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보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고나서도 책표지를 한 참 들여다 보게 됩니다. 이번에도 환상적인 표지와 제목에 끌려서 선택을 했으니까요. 작은 시골마을의 여관 주인인 크보스가 우연히 만난 연대기 작가에게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를 나도 모르게 숨죽여 읽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서도 그속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단언컨대 그 누구라도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내려놓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크보스의 어린 시절, 갑작스레 영문도 모른채 부모님은 물론 같이 다니던 극단 가족들까지 챈드리언에게 한꺼번에 잃고서 혼자 남아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살아내야했던 크보스에게 또다른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영웅으로 가는 길, 그에게 닥쳐왔던 한차례의 시련이 끝난 것일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생은 짜놓은 각본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272 그러나 이미 예정되어 있었을 시간 속으로. 소년이 그동안 강한 충격으로 잊고 있었던 아니 잊고 싶었던 기억들 속에서 마침내 자신이 해야할 일을, 가야할 길을 찾아낸 것이지요. 맞습니다. 그 때 크보스의 극단에 우연히 실력 있는 마법사가 들어왔었습니다. 크보스의 천재적인 재능을 알아본 그는 크보스에게 마법의 기초를 가르쳤지요. 그 사건이 있기 바로 얼마전에 마법사는 극단을 떠나면서 어린 크보스에게 마법책 한 권을 선물로 주었고 마법 대학에 꼭 들어가라고 했었답니다. 그 약속을 기억해내고 지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냉혹한 도시의 뒷골목에서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보물처럼 아끼고 위안을 받으며 끝까지 가지고 있었던 바로 그 마법의 책으로 크보스는 새로운 인생을 향해 떠나게 된 것이지요. 누군가의 말처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듯이 크보스 역시 그러했습니다. 단연 눈에 뜨일 수 밖에 없는 그의 거칠것 없는 행보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을까요? 그 밖에도 많은 것을 알고 있으나, 그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어쩌면 그들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289 나는 참으로 어렸다. 어리석었다. 그리고 현명했다. -382 마지막 책장을 덮고 단숨에 읽어내린 그의 이야기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휴~ 하고 숨을 내쉬고 말았습니다. 너무 몰두해있어나봅니다. 그리고 곧 도착할 3권의 이야기, 우리 모두 궁금해하고 진짜 듣고 싶어하는 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