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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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멀었거나, 그게 내 모습이다. 나는 눈을 뜬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려 한 적이 없다. 얼굴만 살짝 봤을

뿐이다. 완전히 눈이 멀었다. 돌멩이처럼. -254~255

파수꾼은 출간되기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앵무새 죽이기의 성인버전이다, 앵무새 죽이기보다 먼저 쓰인 책이다 등등의

화제만으로도 이미 우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책으로, 표지만 간신히

보여주면서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앵무새 배지와 함께 궁금했던 이야기를 들어볼 수있게 되었다.

20년이란 세월이 흘러 어느덧 성인이 된 진 루이즈 핀치. 그녀는 지금 뉴욕에서

집으로 그러니까 고향 메이콤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오래전부터 독립을 하여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살고 있는 루이즈, 아버지를 향한

사랑과 믿음, 존경심이 아주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추억들, 변호사인 아버지 덕분에 그녀가 누린 것들, 몰랐던

사실들이 무르익어 이제 서서히 그 베일이 벗겨지려한다.

집에서 발견한 책 한 권. 루이즈는 그 책을 다 읽고 나서 마치 못 만질 것이라도

되는 양 한 쪽 귀퉁이만 겨우 잡고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아버지가 보신다는

고모의 말은 정말로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아는 한 아버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니까 오늘이 그 운명의 날이었다.

그녀가 살아온 스물여섯해 동안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배반, 분노, 갈등을

겪으면서 이제 더이상 아버지의 넓고 커다란 그늘이 아니라 그녀만의 시선과

생각으로 세상에 나아 갈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된 것이다.

진 루이즈, 각자의 섬은 말이다, 각자의 파수꾼은 각자의 양심이야.

집단의 양심이란 것은 없어.-372

작품 속 배경과 인물들은 저자인 하퍼 리의 인생과 거의 흡사했다.

흑인 인권운동이 한창인 1950년대가 작품의 배경이라고 한다. 흑인 노예제도가

폐지 되었음에도 여전히 차별은 남아있었던 시기로 교육이나 삶의 질, 기회에

대한 불평등은 지금 메이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도 느끼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이러한 사회적인 여건과 너무도 예민한 이슈였기때문에 파수꾼이 먼저

출간되지 못한것이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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