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방울새 1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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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 작고 일상적인 일들이 우리를 절망에서 건져낼 수 있다는 걸 알면 넌 아마 놀랄 거야. 하지만 누구도 대신 해줄 수는 없어. 열린 문을 찾아야 하는 사람은 바로 너야."-226

 

눈을 뗄 수 없을만큼 묘한 표지 그림과 제목이 나를 이끌었고 책을 받았을 때의 묵직한 무게감은 괜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시오에게 한꺼번에 밀어닥친 엄청난 일들을 정신없이 쫓으면서 나역시 우울했고 끝을 알수 없는 바닥으로 한없이 가라앉고 있는 것만 같았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그 날 시오와 엄마에게 운명은 너무도 가혹하기만 했다.

어린 그에게 일어난 갑작스럽고 황망스러운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런지 허겁지겁 그의 일상을 뒤따라가면서도 안타깝고 불안했고 때론 몽환적이기도 했었다.

상담을 위해 학교 가기 전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운명처럼 찾아들었던 미술관에서 시오는 영원히 엄마를 잃었고 평생 잊울 수 없는 참혹한 기억과 자신이 짊어지고 살아야할 무거운 짐을 맡았던 것이다.

그날 시오는 사고현장에서 죽어가는 노인의 부탁으로 자신의 노트북보다 작은 그림 한점을 맡았다. 아니 훔친 것이다. '황금방울새'를.

이제는 더이상 엄마와의 행복한 기억이 남아있는 집에서 살수 없게 되었고, 자신을 맡아줄 보호자를 찾아야했다.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아빠든, 몇 번 만난 적없는 외할아버지든.

시오는 앞을 전혀 알 수 없는 운명이 이끄는대로 그렇게 살아야했다.

갑작스러웠음에도 자신을 품어준 앤디네 가족, 뜻밖에도 자신을 데리러 온 아빠와의 재회 그리고 배고프고 황량했던 그 시간을 함께 한 보리스.

아빠와 살면서도 따뜻한 관심조차 받지못했지만 아빠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시오는 또다시 이 모든일이 자신 탓인양 죄책감을 느껴야했다. 오래전 그날 처럼.

그리고 이제 다시 그리운 뉴욕으로 돌아왔다. 따뜻한 기억을 찾아서 도망 온 것이다.

베갯잇에 넣어서 침대 머리판에 아무도 모르게 숨겨둔 채 혼자서 몰래 꺼내보고 만져보았던 황금방울새와 함께.

짧은 만남이었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날의 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피파의 흔적이 있고 언제 찾아가도 편안한 호비 아저씨의 작업장으로.

앞으로 시오에게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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