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삶의 음악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삶의 음악』

안드레이 마킨(저자) 1984북스(출판)

13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러시아 작가 안드레이 마틴 프랑스 소설 『어느 삶의 음악』은 음악으로 인한 삶의 참된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기에 충분한 그렇기에 독자로 하여금 삶에 대한 긍정 에너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설은 짧지만 묵직하게 다가오는 한 편의 시 같다. 하지만 수많은 감정들에 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음악을 통해 바라본 삶은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으니 말이다.

기차가 연착되었지만 그 기차 안에서 오가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은 기차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 안에 소설 속 화자인 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무리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아무리 다른 삶이라 해도 어쩌면 다 같은 삶, 화자는 뮌헨의 철학자가 발명한 용어인 호모 소비에트 쿠스를 떠올리며 다를 것 같지만 다르지 않은 그동안의 자신을 떠올려보며 본다. 그런 그에게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 그 음악소리는 그 둘을 잇게 해주는 하나의 실마리가 된다. 한없이 기다리기만 했던 모스크바행 기차가 오고 한 객실에 노인과 마주한 나. 그 둘의 이야기 아니 젊은 시절 촉망받았던 알렉세이 베르그, 즉 노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현재의 삶에서 과거로 돌아간 노인의 삶은 어땠을까? 운명이라 믿었던 음악생활이 그에겐 순탄치만은 않았고 그는 자신의 정체성마저 잃어버린다. 가혹한 현실 속에서 전쟁과 고통 희생을 말없이 감수해 내고 있었던 기차역의 사람들처럼 알렉세이 베르크 역시 젊은 시절은 호모 소비에티쿠스 였던것이다.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그렇지 못하고 그저 살기 위해 도망쳐야 했고 현실을 부정하기에 바빴으며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음악을 포기하고 익명 뒤에 숨어지내야만 했던 베르크. 그의 연주회를 이틀 남겨두고 부모님이 눈앞에서 체포되는 모습을 보았으니 더할 나위가 있겠는가. 아마도 그때 그의 운명이 뒤 뀌지 않았을까 싶다. 가짜 신분으로 살았지만 결국 돌고 돌아 수용소로 보내지게 된 베르그. 이제 그는 살아남은 자가 아닌 죽은 사람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과거의 현실 속에서 음악가로서는 견딜 수 없는 침묵이라는 형벌만이 남아있었다.



과연 그는 어떠한 삶을 살게 될까?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그가 절실히 살아야만 했던 이유는 또 무엇이었을까? 하지만 그는 이제 노인이 되어 아무런 후회도 절망도 없어 보인다. 수용소에서의 삶은 어쩌면 모든 짐을 벗어던지고 오롯이 베르크 자신만의 옷을 입은 채 살아갈 수 있었기에... 다만 그때도 그랬듯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름다움과 추함 속에서 우리는 아직도 갈등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게 했던 소설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전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처절한 삶 속에서 아름다운 빛줄기를 찾아가기 위한 삶의 여정에 어느 삶의 음악 속 한 노인의 이야기는 슬프지만 여전히 깊고 진하게 아름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속의 로맨스 』

앤 래드클리프(저자) 고딕서가(출판)

고딕 서가에서 총 3종의 고딕소설을 출판했다. 1764년 영국 소설가 호레이스 월폴이 오토란토 성을 출간하며 자리 잡기 시작한 공포와 로맨스를 결합한 소설 장르를 즉 고딕소설이라 칭한다. 이번 고딕 서가의 3종 소설을 만나기 이전에 고딕소설을 몇 번 접했었다. 고딕소설에 빠지면 고전소설 못지않은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거란 거란 걸 난 그때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고딕 양식의 오래된 건물을 배경으로 한 고딕소설 그래서 책표지도 음산한 분위기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고딕소설 시리즈 3종 『엉클 사일러스』, 4명의 여성 고딕 작가의 작품집 『공포, 집, 여성』 마지막으로 『숲속의 로맨스』까지! 난 그중 숲속의 로맨스를 먼저 읽게 되었다.

