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깨고 나오면
자유로울 줄 알았지 - P88

추억으로 두는가
다음으로 두는가
선택할 수 있음은
인간의 행복이다
-여운 중에서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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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leg) 잃은 내가 희망의 다리(bridge)가 되려는 이유
한민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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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잃은 내가 희망의 다리가 되려는 이유, 봄을 닮은 또 밝은 희망을 떠올리게 하는 노란색 표지가 인상적인 책이다. 경사면을 오르는 선수의 모습이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했는데, 저자가 평창동계패럴럼픽 개막식에서 성화를 등에 메고 슬로프를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었던 숨, 누군가의 숨결이 나를 살려낸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내 인생은 '다름'이라는 단어와 함께 시작되었다.' -17

돌이 지나도 걷지 못하던 아이는 관절염 진단을 받았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일곱 살 무렵 처음으로 목발을 짚었다고 한다.


'처음 그 목발을 짚었을 때, 세상은 전보다 넓어 보였다.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고, 누구와도 어울리 수 있었을 것 같았다.' -21

걷는 자유를 선물해준 목발을 짚고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아니 누구보다 활발했고 골목대장이었던 저자의 유년 시절,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나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때도 있었지만 편견없이 대해준 친구, 동료,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

취직을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절당했고 그 상처는 컸다.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한 예일 것이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았고 도전했다.


누구보다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실패나 좌절의 순간에도, 인생의 또다른 기회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저자가 바로 희망의 증거였다.

그렇게 나는 일하고, 뛰고, 어울리고, 이겨내며 내 삶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57

자동차 키를 제작하는 공장, 마트, 전자회사에서 일했고, 음악 다방 DJ, 치킨집, 보험 영업을 했다. 목발 짚고 대청봉 등반을 했다. 족구와 축구를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장애인 역도 선수, 파라 아이스하키, 지도자의 길, 동기부여 강연가...

역시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이력의 소유자였고 도전의 아이콘이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나아가면 됩니다. 지금, 이 순간도, 당신은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입니다." -166

일과 운동을 병행해야했던 저자를 보면서 가장이라는 이름의 무게감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당당하게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무대 위에 섰으며, 그의 새로운 도전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그의 인생에서 도전하고 체험하며 깨달은 인생 이야기, 2026년을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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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좋았고
비를 맞지 않아 좋았던
어제의 마음이
이리 쉽게 변하는 오늘
- 어제 내린 비 중에서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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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박주초 지음 / 작가와비평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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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우리가/ 더듬거리며 내딛은 걸음/ 더듬거리며 새긴 미래를/ 그 결과를누리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을 테다 -한 걸음 중에서


시집 제목이 책임이라니 왠지 시집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다가 그런데 왜라는 질문과 마주했다.

시집이라면 낭만적이어야 한다는 오래된 편견을 아직도 버리지 못했나보다. 2026년이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 가까이 됐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내가 갑자기 추운 동네로 이사와서 맞은 두 번째 겨울이다.

작년 겨울, 처음으로 알게된 겨울 바람의 위력에 깜짝 놀라 나름 준비를 했음에도 그런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더 차갑고 서늘한 추위가 찾아왔다.

연일 한파주의보, 외출을 삼가하라는 안전문자가 들어온다. 외출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두문불출 중이다. 그냥 어느때보다 책읽기에 딱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마음만큼/ 조금 자란 손톱달의 밝음과/ 헤아려도 헤아리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 별들의 반짝임 보고/ 담아 둔 구름 꺼내/ 꼭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몽골 아르항가이의 밤 중에서


얇고 가벼운 시집, 길고 먼 여행을 떠나는 듯 묵직한 소설이나 인문서를 펼칠 때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파란 하늘이 반가운 날, 소파에 앉아 책장을 넘기며 시인의 이야기를 찾는다.

지구란 드넓은 세상에서 제각각 자신의 시간을 살면서 보고 들은 것, 느낀 것, 깨달음, 시간, 세월, 삶이 느껴진다.

여행을 하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계절이 바뀌고, 문득 떠오른 기억, 추억의 순간들이다.


계절은 하룻밤 사이 변했는데/ 내 몸은 아직 어제에 있다 -환절야 중에서


단 한 문장으로도 우문현답인듯 풀어낸 시에 위트가, 철학이 담겨있다.

나를 보는 듯해서 찔끔하기도 했고, 요점인 듯 콕 찝어낸 이야기에 감탄하고 공감하는 건 나뿐이 아닐 것이다.

사물,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 행간을 보는 시선이 부러워진다. 그래서 시를 읽는다. 그래서 시가 좋다.

시집 한 권으로 충분히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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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의 시선이 머무는 그곳
옛 범이 힘찬 물결 휘감아 나가는
그곳을 건너갔듯
이제
우리의 깨달음은
행함으로 건너가자
- 차마고도에서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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