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숨 쉬는 법 - 철학자 김진영의 아도르노 강의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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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사랑이라는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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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도르노 아포리즘의 밑바닥에는 서러움이 있다고 본다. 가장 귀중한 것, 혹은 보존해야 했었던 것들을 박탈당하고 그 자리가 상처로 변해버렸다는 것인데, 이 상처를 들여다보는 고통이나 슬픔이 서러움과 상통한다. 
 

세대 관계는 사랑으로 생명을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귀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에서는 큰 상처로 자리하고 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자식 세대는 부모 세대의 삶을 부정하고, 부모 세대는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제공하겠다는 이유로 세대 간 반목은 심화된다. 더욱이 치열해지는 경쟁, 부모의 대리 만족과 희생주의와 그에 대한 보상, 이 반복된 행위르가 사랑이라는 착각, 그리고 그뒤에 숨은 폭력이 확장되면서 존속 살해 등 극단적 방식으로 표출된다. 그리고 역시사지가 된 후에야 찾아온 화해. 아도르노는 이 화해를 아름답게 보지 않는다. 축복받은 화해가 아닌 저주의 화해. 치유를 동반하지 않은 화해라는 이름을 빌린 패배의 정서. 그렇다면 여기서 승리자는 누구인가?
 



166.
객관적 권력은 우리를 끊임없이 망각시키죠. 아름다운 방식으로 망각시켜요. 이 선정주의를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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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재미있는 게 니체는 가상을 위대한 긍정으로 본 반면 아도르노는 슬픔으로 봤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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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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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는 듯한 이켄나의 죽음과 사라진 보자. 집을 비워둔 아버지는 자책하고, 어머니는 두 형제의 불화를 알리며 돌아오라고 사정했건만 차일피일 미룬 아버지를 원망했다. 마침내 돌아온 보자.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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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한 가족이 풍비박산 되는 건 정말 한순간이다. 그들의 고통을 알겠다는 말도 차마 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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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벌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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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
히틀러는 "마지막까지 싸우는 자가 전쟁에서 승리한다"라는 프리드리히 대왕의 위대한 격언을 철석같이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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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덴에서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는 동안 독일군은 더 많은 사단을 노르빈트 작전에 투입했다. 1월 5일부터 지속된 전투는 미국의 우세였지만 피해도 만만치 않았으나 25일 즈음부터 독일군의 공격은 눈에 띄게 약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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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장은 1월부터 벌어졌던 벌지 전투의 상황을 전반적으로 정리해주고 있다. 읽다보니 벨기에와 6.25전쟁 직후의 우리나라 상황과 겹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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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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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부인否認의 힘이다. 죽는 다는 것은 무엇이며 더 좋은 삶은 무엇인가. 그리고 화자가 고민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를 부인否認을 통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은 대체로 안온하지 않다. 가족에 대한 적대감으로 들끓는 친구의 딸, 사막같은 결혼 생활의 끝에 찾아온 나이 듦과 암. 그리고 고독과 회의. 그래서 인간 정신이 지닌 무한한 능력을 발휘해 끝없이 부인한다. 내가 삐뚤어지고 거짓말을 하고 냉정한 사람이 된 원인은 나한테 있지 않다고, 나이는 숫자일 뿐 늙지 않았다고, 내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나는 암에 걸릴만큼 잘못한 게 없다고. 아,아Q의 정신 승리여.  


친구의 안락사 여행에 '나'가 따라나선 이유는 자신이 그 입장이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공감때문이었다. 그런데 독자가 이 여행이 걱정스러운 것은 안락사 자체보다 딸에게 지우고 싶지 않은 죄책감을 친구에게 지우는 것, 죽음의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친구의 입장, 비록 원만한 모녀 관계는 아니었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엄마의 안락사를 통보받아야 하는 딸의 상실감, 그리고 남은 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게 될 죄책감과 무력함이다. 죽음은 모든 인간 경험을 통틀어 가장 고독한 경험이라는 작가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죽음이야말로 온전한 고독에 다다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를 일이다.


친구는 자신이 갖는 죄책감은 안락사에 동참하게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남겨 두고 가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 아마 이전부터 친구 관계를 유지해온 긴 세월보다 그 짧았던 얼마간의 시간 공유가 '나'에게는 사라지지 않을 흔적을 만들어 놓을 테니.   
 




우리는 언제부턴가 아무에게도 위로가 되지 않는 형식적인 말을 의무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뱉어낸다. 저자는 이에 대한 이유를 '우리 언어가 거칠고, 속 비고, 말라비틀어져서, 감정 앞에서 언제나 어리석어 할 말을 찾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썼다. 어린 시절부터 형식적인 예의를 배우지만(이것도 상대가 아닌 남에게 보여지는 자신을 위해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과 진심을 담아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은 없다.


가끔 지금까지(?) 무탈하게 살아온 내가 기특할 지경이다. 그러니 이전 세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더 말할 필요가 없고. 혹독한 입시를 치르고, 목숨 걸듯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가족을 꾸리고, 집안 대소사를 챙기며 늙어지면 가까운 이들을 하나둘 떠나보내며 감내해야 하는 상실감. 작가의 말대로 이 많은 걸 다들 어떻게 해내가는지.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이들의 인생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감정을 왜곡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위로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부정한다. 마치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옳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메뉴얼이 있는 것처럼.


화자는 친구를 방문함으로써 마주하는 이들의 고독과 아픔을 공유한다. 우연히 마주한 옛 연인부터 숙소의 노주인과 고양이, 친구의 암 환우, 그리고 친구와 그녀의 딸까지,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신을 포함한 전체를 통찰한다.  


현재 나의 삶을 부인한다면, 적어도 현재 나의 모습이 나 때문이 아니라고 부인한다면, 나는 안전해질 수 있는가? 소설은 죽음, 사랑, 연민 등의 감정을 시종일관 과하지 않은 문장으로 간결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간다. 작가는 죽음을 빌어 삶을 이야기한다. 문득 죽음을 선택할 권리라는 말이 삶을 선택할 권리라는 말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인생에는 스토리가 있다.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한 한 마디, "어떻게 지내요?"


다들, 어떻게 지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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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로 숨 쉬는 법 - 철학자 김진영의 아도르노 강의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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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상처 안에 머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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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는 현대인의 삶이 단순한 소비적인 관계 속에 종속되어버리고, 공공성에서 완전히 소외된 개인적인 삶으로 왜소화되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러한 모습은 삶이 아니며 이렇게 된 까닭은 객관적 권럭이 작동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객관적 권력 작동이란 현재 종속된 삶이 정상적이고 당연하나는 착각으로써 오늘날 삶의 현혹 관계라는 것이다. 사실상 삶은 실종되었는데, 물질적 풍요나 자유주의가 가상으로 주어지면서 마치 이를 행복한 삶, 자유의 삶인것처럼 받아들이는, 즉 허위의식이 완벽하게 자연화되어버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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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식 변증법으로 얘기하자면 모든 진정한 사유는 불행하다는 의식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아도르노는 소비 영역을 중요한 모티브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개념이 '삶의 가상'이다. 아도르노의 사유에서 '가상'이라는 개념은 핵심적인 포인트. 아도르노는  삶이 이미 가상화되어버린 상황에서 삶이 원하는 행복을 가상한다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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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강에서 딱 꽂힌 단어는 '상처 덩어리', 개인은 공적인 영역에서  주체가 될 수 없는 상처 덩어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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