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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진명 옮김 / 교양인 / 2026년 10월
평점 :
지금까지 읽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 중 가장 예쁜(?) 소설이다. 열여덟 살 남녀의 순수하고 진솔한 첫사랑을 그리고 있는데, 결말까지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낙천적인 마음으로 소설을 읽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소설에 악인이 없다. 물론 질투심 때문에 신지와 하쓰에를 괴롭히는 두어 명의 인물은 있지만, 그 행위를 악행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가난뱅이 청년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아버지, 자기 약혼녀라고 확신했던 소녀의 첫사랑에 대한 질투)이다.

개인적으로 좋은 소설의 요소로 꼽는 것 중 하나는 독자의 시선을 잡아두는 글이다. 시선을 잡아둔다는 것이 '재미'만을 염두한 것은 아니다(그리고 독자마다 '재미'의 조건이나 기준은 다르다). 이 소설은 시작하면서 20여쪽 정도 별다른 스토리 없이 우타 섬의 풍경과 일상, 열여덟 살 청년 어부 신지의 작업 정도를 서술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히 소설 전반에 걸친 우타 섬과 섬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척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 아름다움이 미학적인 부분도 있겠으나 거친 섬에서의 생업(어부, 해녀, 등대지기)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명력과 삶의 의지를 향한 용기에서도 느낄 수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 도서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