 마셔야하는지

구체적이고 방법적인 것들이 마치 실시간 답변이 올라오는 것처럼 자세함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으로 살아야

할 것 같은 , 새로운 인생, 만족스런 인생이 나를 부르는 것 같다.

 

최근에 영화관에 갔더니 무척 인상적인 비만전문병원 광고가 나왔다.

 '지방덩어리'를 작고 귀여운 캐릭터로 의인화한 광고인데 딱 내 마음속과 똑같아서

광고를 보면서 막 웃었다.

귀여운 지방덩어리가 날씬한 여성에게 붙어서 유혹의 목소리로 속삭인다.

운동하러 나갈때는 '오늘 피곤하잖아. 내일부터 하자'

커피전문점에서 주문할때는 칼로리가 가장 많은 ' 카라멜 마키아또, 마키아또'라고

소리치고, 사무실에서 일하때는 '단것! 단것!' 를 부르짖어 결국 서랍속에 감춰뒀던

초콜렛을 꺼내게 하는

결국 그 귀여운 악마를 병원에게 떼어놓는 '지방과의 이별'으로 마무리되는 훈훈한

광고였다. 

 

나도 이 책대로 똑똑한 다이어트를 해서 뱃살과의 영원한 이별을 하여 눈누난나

콧노래를 부르며 봄을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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