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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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부모의 정을 잊고서 아무런 회한도 없이 제 자식을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면 우리 사이엔 더 이상 자식의 연, 부모의 의무는 존재하지 않아. 아버지 당신이 그걸 끊어버린 거야. 난 결단코 자유를 찾고 내 삶을 되찾겠어.

p64

헤매고 헤맨 라모트 가족은 숲속의 한 수도원에 다다른다. 더 이상의 피신처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음산하지만 발각되기 힘들 거란 이 수도원에서 몸을 숨기며 지내기로 한다. 한편 아들린으로부터 일곱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자신을 수도원에 버렸으며 수녀가 되길 거부한 딸에게 아버지의 복수와 협박까지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마담 라모트.이리도 불쌍한 아이가 또 있을까? 부모여도 다 같은 부모가 아님을 아들린 아버지를 보며 또 느낀다. 자신의 탐욕만을 챙기기 위해 딸의 안부 따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게 비참하게 하루하루를 버텼을 아들린을 생각하니 나 또한 마음이 아파졌다. 자식은 절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간간이 들려오는 자식 살해 사건들. 홀로 남을 자식이 안쓰러워 자식을 죽이고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부모들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아들린 아버지도 그런 부류의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니 치가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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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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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오랫동안 억눌려 살았지만 그럼에도 탄력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았으며,

바로 그러한 에너지로 지난한 삶을 견뎌냈다.

p21

방탕한 생활로 귀족에서 도망자 신세가 되어버린 라모트 가족. 그런 라모트 일행은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아들린까지 인계받는다. 자신도 힘들면서 아들린을 살뜰히 챙기는 마담 라모트.아들린은 그런 그녀로부터 연민의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일분일초에 생사가 걸린 이들에게 아들린은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열이 오르기 시작했고 의사는 이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들린에게 치명적이라고 하는데...라모트는 이대로 인간애를 져버릴 것인가? 과연 이들 일행은 자신들을 쫓는 사람들로부터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이들이 마주할 앞으로의 세계가 궁금해진다. 숲속의 로맨스 아직은 제목처럼 따스하진 않지만 자신들의 악한 처지에도 가여운 여인을 버리지 않고 온 마음을 다해보살피는 마담 라모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한편 부모에게 아니 아버지에게 너무나 비참하게 버려진 아들린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내 관심은 이제 아들린에게 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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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2 열린책들 세계문학 279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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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2』

루이자메이올컷(저자) 열린책들(출판)

작은아씨들 1권에 이어 2권은 네 자매가 성장하며 점점 어른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부터 네 자매가 더 단단해지고 자기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소녀에서 어엿한 숙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낸다. 자식을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고 했던가? 마치기의 마치 씨와 마치 부인이 마치 그러했다. 네 자매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부모님을 그토록 깊게 생각하며 사랑하고 자식과 부모의 관계가 이토록 끈끈하기까지 그들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전장 속에서 아버지 마치는 다행히 무탈하게 돌아왔고 3년이란 시간이 흐른 마치가!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네 자매의 이야기를 하려 하나보다. 그녀들의 성장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부모가 된 지금 이런 속 깊은 자식들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흐뭇할 것 같다. 네 자매는 각자 생각도 다르고 하고자 하는 것도 분명하다. 행복이라는 이름 아래 그녀들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수행하며 진정한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서고 있다. 부자와의 결혼으로 자신의 삶을 부유하게만 꿈꾸었던 메그가 소박한 결혼을 했을 때 내가 작은 아씨들을 읽은 이유가 있었나 보다.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아마도 메그는 알고 있었지 않았을까 하며... 하지만 메그에게도 결혼생활은 왠지 순탄치만은 않을 터... 결혼! 그것은 바로 현실이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끝없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메그뿐 아니라 나 역시 또 느끼는 중이다.

