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이의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마흔이란 나이에서 느껴지는 책임감의 무게가 진하게 전해져 오는 책이었다.

내가 마흔이 되면 세상을 보는 눈,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 생각과 지혜

그리고 삶에 대한 생각과 자세가 깊어지고 넓어질거라 생각했었다. 그동안 내가

몸으로 직접 부딪치고 겪으면서 그만큼의 연륜이 쌓이고 여유도 있을거라고..

지금 다니는 직장이 평생을 보장하지는 않으니 그만 두면 뭘할까? 아무래도

이젠 안전과 수익성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 무모하고 위험부담이 큰 일을 시작할

엄두를 낼수는 없을테고 거리마다 요즘 체인점들이 넘치던데...까짓 거 식당이나

하면 되지 않을까? 혼자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시간도 늘어간다. 지금껏 아이들

키우며 열심히 살았건만 지금은 100세를 논하는 시대가 아닌가? 지금 당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위한 준비도 소홀할 수없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읽어가다보니 누구도 아닌 내 아버지, 남편의 이야기였고 바로 우리

이야기였다. 오늘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던 일이기도 했지만 마음은 많이 착찹했다. 그동안 수없이 고민하고

선택을 해야하는 기로에 서 있었던 시간들을 잠깐 잊고 방심했었었나보다. 어쨌든

지금 난 내 결정과 선택이 옳았다고 믿고싶다.

올해초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이 먼 길을 찾아왔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아직도 여전한 모습들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이 어찌 우리의 우정과 만남을 막을쏘냐

했었다-하지만 수다를 떨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살아온 세월, 환경, 생각의 차이들이

점점 내게 보이지않는 벽을 세우기 시작했었다. 뭔가가 조금씩 불편해진 것이다.

사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모양새에 크게 불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아닌

비교가 되고 관심사가 다르다보니 대화가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뭔가 아쉬웠다.

내게 없는 걸 후회하기엔 인생은 너무나 짧다는 저자의 말에 그동안

실없이 흘려보낸 속절없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내가 가진걸 눈여겨보지 않고

가지고 싶은 것들에 얼마나 연연해하고 시간과 열정을 허비했었는지...

마흔이란 단어가 주는 무게감, 책임감들이 이렇게 묵직하게 느껴지는 건 지금껏

살아온 내 삶과 시간들이 고스란히 반영된 모습이기 때문이기도 할것이다.

잠시 숨가쁘게 달려왔던 걸음을 멈추고 지금의 나와 앞으로의 내 인생,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많은 도움과 위로가 되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웃으며 함께 즐기며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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