방탕한 생활로 귀족에서 도망자 신세가 되어버린 라모트 가족. 그런 라모트 일행은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아들린까지 인계받는다. 자신도 힘들면서 아들인을 살뜰히 챙기는 마담 라모트.아들린은 그런 그녀로부터 연민의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일분일초에 생사가 걸린 이들에게 아들린은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열이 오르기 시작했고 의사는 이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들린에게 치명적이라고 한다. 라모트는 이대로 인간애를 져버릴 것인가? 과연 이들 일행은 자신들을 쫓는 사람들로부터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이들이 마주할 앞으로의 세계가 궁금해진다. 숲속의 로맨스 아직은 제목처럼 따스하진 않지만 자신들의 악한 처지에도 가여운 여인을 버리지 않고 온 마음을 다해보살피는 마담 라모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한편 부모에게 아니 아버지에게 너무나 비참하게 버려진 아들린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내 관심은 이제 아들린에게 향해간다.

헤매고 헤맨 라모트 가족은 숲속의 한 수도원에 다다른다. 더 이상의 피신처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음산하지만 발각되기 힘들 거란 이 수도원에서 몸을 숨기며 지내기로 한다. 한편 아들린은 일곱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자신을 수도원에 버렸으며 수녀가 되길 거부한 딸에게 복수의 협박까지... 아들린 이야기를 전해 들은 마담 라모트.이리도 불쌍한 아이가 또 있을까? 부모여도 다 같은 부모가 아님을 아들린 아버지를 보며 또 느낀다. 자신의 탐욕만을 챙기기 위해 딸의 안부 따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게 비참하게 하루하루를 버텼을 아들린을 생각하니 나 또한 마음이 아파졌다. 자식은 절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간간이 들려오는 자식 살해 사건들. 홀로 남을 자식이 안쓰러워 자식을 죽이고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부모들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아들린 아버지도 그런 부류의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니 치가 떨린다.

왕의 근위대를 피해 폐허에 숨게 된 라모트 일행. 아들린은 자신이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경관들을 확인하려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라모트일가에게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마담 라모트는 아들린의 이 친절을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처음 아들린을 불쌍히 여겼던 그 마음은 어디 가고 이제 남편 라모트와 아들린의 관계를 의심하다니... 마담 라모트의 마음이 너무나 안타깝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지만 이렇게 불신과 오해로 물들어버리다니... 자신을 끔찍이도 생각해 주고 있다 생각하는 아들린의 마음에 상처가 될까 벌써부터 염려스럽다.

아들린에게 지금 상황들이 참 냉혹하기만 하다. 기댈 곳 하나 없던 그녀에게 라모트 일행은 힘이 되어주었지만 알 수 없는 마담 라모트의 행동에 점점 지쳐 보인다. 어찌 됐건 마담 라모트는 자신이 남편과 아들인이 자신 몰래 밀회를 즐겼다 생각하고 의심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땐 아들린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었다. 폐허 수도원에 숨어 지내던 이들에게 수도원 주인이라는 몽탈 후작과 그의 부하직원 테오도르가 등장하고 어딘가 모르게 라모트와 몽탈 후작 사이에 이야기가 오가는 것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무서운 꿈에 시달리는 아들린까지... 그 와중에 아들린에게 라모스 아들 루이는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 떠나는데...



폐허가 돼버린 수도원에 무슨 깊은 사연이라도 있던 것일까? 행간에 떠도는 소문의 진실은 무엇일까? 아들린의 마음을 사로잡은 테오도르 그는 아들린과의 약속 장소에 왜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아들린은 지금의 불행한 시간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곁에 아무도 없는 것만 같은 그녀의 지금이 너무나 씁쓸하다. 고딕소설의 묘미가 한층 더 짙게 드리워진 숲속의 로맨스 제목만큼이나 그리 달콤하진 않지만 고딕이 주는 느낌이 이것보다 더 강렬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초점이 아들린에게 맞춰져있는 만큼 이 소설에서 아들린은 여주인공으로서 온갖 수모와 역경을 겪는다. 그녀의 주변 인물들 특히 세 남자는 그녀 앞에서 모두 눈물을 흘렸었다. 그 눈물의 의미에서 아들린은 한없이 초라하고 외로운 불쌍한 여주인공이라는 것과 그녀의 미래가 이 남자들로부터 어떻게 변화되어갈지 소설을 읽을수록 궁금해져만 가는데... 초자연적인 요소들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더욱 돋보이는 소설로 고딕소설이 주는 흥미로움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숲속의 로맨스의 첫 장을 넘겨보시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 내게 벌어질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끊임없이 명상하면서 마음 단단히 먹고 어떤 일이든 맛 닥뜨려야 하겠지.