조와 로리 친구 사이지만 로리의 조에 대한 마음은 친구 이상이다. 하지만 사랑이 어디 한쪽만 한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일까? 조는 늘 자유를 갈망했고 자신을 사랑하는 로리의 마음을 친구 이상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으니 말이다. 어쩌면 조는 로리와의 사랑과 우정 앞에 우정을 택했음에도 그 뒤로는 자신과 너무나 다른 로리를 결코 행복하게 해줄 수 없고 그렇게 행복할 수 없음을 미리 단정 지을 수밖에 없었던 조의 마음은 정말 진심일까? 한 편 조에게 이런 상황을 전해 들은 로런스. 손자인 로리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되어주고픈 할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진다. 사랑은 참 힘든 것이로다. 사람의 마음이 다 내 맘 같지 않으니 말이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힘든 것이 또 있을까? 사랑과 우정 사이 조와 로리가 그 한가운데에 있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들의 관계가 부디 좋은 감정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마치 부인은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는 마법사 같다. 큰 딸 메그의 고민을 들은 마치 부인. 메그는 다시 존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 부부 사이라고 해서 늘 사랑만 있지는 않다. 때론 둘의 의견이 어긋나 싸우기도 하고 아이들로 인해 싸우기도 하니 말이다. 작은 아씨들을 성인이 되어 읽으며 더 공감되었던 부분은 바로 이런 대목 때문이 아닐까? 겪어보니 비로소 알게 되는 깨달음 그 깨달음을 일깨워주는 작은 아씨들이다. 부부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서로가 서로를 위해 배려하는 그 마음을 메그와 존으로부터 다시 배워가는 중이다. 인생은 모든 것이 처음이기에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걷기를 반복하듯 그렇게 천천히 하나씩 깨달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건 아닐까!

학창 시절에 읽었던 나의 작은 아씨들이 내가 성인이 되어 엄마가 된 시점에 다시 읽게 된 이유를 책 안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었던 것 역시 나에겐 행운이다. 그 누구보다 난 네 자매의 어머니 마치 부인을 닮고 싶어 했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합리적으로 중립을 지키며 아이들의 미래에 작은 소리를 보태어 긍정적인 마인드로 올바른 삶과 지혜를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난 가치 있는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기쁜 일이 있을 때도 슬픈 일이 있을 때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족만 있다면 그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으리란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던 작은 아씨들과의 추억에 내 인생 마지막 한 페이지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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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러블 스쿨보이 2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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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러블 스쿨보이2』

존 르카레(저자) 열린책들(출판)

오너러블 스쿨보이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스마일리와 웨스터 비위 활약을 기대해 보았다. 1977년 출간되었지만 지금 읽어도 손색없다는 것이 읽으면서도 느껴질 만큼 비정한 세계에 서있는 우리를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왜 아직도 이런 세계는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작가는 이미 오래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도 지금도 아니면 앞으로도 계속될 삶의 무게들 그것은 이 세계가 짊어지고 갈 숙제들이지 않을까?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오너러블 스쿨 보이는 그 인물들이 각자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더 귀 기울여 읽는 재미도 나름 느꼈다.

웨스터 비가 이탈리아에서 만난 고아라는 여자부터 무례하고 거친 미국 마약 단 속국 요원 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인물 중 하나이기도 했다. 과거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은퇴한 선교사와 그의 딸 또한 버림받은 남자의 전형과 같은 영국 교사,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인물일 늙은 아시아 전문 기자 크로까지 어쩌면 이들은 마치 첩보 요원이 자신의 삶을 추적하고 캐물어 주기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처럼 자신의 삶과 개성을 짧은 시간 안에 쏟아 내기에 바빴다. 마치 우리의 삶처럼 말이다.

누군가가 내 삶을 바라봐 주기 바라고 물어주길 바라며 관심 있게 바라봐 주길 그 누군가들처럼 말이다. 카를라가 남긴 흔적을 쫓아 홍콩에서 벌어지는 돈 세탁에 주목하면서 러시아 자금이 홍콩의 유력 인사 드레이크 코에게 모여드는 것을 확인한다. 그는 임시 공작원이자 아시아 전문 기자 웨스트비를 홍콩으로 파견했지만 웨스터 비는 왠지 사건 속으로 가까워질수록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그의 눈앞에 펼쳐지면서 점점 상황은 안 좋아짐을 직감한다. 웨스터 비는 어느덧 자신이 왜 홍콩에 오게 되었는지 그 목적마저 잃어버린듯하다.

