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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다산의 말 - 혼란속에서 무엇이 나를 버티게 하는가
민유하 지음 / 리프레시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혼란속에서 무엇이 나를 버티게 하는가, 초역, 다신의 말!
조선시대 실학자, 사상가이자 정치가였던 다산 정약용, 정조의 신임을 받았으나 평탄하지 못했던 그의 삶, 가족과 떨어진 채 머나먼 유배지에서 지내야했던 고난의 시간, 끝내 이루지 못한 풍운의 꿈, 어쩌면 그런 시간을 견뎌왔기에 그가 남긴 글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다산의 기개를 닮은듯 벼랑에 꼿꼿이 서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인상적인 책표지, 수묵화같기도해서 꽤 소박한 느낌을 주었다.
경세유표, 흠흠신서, 사학징, 목민심서, 여유당전서.... 학창시절부터 수없이 들어왔지만 실제적으로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책 속의 말들이 살아움직이고 있었다.
다산이 몸소 체험하고 느끼고 고민했을 이야기에 공감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생각하면서 읽게 된다. 작가는 긴 여운이 남는 글을 지금 우리의 말로 풀어주었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곧게 가지 않아도 괜찮고, 멀리 돌아가도 좋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조급함은능력 부족이 아니라 방향을 잃은 상태다. 느리더라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면, 그 모든 과정은 결국 당신만의 흐름이 되어 더 멀리 나아가는 길이 된다. - 굽이굽이 흘러도 결국 강이 된다
'이 나이면, 지금쯤이면 이만큼은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이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좌절하게 하는 고민이리라, 그런 조급함에 다산은 "굽이굽이 흐르는 물도 결국 강을 이룬다"(- 경세유표)고 답해 주었다. 좀처럼 진전이 없어 답답하던 차에 나만의 속도를 인정하며 다시금 힘을 내게해 주는 말이었다.

계획대로 흘러가리라 믿었는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있다.
틀어진 흐름 속에서 마음은 조급해지고, 지나온 선택들이 자꾸 뒤를 잡아 끈다.
그러나 다산은 그런 순간이야말로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았는 문턱이라 여겼다.
"계획이 틀어진 것이 아니라, 길이 달라진 것이다."- 자찬묘지명
삶은 당연히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여정으로 이끌어가기도 했다. 바로 지금 내 모습이다. 부지런히 걸어온 내 삶의 여정은 나의 선택이기도 했고 때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오기도 했다.
또다시 '그 때, 이렇게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슬며시 찾아들때 다산의 말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다산은 말했다. 말의 무게는 목소리 크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삶에서 비롯된다고.
"말의 무게는 목소리에서 나온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길에서 나온다." -다산시문집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도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 또 친구들과의 긴 수다 끝에 '그런 말은 하지 말걸'이라며 후회를 하면서 돌아올 때도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오늘 나의 말투는 어땠을까, 곱씹어보며 읽게 되는 글이었다. 말의 무게, 말의 힘을 믿으니까.

다산은 바쁜 정치와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그런 평온한 일상의 가치를 누구보다 깊이 아는 사람이었다.
"큰일 없는 하루가 가장 큰 축복이다." --사학징
오늘 내 맘에 쏙 든 구절, 물론 오늘도 조용한 하루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쁘게, 사람들과 만나며 분주하게 살아야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삶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어가는 중이다.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 별 일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나를 위한 소중한 시간으로 잘 채워가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행복한 고민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