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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주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뮐루즈에 주둔했던 106연대는 휘몰아치듯 들이닥치는 프로이센군을 피해 서둘러 퇴각해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벨포르로 가는 퇴로가 끊길 것이 분명했다. 배를 주린 군인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퇴각해야하는, 주민들은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패주에 가까운 비참한 처지에 놓였다. 후퇴 행군은 더 심각했다. 굶주림과 육체적 고통으로 질서는 무너졌고, 적군이 빠른 속도로 쫓아온다는 상상에 의한 공포가 병사와 주민을 막론하고 모두를 뒤덮었다. 퇴각하는 군대와 피란민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졌다. 그런데 벨포르에 도착하자 프로이센 대군의 거센 진군은 비약된 소문이었다는 기함할만한 사실이 그들을 분노케 했다. 한달 후 그들은 랭스에 도착했다.
작전이 변경되어 106연대는 더이상 파리로 후퇴하지 않고, 베르됭으로 진군해 바젠 원수와 합류하게 됐다. 이 전쟁의 진실을 깨달은 모리스는 승리를 거두겠다는 허황된 꿈을 꾸지 않았다. 베르됭으로의 행군은 죽음에 이르는 길이었다.
적에 대한 두려움으로 부풀려진 헛소문을 정보라고 믿고 군대를 움직인 프랑스. 그들의 패배는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이미 결정된 것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가 표현한대로 패배는 숙명이었다.
♤ 리딩투데이 선물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