사회 부조리 속에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그는 지치고 만 것일까? 과 연 스마일리와 웨스터 비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사라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이번 소설로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는 서로가 서로를 향해 날카롭게만 이어져 있는 그 무언의 세계에 쓴소리가 들려져오는듯하다. 첩보소설로는 처음이었지만 왜 3부작의 처음을 읽어봐야 했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1부부터 읽어보았으면 훨씬 더 생생하게 재미를 느꼈을 이번 작품을 통해 작가의 세상에 대한 따끔한 충고를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그 어느 소설보다 스파이 소설이라서 그렇기에 더 박진감 넘치고 섬세한 묘사에 긴장감은 더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작가가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해도 난 007제임스 본드 못지않은 스파이를 만나게 된 것 같아 반갑기까지 했다. 이제 제2의 제임스 본드는 존 르 카레가 탄생시켰으니 말이다.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오너러블 스쿨보이 스파이 소설이 처음이라면 꼭 이 책 먼저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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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미하라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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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미하라』

츠지무라 미즈키(저자) 블루홀식스(출판)

자신을 정당화하여 그것을 방패 삼아 타인에게 자신의 불쾌한 것들을 존재 삼고 방패 삼아 어둠을 드리우게 한다면 어떨까? 이번 작품 야미 하라는 호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했던 유령이나 귀신 따위가 아니다! 누군가를 마주할 그 사람이 바로 나라면? 일본에서는 타인에 대한 괴롭힘을 뜻할 때 일본어와 영어를 결합해 ㅇㅇ하라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책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고 그 의미의 뜻을 난 이제 천천히 알아가보려 한다. 때론 섬뜩함을 마주하겠지만 그래도 나에게 주려는 그 메시지에 난 다가가려 한다.호러소설이기에 더욱더 긴장감을 놓지 않으리! 어둠 속에 나를 찾다! 야미하라! 그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미스미네 사립 고등학교는 대학 진학률도 높은 만큼 이 학교에 들어가거나 전학 오기 위해서는 시험을 봐야 했다. 그런 학교에 어느 날 시라이시가 전학 오게 되는데 이 학생 처음부터 섬뜩하게 느껴지는 건 내 기분 탓일까? 선생님의 부탁으로 모범생으로 칭해졌던 미오는 시라이시와 함께 학교를 거닐며 학교를 소개해 준다. 그러던 중 미오는 시라이시의 말과 흉악한 얼굴 표정에서 위험함을 감지하고 도망치는데... 시라시이 전학생의 정체는 무엇일까? 암흑 속에 드리워진 사람처럼 책의 겉표지에서도 느껴지는 오묘하고도 알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그 무언가에 빠져들고 마는 야미하라!

시라이시가 미오에게 하는 행동들이 초반에는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고 내 주변에 시라이 시 같은 사람이 있었다면 그곳을 떠나고 싶어 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책 초입 부분은 그러했다. 나조차도 이런데 같은 반 하물며 자신의 집까지 알게 되었으니 미오 이제 어쩐단말인가?!시라시이가 미오에게 접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오 친구들은 그런 시라시이를 미오를 좋아하는 것으로 여기며 거의 스토킹 수준으로 몰아버린다. 미오 어쩌면 학급 반장이라는 사명감 하나로 자기 자신이 나약함에 빠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채 그저 남에게 미움받기 싫어하는 자신의 내면을 그녀를 가까이하고 있는 간바라의 눈에는 보였던 것일까? 미오에게 다가왔던 3학년 선배 간바라! 그의 정체를 안 순간 나 역시 소스라쳤다. 자신들의 어둠을 강요하는 사람들 분명 내 주위에도 있다 생각하니 소름 끼쳤다.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던 이유 아마도 이 소설을 읽으며 간바이를 떠올려서 였을까? 상대방을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고 세뇌시키는 인간들 그들의 목적이 무엇이었든 간에 옳지 못한 행동과 말로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음을 느끼길 바란다. 그러던 중 미오, 사호의 친구 하나카가 실종되고 마는데... 하나카는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전학생, 이웃, 동료, 조장, 가족 등 총 다섯 편의 단편 같지만 단편이 아닌 장편소설 수많은 복선과 트릭으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게 만들기 충분해 보였다. 어쩌면 야미 하라는 일상에서도 대두되고 있는 인간관계 그로부터 오는 심리적 압박감과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로 현실 세계에서도 드물게 일어나고 있는 그 모든 잘못된 관계로부터 그저 소설이기에 다행으로 생각하며 이야기에 푹 빠지고 마는 것 아닐까? 가끔 읽어보는 미스터리 소설은 늘나의 뇌리에 깊게 박혔던듯싶다. 그것이 블루홀 식스였기에 가능했고 3장 동료부터 점점 조여오는 미스터리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할 정도로 가독성의 끝판왕이라 해도 문제 되지 않을 만큼 흥미롭다. 가독성의 정점을 찍을 블루홀 식스의 야마하 라로 미스터리의 오싹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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