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당신의 반대편에서 415일
변종모 지음 / 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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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같이 구름같이 일상에서 벗어나 길을 떠나고픈 욕망은 우리 가슴 속 깊이

늘 자리하고 있기에 여행서적을 보면서 대리만족 혹은 다음 여행지로 꿈을 꾸곤

하나보다. 하얀 목련, 노~란 개나리, 팝콘같은 벗꽃, 진달래 등이 만발하여 시선을

유혹하는 요즘은 특히나 더 그러하다.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을 꿈꾼다. 그누구에게도

간섭받지않고 오직 나만이 있을 수 있는 공간, 장소 혹은 길을. 그러면서도 정작

아무도 없는 집에 덩그라니 혼자 있을 땐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못한채 난감해하며

남편이나 아들 중 누구라도 빨리 들어오길 기다리느라 아무것도 하지못하는 나를

발견하곤 또 혼자 웃게된다. 벗꽃이 활짝 피어 화사해진 거리엔 사람들의 행렬,

웃음소리, 이야기소리가 넘치고, 긴긴 겨울 매섭고 차가운 바람을 이겨낸 나무들이

몽글몽글 꽃순을 올리다가 봄햇살에 화들짝~ 앞다투어 피어난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 이 꽃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보면 어떨까라며 혼자 생각에 젖는다.

독일, 미국, 터키,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이란,

미얀마, 라오스, 태국 등수없이 많은 국경을 넘나들며 그가 마주했을 낯선 길 위의

풍경과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진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리만족하며 그치기엔 뭔가

많이 아쉬운 시간이었다. 늘~ 꿈꾸던 길을 향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나선

작가가 마냥 부러웠다. 아니다. 덕분에 읽던 책을 잠시 내려놓고 그동안 내내 혼자

그리고 세워왔던 계획과 목표들, 쉽사리 놓치못한 것들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들을

노트 한 귀퉁이에 적어보고 다시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매일매일 부딪치고

만나는 이들과 웃고 떠들면서도 정작 내생각, 내 속에 있는 이야기들, 쉽사리 말로

못하고 꾹~꾹 눌러담아 두었던 것들을 꺼내 한풀이하듯 쭈욱 풀어놓고보니 한편으론

속이 후련해진듯하다. 그리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에서 내가 요즘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위해 함께 걷고 생각하면서 기꺼이 길동무가 된 시간들,

저자의 발걸음이 닿은 곳에서의 순간들이 마치 살랑이는 바람에 휘날리는 하얀

벗꽃잎처럼 내 마음속으로 날아들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 당신이 하려는 일, 진심인가? 그렇다면 적어도

십 년쯤은 그냥 그것을 지켜내보라. 그다음 곰곰이 생각해도 그리 늦지 않은

것이 우리 인생이다.-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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