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고 지낸 것들 - 나만 위해 아등바등 사느라 무거워진 인생에게
니시다 후미오 지음, 박은희 옮김, 변종모 사진 / 에이미팩토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몸과 마음이 유난히도 힘들었던 9월, 그래서인지 가슴을 파고드는 제목에 이끌렸다.

가을이 와서인지 아버지의 기일이 가까와져서인지 마음이 헛헛했다.

반갑게 받아들자마자 바로 그 자리에서 펼쳐보게하는 마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금방 알아챘다.

사람들, 일에 치여 펑펑 울고 싶었던 나에게 딱 맞는 선물이었던것이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울고 또 울고.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들었던 책이었는데 이러는

내가 당황스러울만큼 눈물은 그칠 줄을 몰랐다.

그렇게 한바탕 울고 나니 어느새 마음도 후련해졌다.

비록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되는 소식들은 비통하고 잔인하고 안타까운

일들로 넘쳐나지만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엔 더 크고 넓은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아름답고 살아갈만 하다는 것을 잊고 있었나보다.



가족에게 버림받아 외롭고 힘겹게 살아왔는데 이젠 아무도 찾아오는 이도 없는

병실에서 쓸쓸히 떠나야하는 토키요. 그리고 투박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그 손을

잡아준 미치히로의 이야기를 생각하면 지금도 왈칵 눈물이 난다.

나도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고 싶었고,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헌데 현실에서는 순간순간 내가 바보가 된것 같기도하고 손해보는 것같다는 이기적인

마음과 늘 다툼을 하곤한다. 단 두달간이었지만 진정으로 오빠가 되어주고, 가족이

되어서 세상을 향해, 세상 사람들을 향해 굳게 닫혀있던 토키요 마음의 문도 열게하고

그녀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비록 2개월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평생을 외토리로 살아온 토키요에게는 사랑이

무엇인지 행복이란 어떤것인지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가슴 뭉클하고 따뜻한 감동으로 우리의 가슴을 가득 채워주고, 삶의

의지,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행복함을 선물로 나눠주고 있었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 내 곁에 있는 이들, 내 삶, 내 인생을 대하는 자세나 마음이

따뜻해지고 둥글어지도록 어루만져 주는 듯했다.

단순한 자기계발서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 사랑, 삶의

의지, 나눔, 배려 등으로 꽉꽉 채워진 선물이 담긴 책이었다.

자신들의 운명을, 인생을 탓하며 힘들다고 좌절하고 주저앉아 있지 않고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 속에서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살아가려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입니까?'

 

갑판에 올라와 죽을 것처럼 기침을 해댔다. 마치 이제까지 맛보았던 세상의 굴욕을

모두 토해내기라도 하는 듯, 그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 마침내 가쁘던 숨이 어느 정도

잦아들었을 때쯤, 무뚝뚝하기 그지없던 선장이 물컵을 건네며 한 마디를 던졌다.

"구석에 버려진 녹슨 나사 하나도 언젠간 다 쓸모가 있는 법이야.

인생, 생각보다 그렇게 모질지 않다네." 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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