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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스 문도스 - 양쪽의 세계
권리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평점 :
짙은 주황색의 표지와 책의 제목이 자꾸 눈에 걸립니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암보스 문도스’ 스페인어로 양쪽의 세계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분명히 처음에 책을 펼쳤을 때 여행기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칠레, 아르헨티나, 페루, 멕시코, 쿠바등으로 이어진
누가 보아도 분명한 여행서였답니다.
그녀로 하여금 길을 떠나게 했던 작가와 작품, 길에서 만난 사람, 그 곳에서 만난
역사와 문화, 그 길에서 만났던 새롭고 재미있는 혹은 죽을만큼 아찔하고 위험한,
때론 잊고 싶은 경험들이 적나라하고 생생하게 고스란히 담겨있었으니까요.
그날, 모두들 미쳐 있던 그날처럼, 평생 축제같은 마음으로만 살 수 있다면! - 56
2000년부터 시작하여 45개국을 여행 다녔다고 하니...정말 놀랍기만 합니다.
화려한 여행지의 사진, 유명한 관광 유적지에서 찍은 사진 한장 없는 책,
그보다는 그녀가 가고 싶은 곳, 그녀를 부르는 그 곳으로 떠나기위해 일정을
짜고, 짐을 꾸리고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들뜬 마음.
그녀가 있는 곳이 어디든 기꺼이 함께 즐기고 길 위에서만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모습, 힘든 여정, 환희의 순간들이 제게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여행지에서 함께 모험, 탐험도 즐기고, 저자가 들려주는 작가, 책, 영화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책을 읽어가다보니 서두에 여행기가 아니라고 미리 못을 박은 까닭이 이해가 되네요.
여러분도 이 책을 읽으면 ’여행기에 놓아야 할지, 철학에 놓아야 할지, 예술 일반에
놓아야 할지, 아니면 문학과 취미 사이 애매한 선반에 애매하게 놓아두어야 할지.....
(중략)’ 라는 작가의 말에 슬며시 웃음이 배어나오면서 고개가 끄덕여질테지요.
우린 묘하게도 여행이란 단어에 묻어있는 낭만, 설레임, 추억, 아름다움,
즐거움만을 기억하고 있는듯 합니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선 전혀 예측하지 못한 우연과 우연들이 만들어낸 여러가지
상황들이, 기억하기 싫을만큼 힘든 일들도 만날 수도 있음을 자꾸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왜일까요?
그 순간만큼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고통마저도 잊게 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마저도 추억이 되어버리는 묘한 마력이 숨어있는게 분명합니다.