p161

아들린에게 지금 상황들이 참 냉혹하기만 하다. 기댈 곳 하나 없던 그녀에게 라 모트 일행은 힘이 되어주었지만 알 수 없는 마담 라모트의 행동에 점점 지쳐 보인다. 어찌 됐건 마담 라모 트는 자신이 남편과 아들인이 자신 몰래 밀회를 즐겼다 생각하고 의심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땐 아들인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었다. 폐허 수도원에 숨어 지내던 이들에게 수도원 주인이라는 몽탈 후작과 그의 부하직원 테오도르가 등장하고 어딘가 모르게 라 모트와 몽탈 후작 사이에 이야기가 오가는 것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무서운 꿈에 시달리는 아들린까지... 그 와중에 아들린에게 라 모트 아들 루이는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 떠나는데... 폐허가 돼버린 수도원에 무슨 깊은 사연이라도 있던 것일까? 행간에 떠도는 소문의 진실은 무엇일까? 아들린의 마음을 사로잡은 테오도르, 그는 아들린과의 약속 장소에 왜 나타나지 않은 것일까?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아들린은 지금의 불행한 시간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곁에 아무도 없는 것만 같은 그녀의 지금이 너무나 씁쓸하다. 고딕소설의 묘미가 한층 더 짙게 드리워진 숲속의 로맨스 제목만큼이나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 달콤하진 않지만 중간중간 아들린이 느끼는 감정들에 사랑이 묻어 나오기도 한다. 고딕이 주는 느낌이 이것보다 더 강렬할까라는 생각과 함께 라 모트 일가에게 그리고 아들린에게 벌어질 앞으로가 더 궁금해지는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신이 친절한 마음을 갉아먹었고 질투가 의심을 낳았다.

p104

왕의 근위대를 피해 폐허에 숨게 된 라 모트 일행. 아들린은 자신이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경관들을 확인하려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라 모트 일가에게 자신이 입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마담 라 모트는 아들린의 이 친절을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처음 아들린을 불쌍히 여겼던 그 마음은 어디 가고 이제 남편 라 모트와 아들린의 관계를 의심하다니... 마담 라모트의 마음이 이해할 수도 없었거니와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마음이 너무나 답답하고 안타깝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지만 이렇게 불신과 오해로 물들어버리다니... 자신을 끔찍이도 생각해 주고 있다 생각하는 아들린의 마음에 상처가 될까 벌써부터 염려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작은 아씨들 1~2 - 전2권 열린책들 세계문학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은 아씨들 1,2권 세트 리뷰』

루이자 메이 올컷(저자) 열린 책들(출판)

학창 시절에 읽었던 나의 작은 아씨들이 내가 성인이 되어 엄마가 된 시점에 다시 읽게 된 이유를 책 안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었던 것 역시 나에겐 행운이다. 그 누구보다 난 네 자매의 어머니 마치 부인을 닮고 싶어 했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합리적으로 중립을 지키며 아이들의 미래에 작은 소리를 보태어 긍정적인 마인드로 올바른 삶과 지혜를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난 가치 있는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기쁜 일이 있을 때도 슬픈 일이 있을 때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족만 있다면 그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으리란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던 작은 아씨들과의 추억에 내 인생 마지막 한 페이지를 더한다. 그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담고 살아갈 이름 가족이란 두 글자에 이제는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로 맞이해보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